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록한 타 증권사 대비 성과…채권 운용손익·리스크 관리 주효
IB 부문 선방에도 회복 절실…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성공 등 목표

KB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896억원을 달성하고 고객 자산 확대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KB증권의 지난해 리테일 고객 총자산 추이와 순수수료 이익 추이. 사진=KB증권
KB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896억원을 달성하고 고객 자산 확대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KB증권의 지난해 리테일 고객 총자산 추이와 순수수료 이익 추이. 사진=KB증권

[비즈월드] KB증권이 IB부문 선방과 브로커리지 성장, 충당금 리스크 관리 등으로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인수합병(M&A) 주력 등 IB(투자금융) 성장을 목표로 전진할 계획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896억원으로 전년 동기(1878억원) 대비 107.5% 상승했다. 타 증권사들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70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신한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75.% 감소한 1009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도 각각 전년 대비 57.8%, 28.8% 감소한 2980억원, 588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익 회복 주 원인은 채권운용 수익 회복이다. 상품운용손익이 지난 2022년 235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63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KB증권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과 퇴직금 영향으로 지난 2022년 4분기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지만 지난해 발빠른 전략 변경으로 위험 요인에서 벗어났다. 

리테일 분야에서도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KB증권의 지난해 12월 기준 위탁자산은 93조원으로 전년(74조원) 대비 20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유동성 공급이 역대 최대로 활발했던 지난 2021년(93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강화와 마케팅 확대 등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김성현 각자대표가 이끄는 IB 부문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DCM(부채자본시장) 부문에서 ESG채권 대표 주관과 ABS(자산유동화증권) 주관 확대, 공기업 대상 글로벌 채권 발행 등 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블룸버그 기준 지난해 증권사 1위를 수성했다.

KB증권은 ECM(주식발행시장)에서도 일반상장 7건, 스팩·리츠 4건, 스팩합병상장 1건 등 총 12건을 상장시키며 IPO 경쟁력을 드러냈다.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대표주관사를 맡은 후 2023년 기저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지난해 후반 뒷심으로 상위권(4위) 수성에 성공했다.

특히 타 증권사들과 달리 해외 부동산과 국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부담도 크지 않아 순이익 감소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KB증권의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441억원으로 전년 동기(284억원) 대비 급증했지만 태영건설, 해외 상업용부동산 위험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지난 2021년 달성한 5940억원의 당기순익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 시장 수요 악화에 따라 IB 수수료는 3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감소했고 지난해 수탁수수료도 3130억원으로 지난 2021년(3410억원)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KB증권은 올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IB 성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HD현대마린솔루션 성공적인 IPO 상장 등 ECM 부문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M&A 조직 단독 본부화 등 조직 개편도 마친 상황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과 부동산 PF 사업의 균형성장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핵심 사업인 자산관리와 IB, 세일즈·트레이딩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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