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올해 1만4000점까지 기기 확대…은행 역할 대신 나서
외국인 공략 나선 이마트, 삼청동·명동 2개 점포에 ATM 도입
세븐일레븐, 총 9200대 마련…금융특화점포 확장 알려

편의점이 가맹점 매출을 올리기 위해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은행 지점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이마트24 삼청동 점에 설치된 ATM 기기. 사진=이마트24
편의점이 가맹점 매출을 올리기 위해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은행 지점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이마트24 삼청동 점에 설치된 ATM 기기. 사진=이마트24

[비즈월드]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 매출을 올리기 위해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은행 지점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찾아 나선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 편의점들은 올해부터 금융 사업 부문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자동화기기(ATM)' 설치를 늘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술이다. 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면서 은행 자체의 ATM 기기 수가 줄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환전 등 금융 수요가 높아질 거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현금 사용이 줄고 온라인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금융 서비스의 공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 4대(KB국민·신한·우리·하나) 은행의 ATM 수는 2020년 1만9057대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만6215대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GS25 편의점을 앞세워 오히려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생활 밀접형 편의시설이라는 고유한 강점을 살릴 수 있어 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현재 GS25의 ATM 설치 점포 수는 업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로 ATM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 수는 ▲2020년 1만1602점 ▲2021년 1만2163 점 ▲2022년 1만2675점 ▲2023 9월 1만3261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올해 연말까지 1만4000점으로 운영 점포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ATM 기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GS25에서 ATM기기를 통한 이체 건수는 약 4000만 건에 이르고, 거래 금액은 약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하루 이용 건수로 분석하면 10만 건 이상 사용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활발한 외국인 방문객 유치로 편의점 ATM 이용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방한 관광객 2000만 명을 달성할 목적으로 관광 예산안을 확장 편성하는 등 업계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이마트24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된 점포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적용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명동중앙로점과 삼청동점 등 두 곳에 ATM 기기를 설치했다.  

이들 점포에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외화환전, 시내 환급(Downtown Tax-refund), 해외송금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해 타 경쟁사와 차별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두 회사와 다르게 코리아세븐은 금융특화점포를 확대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 등 지역 은행과 제휴를 맺으며 금융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점포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편의점이 최근 5년 동안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가 증가한 것과는 다르게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다음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리아세븐이 내부적으로 추정한 편의점 시장의 규모 추이 분석표. 사진=금융감독원
편의점이 최근 5년 동안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가 증가한 것과는 다르게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다음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리아세븐이 내부적으로 추정한 편의점 시장의 규모 추이 분석표. 사진=금융감독원

이런 편의점의 움직임은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도 풀이된다. 

편의점이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가 급증한 반면 각 점포별 수익성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기업은 새 수입원을 마련해 가맹점 매출을 올리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업계 측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편의점 점포 개수와 그에 따른 성장률은 ▲2018년 4만1916개(6.7%) ▲2019년 4만4884개(7.1%) ▲2020년 4만7751개(6.4%) ▲2021년 5만765개(6.3%) ▲2022년 5만3837개(6.1%)로 변화했다.

앞으로 편의점은 금융 서비스 공백이라는 틈새를 공략하면서 점포 방문 요인을 더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편의점이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로서 ATM 등 금융 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고객의 편의와 혜택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추가해 더 큰 접근성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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