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층간소음 데이터 수집하고 공간별로 정확한 알림 제공
객관적 데이터 통해 갈등 윗집·아랫집 모두 새로운 해결책 제시
‘D-사일런스 서비스’ 명칭으로 상용화…연천 e편한세상 첫 적용

[비즈월드] 좁은 수도 서울에 1000만명이 부대끼며 살아가듯 공동주택도 윗집 아랫집이 예외없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좁은 곳에 모여 살려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주거의 최선책인 현실에서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준공 승인을 내지 않겠다는 강경책까지 꺼내 들었다.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비즈월드가 층간소음을 해결하고 쾌적한 집을 이루기 위한 각 업체들의 혁신적인 층간소음 관련 특허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월패드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층간소음 민감도 설정 화면. 그림=키프리스
월패드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층간소음 민감도 설정 화면. 그림=키프리스

층간소음은 사람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불편한 소음이다. 윗집 아랫집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공동주택에서 주로 발생한다. 거주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이웃 간 분쟁까지 일으키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기술 확보에 매진해 왔다. 그간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개발 방향은 주로 바닥·천장에 흡음·방진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었다.

이런 기술은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층간소음에 대한 객관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윗집은 작은 소음을 일으켰을 뿐인데 아랫집이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없어서다. 아랫집은 윗집의 큰 소음에도 정확한 근거(수치)가 없어 객관적 항의가 어렵다.

월패드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층간 소음 팝업. 그림=키프리스
월패드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층간 소음 팝업. 그림=키프리스

이런 가운데 DL이앤씨(대표 마창민)가 층간소음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층간소음 예방과 분쟁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취득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DL이앤씨의 ‘세대의 공간별 영향도 기반 층간소음 모니터링 방법, 장치, 및 시스템(이하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은 지난 2021년 9월 출원(출원번호 제1020210123713호)돼 2023년 9월 특허(등록번호 제102583870호)로 등록됐다.

해당 특허는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던 층간소음에 대한 명확한 수치를 제공하며 윗집과 아랫집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층간소음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거실·안방·주방 등 공간별로 정확하게 측정되기 때문에 아랫집은 객관적 수치를 가지고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아랫집뿐 아니라 윗집이 받는 스트레스도 해결해 준다. 정상 범위 생활 소음에도 아랫집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나 자기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닌데 항의에 시달리는 경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특허 시스템은 층간소음을 유의미하게 발생시킨 가구에만 선별적 알림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집 안에 층간소음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월패드로 알림을 보낸다. 거실·안방·주방 등 공간별로 정확한 알림을 제공할 수 있다.

환경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인 39㏈ 이상의 소음이 10초에 3회 이상 발생하면 주의를, 10초에 6회 이상 발생하면 경고를 울린다.

시스템 구성 요소는 ▲센서 ▲월패드 ▲서버 등이다.

센서는 층간소음을 감지한다. 거실이나 복도·벽체에 설치된다. 층간소음을 감지하면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월패드로 데이터를 보낸다.

월패드는 일반적인 월패드에 층간소음 알림 기능이 추가된 기기다. 센서가 보낸 층간소음 데이터가 기준치를 웃돌면 알림으로 경고할 수 있다.

서버는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현한다. 단지 공동 서버, 클라우드 서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입주자용 앱을 통해 층간소음 관련 알림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별 소음 영향도를 설명하기 위한 도면. 그림=키프리스

시스템 구동 방식은 ‘공간별 소음 영향도 분석치(이하 분석치)’를 미리 설정하고 이 분석치를 웃돌면 경고하는 식이다.

분석치 획득은 거실·안방·주방에서 진동을 발생시키고, 소음을 측정하고, 소음에 기여한 공간별 영향도를 계산하며 이뤄진다.

이렇게 획득한 분석치를 저장하고 저장된 값보다 커다란 소음이 발생하면 층간소음 유발 가구를 선별해 알림을 제공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 기술은 개인차가 존재하는 층간소음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알려줄 수 있다면 분쟁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개발됐다”며 “회사는 입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층간소음을 예방하고 분쟁 해결에 도움을 줄 ‘D-사일런스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층간소음을 예방하고 분쟁 해결에 도움을 줄 ‘D-사일런스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사진=DL이앤씨

한편 DL이앤씨의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 특허는 ‘D-사일런스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상용화됐다. 현재 경기도 연천군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 단지에 적용되어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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