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익 시중은행 4위… 영업력 강화 '기업대출 60%' 목표
'ELS 관리·증권사 인수' 등 호재… 높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복병'

우리은행은 2027년 기업대출 비중 60%, 올해 당기순이익 시중은행 1위 등 공격적인 목표를 연달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우리은행 중장기 경영목표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027년 기업대출 비중 60%, 올해 당기순이익 시중은행 1위 등 공격적인 목표를 연달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우리은행 중장기 경영목표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비즈월드] 우리은행이 영업력 강화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업금융 확장, 건전성 관리 등 경쟁력 강화 수단에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2024년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목표로 세웠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익은 2조2898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 4위다. 1위인 KB국민은행과 약 6000억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4분기 합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위 달성을 위한 6가지 목표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성 확보 ▲선제적 리스크 관리 ▲디지털·IT 경쟁력 제고 ▲경영 체질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내세웠다.

특히 조 은행장이 강조하는 핵심 역량은 '영업력'이다. 금융업 특성상 해외진출·신사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데다 최근 우리은행의 영업 역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9월 세운 영업 목표는 '2027년까지 기업대출 비중 60% 달성'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대출 비중은 55.3%로 끌어올릴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대기업대출 잔액도 24조8952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적은 만큼 기업의 핵심 자금 공급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우리은행 실적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이유는 지난해 7월 조 은행장의 뒤늦은 취임으로 영업 전략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은행장은 취임 당시에도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목표로 내세웠고 중소기업·대기업·소상공인을 가리지 않는 토털 솔루션 수행을 주문했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는 등 지주회사의 외연 확장이 예견된 점도 호재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매트릭스 체제'를 활용해 자산운용·투자금융·글로벌 부문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ELS(주가연계증권) 리스크가 낮다는 점도 높게 평가한다. 주요 은행들의 홍콩 ELS 총 판매 잔액은 KB국민은행 8조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만약 금융 당국 차원에서 일부 보상안이 결정되더라도 우리은행은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은행권 건전성 악화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 대출(1개월 이상) 연체율은 0.46%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가계·기업 대출 상환에서 한계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1%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0.3%를 넘어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계획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기업대출 목표 달성 준비도 마쳤다"는 입장이다.

조 은행장은 "올해는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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