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일본·카자흐서 순항… 우리은행 '동남아 침체'에 역성장
하나, 중국 회복에 흑자전환…KB국민, 인니 손실에 1100억대 적자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을 회복한 가운데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전년 대비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4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해 해외법인 기준 당기순이익. 자료=각 사 공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을 회복한 가운데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전년 대비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4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해 해외법인 기준 당기순이익. 자료=각 사 공시

[비즈월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성적이 공개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사이익을 본 신한은행과 동남아 경기 부진의 타격을 입은 우리은행이 대조돼 눈길을 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지난해 미국·캐나다·유럽·중국·카자흐스탄·캄보디아·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멕시코 등 10개 해외 법인에서 약 48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약 4269억원) 대비 13.0% 성장한 수준이다.

이번 성적은 국내법인을 합산한 총 당기순이익(3조679억원)의 10%를 넘어서는 성과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2328억원)과 일본 법인인 SBJ은행(1270억원), 신한카자흐스탄은행(686억원)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 적자를 본 법인은 아메리카신한은행(-266억원)이 유일하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93억원) 대비 7배 이상 성장한 성적으로 눈길을 끈다. 신한베트남은행도 지난해 30주년을 맞아 현지 점포수를 50개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전년 동기(1977억원) 대비 17.7% 성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가계·기업대출 부문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카자흐스탄 법인에서 러시아를 이탈한 한국계 기업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이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은 11개(미국·홍콩·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브라질·미얀마·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유럽) 해외법인에서 전년(2883억원) 대비 20.9% 감소한 227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홍콩·미얀마를 제외한 9개 법인에서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법인인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지난해 251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전년(598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베트남우리은행도 지난해 59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632억원) 대비 5.6% 줄었다.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도 684억원에서 602억원으로 12.0%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성적은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에 이은 2위로 국내 입지 대비 뛰어난 편이다. 다만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순이익 성장세가 꺾였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총수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 경기 침체로 해당 지역 법인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며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은 대출자금의 상당 부분이 고정금리인데 지난해 글로벌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이자마진이 줄어들면서 순익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은 지난해 해외법인 기준 전년 동기(49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113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영업이 회복된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 해외법인은 11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법인 성적은 진출 성공 여부가 영업력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코로나19 회복과 고금리 상황 지속 등 수익성면에서 무난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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