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여성 비율 43% 신한금융 30%…우리·하나 각각 2명
본인 의사 퇴임 이윤재 사외이사 1명…'혁신 부족' 지적

4대 금융그룹이 여성·ESG·위기관리·연속성을 중점으로 신규 사외이사진을 구축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진=각 사
4대 금융그룹이 여성·ESG·위기관리·연속성을 중점으로 신규 사외이사진을 구축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진=각 사

[비즈월드] 주요 금융그룹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 확대에 나섰다. 사외이사진 구축 과정에서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이달 중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임기만료 사외이사를 재추천할 예정이다. 

먼저 KB금융은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해외금융협력지원센터장)을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권선주·오규택·최재홍은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KB금융의 사외이사 인원은 7명이다. 기존 김경호 사외이사는 내규상 5년 임기를 채워 직을 내려놓았다. 임기를 이어가는 중인 여정성·조화준 사외이사와 재추천된 권선주 사외이사를 고려하면 여성 비율이 약 43%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최영권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와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총 2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9년 임기를 채운 성재호 이사와 사임 의사를 밝힌 이윤재 이사는 당직에서 물러난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인원은 9명이다. 임기가 대부분 1년인 관계로 올해만 7명(곽수근·김조설·배훈·윤재원·이용국·진현덕·최재붕)의 사외이사가 재선임 추천됐다. 신한금융은 신규 사외이사 송 교수와 기존 김조설·윤재원 이사 등 여성 비율 30%를 채우게 됐다.

우리금융은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송수영 사외이사는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우리금융의 인원은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보강됐다. 신규 사외이사 성별은 모두 여성으로 성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결정이다. 박 교수는 금융산업·경제·디지털 전문가, 이 교수는 브랜드·ESG 전문가로서 활약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 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김홍진·양동훈·허윤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하나금융도 전체 사외이사 수를 8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이승열(은행장)·강성묵(증권 사장)·함영주(회장) 사내이사 3인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외이사진 강화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이정원·박동문·이강원 사외이사가 재추천됐으며 여성도 1명(원숙연)에서 2명(원숙연·윤심)으로 늘었다.

금융그룹들은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여성·ESG·위기관리·연속성을 중점으로 뒀다. 

KB금융의 신규 이명활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발전적 방향 제시에 힘을 써온 인물이다. 신한금융의 최영권 신임 사외이사는 사회적책임투자 등에 정통한 ESG 전문가이며 송성주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우리금융은 교수진을 전면 배치해 전문성을 살렸고 하나금융은 직군·성별·전문성 등을 종합 고려해 사외이사진을 결정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성 증원 등 다양성 확보에 성공했지만 혁신과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 본인의 의사로 퇴임한 경우는 이윤재 신한금융 사외이사 하나에 불과하며 다른 교체된 인원은 모두 임기만료로 물러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억대 연봉에 가까운 사외이사들이 일종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에 대한 금융 당국의 지적이 있었다"며 "명망 높은 사외이사진을 ESG 관점까지 고려해 구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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