
[비즈월드] 제주도는 늘 아름답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유명 명소 대신,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조용한 숲길과 전통 술을 빚는 양조장을 찾아 떠나봤다. 바가지 없는 진짜 제주를 만나기 위한 여행을 제주관광협회 도움으로 다녀왔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 그리고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제주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포인트, 현지인만 아는 숨겨진 양조장과 자연 명소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관광지 중심의 흔한 코스가 아닌, 술 익는 향기와 자연의 숨결을 따라가는 여정이었다.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장소에서 제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술 한 잔에 담긴 이야기는 그 어떤 풍경보다 진하게 남았다.

◆ 감귤로 술 빚는 제주양조장…대표 와인 ‘1950 SEE YOU AT THE TOP’
제주양조장은 제주공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해 있는 와이너리다.
제주 조천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제주양조장은 한갓지고 아름다운 건물이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처음으로 마주하면 한 장의 그림엽서를 보는 느낌이어서 사진을 한 장 촬영하게 될 것이다.
이곳 제주 양조장의 박종명 대표는 “제주가 길러낸 감귤과 그 감귤 꽃향기를 귀하게 생각하며 ‘제주의 혼’을 Wine 1950에 담게 됐”며 감귤로 와인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와인을 생산하면서 술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다가 어느 날 배낭을 둘러메고 한라산을 등산했다”며 “백록담에 이르자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정상(頂上)이었다. 이 당시 바로 이거다 하면서 ‘1950’을 주명으로 삼기로 했다”고 사연을 설명했다.

이곳의 와인은 2017년 도입된 제주특별자치도 우수제품 품질인증 JQ를 받았다. JQ는 청정 제주에서 자란 원료를 이용해 제주에서 만든 ‘완전 제주산’ 제품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인증으로 엄격한 품질 인증 절차를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와인은 포도를 주 원료로 만든 것들을 많이 만나 봤지만, 귤로 만드는 것은 처음 만났다.
연한 호박색의 감귤 와인을 오크숙성을 시키면 신비스런 호박색을 띠게 된다. 여기에 상큼한 과일 향과 적당한 오크향이 잘 어울러져 뒷맛이 깊은 와인이 된다.

‘1950’은 제주 감귤 특유의 아로마향과 부케향이 조화를 이루어 입안 가득히 자연의 향을 머금고 있다.
귤로 만들어서인지 달콤하면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귤향이 제법 매력적이다. 그래서 식전 주 혹은 애피타이저로 마시면 좋을 듯하다.
연한 호박색 와인 한 잔에 담긴 제주의 햇살과 마지막 여름의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 참 인상적이었다.
양조장 주변엔 에코랜드, 산굼부리, 사려니숲길 같은 자연 명소가 가갑게 있어 제주를 깊이 즐기기 좋은 장소다.
더욱이 조천면 현지인 추천 맛집인 맛집으로 성미가든 닭샤브샤브와 교래닭칼국수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 고소리 술의 전통을 잇다 ‘제주 술 익는 집’…치유의 숲 ‘머체왓 숲길’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동로 도로가에 제주 전통 고소리술을 만드는 곳이 있다.
이곳은 도로에서 진입하는 곳이 사람만 다닐 수 있어 쉽게 지나칠 수 있어 ‘제주 술 익는 집’을 방문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정문에 들어서면 제주스러운 전통가옥이 오른쪽에 위치하고, 왼쪽에는 잘 가꿔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김희숙 제주 술 익는 집 대표는 “고소리술의 또 다른 이름은 ‘모향주(母香酒)’”라며 “어머니의 향기가 풍기는 술이라는 의미”라고 술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예전에는 제주 여자라면 누구나 고소리술을 빚을 줄 알았다고 한다.
낮에는 밭농사와 물질로 생계를 꾸리고, 저녁에는 고소리술을 만들어 용돈벌이를 했기 때문이다.
‘눈물 한 방울에 술 한 방울’이라는 말은 쉴 틈 없이 일하던 제주 여성의 고된 삶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직접 만든 누룩을 들어 보였다. 차조로 만든 문고리 모양의 오메기떡에 조와 보리로 고두밥을 지어 넣고 15∼20일 발효하면 노랗고 맑은 술이 위에 뜨는데 이것이 오메기술이다.
누룩을 최소한으로 넣고 맑게 빚어내는 게 핵심이다. 이 술은 2019년 한국·칠레 정상회담의 만찬주로도 쓰였다.
고소리술의 전통이 사라진 요즘에도 4대째 술 보존에 나서는 곳이 바로 ‘제주 술익는 집’이다.
3대이자 대한민국식품명인 제84호 고소리술 명인인 김희숙 대표는 30년째 술을 빚고 있다. 김 대표의 술 빚는 솜씨는 4대이자 막내아들인 강한샘씨에게 전수 중이다.

