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건설업계에서 모듈러 건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기존 건설 패러다임을 깰 모듈러 건축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비즈월드가 업계의 건설모듈 특허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욕실에는 세면대·욕조·변기 등에 사용할 물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배관이 설치된다. 이런 배관은 위층에 쓰일 배관을 아래층 천장 안에 설치하는 ‘층하 배관 방식’으로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층하 배관 방식은 배관을 단순화할 수 있고 공간 활용도 쉽다. 하지만 점검과 수리를 아래층에서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소음이나 누수가 나면 아래층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또 건축물 수명이 줄어드는 상황도 초래할 수 있다. 배관이 슬래브 내부에 매립되므로 골조 자체는 수명이 남았더라도 배관 수리를 위해 슬래브를 뜯어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배관을 사용할 세대의 상부로 설치하는 ‘층상 배관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층상 배관 방식은 아랫집에 누수 등의 피해도 주지 않고 설비 배관도 쉽다. 그러나 배관 내부의 방수 작업이 어렵고 누수가 나면 유도 배수가 불가능하다. 시공성도 떨어진다. 프레임을 욕실 바닥에 고정하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DL이앤씨(대표 마창민)가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취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은 기존 층상 배관 방식의 한계였던 방수·배수·시공성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11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DL이앤씨의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 시스템’은 지난 2019년 8월 출원(출원번호 제1020190101472호)돼 2021년 3월 특허(등록번호 제102229142호)로 등록됐다.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은 내부에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이 수납되는 트렌치 박스가 욕실 바닥에 고정돼 구성된다. 이에 따라 설비 배관의 시공·보수·보강이 쉽고 선 보강을 할 수 있어 강성 확보에 유리하다.

기존 프레임형 층상 배관 시스템이 갖는 바닥 고정 문제도 해결했다. 욕실 바닥에 고정되는 트렌치 박스를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을 통해 고정하며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 트렌치 박스 하부를 폐쇄된 ㄷ자형 형상으로 구성해 유도 배수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렌치 박스의 전면 벽을 욕실 바닥 방수 높이보다 높게 형성하며 내부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 방수 성능을 확보했다.

욕실 공간도 확보했다. 기존 선반식 층상 배관이 벽체 전면에 설치돼 공간을 잡아먹었던 것과 달리 욕실 벽 한쪽에 공간을 만들고 매립하며 공간을 확보했다.

공사 기간도 단축된다. 주요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미리 모듈로 만들고 현장에서 간단히 설치하면 된다.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 시스템의 구성 요소는 크게 ▲트렌치 박스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 등이다.

트렌치 박스는 욕실 바닥 위쪽으로 형성돼 층상 배관을 구성한다. 바닥에 고정돼 내부에 삽입되는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트렌치 박스의 구성 요소는 바닥, 전면 벽, 후면 벽 등으로 상부가 개방된 ㄷ자형 단면을 이룬다. 하부가 폐쇄된 형상이므로 유도 배수로 역할을 할 수 있다. 트렌치 박스의 전면 벽은 욕실 바닥의 방수 높이보다 높게 형성해 내부로 물이 들어차지 않도록 구성된다.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 시스템 내부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 내부에 물이 고여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전면·후면이 폐쇄된 트렌치 박스를 배수로로 활용해 누수된 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트렌치 박스 바닥에 배수홀을 형성할 수 있다.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은 오수관 등의 배관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트렌치 박스 내부에 삽입·고정된다. 배관을 지지할 뿐 아니라 양변기·세면대 등이 부착되는 지지체 역할도 할 수 있다. 또 수평 배관 프레임 모듈 내부에 들어갈 각 배관을 별도로 모듈화해 구성하면 현장 작업도 쉬워지고 평면 변화에 대응하기도 좋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모듈형 욕실 층상 배관은 유도 배수와 시공성·강성·공간 확보라는 다양한 장점을 충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됐다”며 “건축물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