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증권사 실종…미래에셋·키움증권 '적자' 예상
'부동산 PF·태영건설' 등 리스크…주식 시장 부진까지 악재 겹쳐

증권사들이 영업이익·순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 전년 대비 회복했지만 지난 2020~2022년도 1조 클럽 달성 때와 비교해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증권사의 2022년~2023년 영업이익으로 2023년도 자료는 에프앤가이드 추정치. 자료= 각 사, 에프앤가이드
증권사들이 영업이익·순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 전년 대비 회복했지만 지난 2020~2022년도 1조 클럽 달성 때와 비교해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증권사의 2022년~2023년 영업이익으로 2023년도 자료는 에프앤가이드 추정치. 자료= 각 사, 에프앤가이드

[비즈월드] 증권사들이 4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올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채권손실투자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부진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12일 현대차증권 산업리포트(이홍재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3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6.8% 줄어들 전망이다. 

해당 리포트는 미래에셋증권이 4분기 770억원 가량의 적자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1100억원, 삼성증권 1000억원, NH투자증권 105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다. 

다른 한국투자증권 리포트(연구원 백두산)에선 미래에셋증권 329억원 순손실, NH투자증권 752억원 순익, 삼성증권 473억원 순익을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손실 4333억원, 젠투파트너스 운용 펀드 환매 중단 손실 500억원 등 영향으로 4분기 3214억원의 순손실을 볼 전망이라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이 전망한 4개사의 4분기 성적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부진했던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한 결과다. 다만 증권사별로 수천억원씩 벌어들이던 지난 2021년과 비교해보면 다소 부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신증권·메리츠증권 등을 포함해도 주요 7개 증권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한국투자증권이 9638억원, 삼성증권 8990억원, 미래에셋증권 7980억원, NH투자증권 7516억원, 키움증권 7356억원 , 메리츠증권 7229억원, 대신증권 2373억원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프랑스 부동산과 투자목적자산 등 해외 부동산 손실 충당금 영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약 2조2000억원으로 관측한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와 고금리 시장, 상업용부동산 미입주 등이 손실에 복합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부실 경영으로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선 태영건설 익스포저가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익성은 양호한 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 중 분양이 거의 완료되거나 담보가 있는 건을 제외하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우발채무는 500억원 미만이다"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브로커리지·리테일·IB(투자은행) 등 수익 분야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4분기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이 부진하면서 시장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2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지만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7299억원이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 기조에 들어서고 PF 매물도 감소하면서 PF 익스포저가 높은 메리츠증권도 영향을 받았다.

이 연구원은 "경상 업황이 소폭이나마 회복되며 수수료 손익이나 이자손익, 채권 매매평가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커버리지 내 모든 화시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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