이곳 양조장에는 40도의 고소리 술과 16도 약주인 오메기 맑은 술을 대표적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40도 고소리 술은 주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이를 한모금 머금으면 입안에 진한 곡식 향이 올라오다가 슬그머니 목으로 넘기면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담백하면서 달콤한 술의 깊은 여운을 남긴다.
또 다른 제주술인 오기메 술은 전통주를 복원한 제품으로 약주다. 오메기 맑은 술은 산미가 강해서 산뜻한 느낌을 주어 생선 등과 같은 음식과 제법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곳 양조장 주변에는 근처 표선해수욕장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보롬왓의 야경, 드르쿰다 목장카페 등이 유명하다. 그리고 성읍민속마을에서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이제 제주도의 자연을 만나보자. 제주 서귀포시 한남리에 있는 머체왓 숲길을 걸으며 제주 자연의 치유를 느껴보자.
드넓은 목장과 원시림이 어우러진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시간을 느끼며 여유를 맛볼 수 있다.
머체왓 숲길의 '머체'는 돌이 엉기정기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을 의미하고, '왓'은 밭을 일컫는 제주어의 합성어로, 머체왓은 이 일대가 돌로 이뤄진 밭이라는 뜻이다.
표선에서 차로 제주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있는 머체왓 숲길은 1119번 도로를 따라 1시간여를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그냥 넓은 목장부지와 관광안내소 건물과 식당이 덩그러니 보인다.

이곳에서 머체왓 숲길 표지판을 보며 삼나무숲과 편백나무숲이 길게 형성된 숲 터널의 6.3㎞ 소롱콧길(2시간 20분)과 서중천 계곡을 따라 나 있는 6.7㎞ 머체왓숲길(2시간 30분) 두 개의 탐방 코스로 나뉘어 있어 취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 코스 초입 저류지에서 만난 늦은 오후의 햇살에 비치는 저류지 모습이 매력적이다.
코스 중간쯤에는 제방 남기원 쉼터, 전망대에서는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있다.
소롱콧길 코스 삼나무숲에는 40~50년 전 주민들이 실제 거주했던 머쳇골 옛집 터를 볼 수 있고, 코스 초입에 펼쳐진 꽃밭에는 한라산이 보이며 커다란 느티나무 포토존은 탐방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절경이다.

◆ ‘제주 샘주’에서 술을 빚다
공항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애월읍의 제주 샘주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양조장이다. 오메기떡을 직접 빚고, 그 떡으로 술을 만드는 체험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된다. 또 쉰다리 체험과 고소리술 칵테일 만들기도 재미있다.
이곳은 ‘제주 술 익는 집’은 전통을 고수하는 반면 현대식 설비로 술을 빚는다. 전통과 현대적 조화를 잘 이뤄 사업적 측면에서 대단한 활동력을 보이는 양조장이다.
제주 샘주는 과거 제주의 사람들이 즐겨 마셨던 전통술을 체험하고, 지역특산주를 빚어내는 양조장이다. 제주 천연 지하 암반수와 제주 지역의 청정한 재료를 이용해 술을 만든다.

김숙희 제주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제주 샘주는 제주의 전통문화와 청정자연을 담아 술을 빚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고소리술, 오메기술, 니모메를 만들고 있다. 이 중 오메기술과 니모메술이 독특한 재료와 술의 조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메기술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제주의 전통 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메기떡을 사용해 술을 만든다. 오메기떡과 누룩을 함께 발효시켜 만든 토속주로 제주의 물과 한라산 조릿대를 첨가해 맛과 향을 낸다”고 말했다.
또 “고소리술의 도수는 29%, 40%로 중식 한식에 모두 잘 맞는 술”이라며 “1년 6개월 이상 숙성시켜 목넘김이 부드럽다”고 술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니모메’는 제주방언으로 ‘너의 마음에’란 뜻을 담고 있는데 쌀과 감귤피(껍데기)를 이용해 빚은 술로 알코올 도수 11%로 여성들이 즐겨 찾는 술”이라며 “또 ‘바띠’는 제주 방언으로 ‘밭에’란 뜻인데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에 청귤(풋귤)과 벌꿀을 넣어서 만든 술이다. 술에서는 청귤의 상큼함, 벌꿀의 달달함과 증류식 소주 특유의 고소한 향이 올라오는 21%의 고급 증류식 소주”라고 제품에 대한 특장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제주 샘주에서 할 수 있는 체험으로는 먹다 남은 쉰밥으로 술을 빚어 먹을 수 있는 ‘쉰 다리 체험’과 오메기술을 빚는 오메기 떡(차조로 만든 떡)을 만드는 ‘오메기떡 체험’,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이용해 여러 가지 칵테일 레시피에 따라 칵테일을 직접 체험하는 ‘칵테일 만들기 체험’ 그리고 양조장 내 전통주 생산라인을 견학하는 ‘양조장 견학’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양조장 인근에는 곽지해수욕장과 새별오름, 아르떼뮤지엄 등 양조장 체험 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가 많다.

