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확대가 결국 ‘발목’… CSM 실적 개선 과제
'지주사 전환' 눈 앞… 보장성보험 영업 드라이브 나서

교보생명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아래 투자손익 확대와 보험손익 확보 등으로 지난해보다 23.8% 증가한 489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아래 투자손익 확대와 보험손익 확보 등으로 지난해보다 23.8% 증가한 489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사진=교보생명

[비즈월드] 교보생명이 생보업계 'NO 2' 자리를 빼앗긴 가운데 보장성보험 확대로 실적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4891억원으로 전년 동기(3052억원) 대비 23.8%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IFRS9 회계기준, 지난 2022년 실적은 IFRS4·IAS39 회계기준이 적용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개별 제무재표 당기순이익 기준 삼성생명(1조3829억원)과 한화생명(6163억원)의 성적을 넘어서지 못해 3위로 추락했다. 게다가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익 4724억원을 기록해 교보생명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특히 교보생명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에서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CSM(보험계약마진) 실적도 타 생보사 대비 뒤쳐졌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말 CSM은 삼성생명 11조9130억원, 한화생명 10조1230억원, 신한라이프 7조2030억원, 교보생명 6조4000억원 등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역마진 개선 등으로 투자손익이 확대됐다"며 "안정된 CSM에서 창출되는 CSM상각익의 보험손익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교보생명이 몇 년전까지 공고히 해오던 'NO 2'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성적이었다.

지난 2020년까지 삼성생명 다음 자리인 당기순익 2위를 지켜오다 2021년 한화생명, 2022년 신한라이프에 그 자리를 뺏겼다. 

물론 지난해 자본 총계 기준으로 9조7523억원을 기록해 신한라이프(8조4231억원)에 앞서지만 해당 기준으로도 한화생명(12조5276억원, 3분기)과 삼성생명(44조3186억원)에 미치지는 못했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저축성보험을 확대하면서 신규 국제회계기준에서 다소 불리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저축성보험은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는 특성상 이윤이 낮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54.7%로 30%를 기록 중인 타 생보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타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확대한 보장성보험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회계상 이윤이 높게 나타난다.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을 확대한 이유가 고금리 보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이제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보생명은 뇌·심장질환 진단과 수술, 치료, 장애간병지원까지 보장하는 '교보뇌·심장보험(무배당)'을 출시하고 고령자와 유병력자를 위한 '교보간편뇌·심장보험(무배당)'도 내놓는 등 본격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영업 전략 변경이 생보업계 순위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앞둔 교보생명은 자본확충과 외형 성장을 위해 반드시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무리한 영업경쟁을 시도하지 않는 편이지만 생보사 전반의 보험 수요가 줄어들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성공적인 지주 전환을 위해 타 보험사들도 보장성보험 상품 포트폴리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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