◆ 제주 술의 대표 명사 ‘한라산 소주’…금능석물원,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
제주시 한림읍에는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한라산 소주 본사가 있다.
한라산 소주는 1950년 11월 호남양조장으로 설립됐다. 이후 1955년 한일양조장, 1976년 (주)한일(韓壹)로 상호를 변경했고, 1986년 북제주군 한림읍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했다.
1993년 ‘한라산 소주’를 출시했고, 1999년 상호를 ㈜한라산으로 변경하면서 오늘날의 한라산 소주가 됐다.
2010년 중반까지 파란 뚜껑이 23도 흰 뚜껑이 21도로 소주 중에서는 기존 도수를 오랫동안 유지했으나, 어느새 21도와 17도로 내려서 판매 중이다.
한라산 소주는 창립 후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애주가들의 사랑과 제주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한 소주회사다.

한라산 소주는 맑고 깨끗한 제주 화산암반수로 만들고 한라산 800고지에서 자생하는 조릿대로 숯을 만들어 정제해 미네랄용존 산소가 풍부하고 약알칼리성수를 사용해 소주 맛이 깔끔하다고 목넘김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믈론 제주도만 방문하면 무조건 21도를 마시고 좀 컨디션이 좋으면 노주를 회와 곁들여 즐긴다.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복귀해도 가게마다 한라산을 찾곤 한다.
한라산 소주 본사에서는 매주 금·토·일요일 1시, 2시 30분, 4시 3회에 걸쳐 공장투어를 운영한다. 성인 6000원 19세 이하 3000원 미취학 무료 등의 비용을 받고 있으며, 공장 견학이 끝나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시식을 할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모든 견학 프로그램을 마쳤다면, 공장 옥상에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자. 옥상에서 바라보는 비양도 풍경이 아주 제법이다.
이곳 공장 주변에는 협재해수욕장과 사진 명소인 못을 품은 금오름, 김창렬미술관등 볼거리 가득한 여행지도 가깝게 있고, 제법 알려진 맛집과 현지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맛집도 많이 분포하고 있어 자신의 촉을 믿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봄직도 하다.


투어를 마치고 한라산 소주 본사를 나와 인근에 있는 월령리 야생 선인장 군락지와 금능석물원을 찾아보자 이곳은 그동안 만나던 제주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제주 월령리 월령해변에는 바닷가에 펼쳐진 국내 유일의 야생 선인장 군락지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선인장 군락지는 2001년 9월 11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됐고, 약 10만 그루의 선인장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무장애 관광지로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월령포구 공터에서 시작해 갈래길(오른쪽 진행) → 데크로드(나무) 시작 → 정자(쉼터) 앞 → 데크로드(나무) 종료 → 월령해변 방문자 쉼터(반환 지점)까지 이어지는 1.2㎞의 선인장 군락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가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선인장 군락지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으로 특히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 방문 전에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인근 주민들이 귀띔해 준다.
이곳 선인장 군락지 앞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주 보리빵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며 잠시 쉬어가도 좋은 곳이다.
선인장 군락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금능석물원은 돌하르방만 있는 줄 알았던 제주 석물의 세계를 보여준다. 금능석물원에는 해녀상, 어머니상, 석불까지 제주의 삶과 전설이 돌에 새겨져 있었다.


금능석물원은 40여년을 돌하르방 제작에 힘쓴 장공익 명장이 조성한 공원이다. 이곳에는 약 9000평 넓이의 규모에 제주 돌로 만든 약 3500여점의 다양한 조각 작품과 식물이 전시되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석물원에 들어가면 초입에 있는 동굴에 불공을 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뒀다. 동굴을 나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작품을 감상하며 약 1시간여의 석물의 세계로 빠질수 있다.
돌하르방을 비롯해 해녀상, 동자상, 물허벅을 지고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상 등 제주 지역의 전설을 돌로 표현한 작품과 제주의 생활, 민속, 문화를 상징하는 조각품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 세한도의 주인공 소나무가 있는 ‘대정향교’…숨겨진 뷰 맛집 ‘대평포구·예래해안로 드라이브’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대정향교는 조선시대 향교로 추사 김정희가 유배 생활을 할 때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더욱이 추사가 '세한도'를 이곳에서 그렸다고 알려지고 있다.
대정향교는 아래와 위 2단으로 이뤄진 부지 위에 상단부를 제향 공간인 대성전, 하단부에는 강학 공간인 명륜당이 배치되어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향교 배치를 보여 준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대성전·명륜당, 동재·서재·신삼문·정문·대성문 등이 있다. 대정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은 조선 시대 어느 지역보다 척박했던 제주 대정지역의 향토성과 역사성이 반영된 소박하고 절제된 양식으로 지어져 있어 한 번쯤을 들려 볼 가치가 있는 장소다.

특히 이곳 정원에는 세한도의 주인공인 소나무가 세월의 풍파를 이기고 우뚝 서 있다.
세한도는 원근법도 맞지 않아서 잘 그렸다고 볼 수는 없는 그림이지만 김정희가 문인화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사의(寫意)'를 가장 잘 나타내는 그림이라는 평가는 받는 작품이다.
세한도(歲寒圖)라는 제목은 논어 자한편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사람은 고난을 겪을 때라야 비로소 그 지조의 일관성이나 인격의 고귀함 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림을 그릴 당시 추사의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시절이 좋을 때나 고난과 핍박을 받을 때나 한결같이 인격과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그의 다짐이 담겨 있다.

향교의 나지막한 문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들어서면 향교 가운데 서 있는 소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내용을 모르면 그냥 지나칠 그런 오래된 소나무다. 그러나 추사의 작품과 연관되어 바라보니 더욱 멋져보이는 것은 왜일까?
향교를 거닐면서 한참을 소나무를 바라보고, 나무 밑에서 위를 바라보면서 잠시 사색에 잠겨봤다.
더욱이 당시 추사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비의 도리를 논했던 대상이 이 소나무라고 하니 나의 마음에도 한그루 소나무를 그려봤다.
향교가 있는 같은 지역인 안덕면에는 숨겨진 뷰 포인트가 있다.

고려 시대 때 원이 제주에 탐라 총괄부를 두어 강점하면서 제주마(馬)를 송출하는 포구로 이용됐던 대평포구는 제주 올레 9코스의 시작 점이자 동시에 8코스의 종착점이다.
현재 낚싯배나 작은 어선이 정박하는 포구로 이용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한적함과 숨겨진 뷰가 있어 추천할 만한 여행지다.
더욱이 이곳 대평포구에서 바라보는 박수기정의 멋진 모습은 눈으로만 보고 가기 아쉬워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곳 대평리는 과거에 ‘용왕난드르’라 불렸으며 ‘난드르’는 ‘넓은 들’이라는 의미의 제주 방언이다. 넓은 포구의 해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박수 기정이라 불리는 해안 절벽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약 100m 높이의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절벽인 박수기정은 제주 서귀포 대평리에 위치한 해안 절벽으로,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의미하는 '기정'이 합쳐진 이름으로 과거 바가지로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현지인이 말해줬다.
대평포구에는 숨겨진 멋진 풍경길이 있는데 먼저 중문GC를 옆으로 두고 대평포구로 향하는 예래해안로와 예래로 갈림길에서 예래로로 들어서면 일명 예래 벚꽃길이라 불릴 정도로 벚꽃나무가 터널을 만드는 도로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생활도로라 사람과 차량 통행이 잦기는 하지만 느리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봄 벚꽃이 만개할 때는 그 화려함이 극치를 이룬다고 한다.

여름에는 나무 터널이 햇빛을 가려 어두울 정도로 나무숲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어서 색다른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곳은 제주 드라이브길인 예래해안로다. 대평포구에서 논짓물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는 굽이진 도로와 아름다운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서행으로 드라이브하기 좋다.
드라이브길에서 만나는 커피를 판매하는 가게들도 있어 잠시 쉬어가면 이색적인 해안도로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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