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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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월드] “어반베이스, 아키드로우 상대 특허분쟁서 승소”. 

지난 5일 토털 리빙 플랫폼 기업이라며 자사를 소개한 ‘㈜어반베이스’가 경쟁사인 아키드로우가 보유한 등록 상표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제기한 결과 승소했다면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어반베이스 측은 그러면서 해당 자료의 부제목에 ‘특허심판원 심의결정서 아키드로우 16개 특허 모두 무효로 판결’이라고 적고 이를 강조하듯 자료 상단에 “㈜어반베이스(대표 하진우)는 ㈜아키드로우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특허심판원을 통한 무효 심판에서 모두 승소했다고 5일 밝혔다.”라고 적었다.

이를 보면 마치 어반베이스라는 회사가 특허 소송을 통해 아키드로우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모두 무효화’하는데 소송을 벌여 승소한 것으로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비즈월드가 확인한 결과 해당 특허는 단 1건에 불과했다. 해당 특허에 적시된 총 16개 청구항에 대해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무표 심결을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특허는 아키드로우가 2016년 3월 22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60034155호)해 2020년 8월 12일 등록(등록번호 제102145726호)을 받은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한 도어 이미지 검출 방법 및 장치’라는 명칭이다.

이 특허에 대해 어반베이스 측은 2021년 11월 23일 특허심판원에 무효소송(사건번호 제2021당3446호)를 제기해 올해 6월 23일 심결(판결)을 받았다. 그것도 어반베이스의 주장처럼 ‘아키드로우가 보유한 특허의 모든 청구항이 기존 기술 대비 진보성을 갖추지 못해 어반베이스 기술과의 차별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 아니라 특허심판원은 이 특허가 해외기술과 비교해 기술성과 차별성이 없다는 없다고 본 것이다. 

피청구인인 아키드로우는 해당 특허에 대한 권리주장과 사용이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상급법원인 특허법원에 항소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해당 심결은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어반베이스는 ‘모두’라는 단어를 무리하게 사용해 2년여 동안 계속된 이 소송전에서 승소하고도 질타받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일부 언론도 이런 어반베이스의 꼼수에 놀아나 오보를 내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이번 어반베이스와 아키드로우의 특허 관련 법정 공방의 시작은 2020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건은 청구인과 피청구인 바꿔 상태로 아키드로우가 그해 10월 28일 어반베이스를 상대로 2021년 2월 24일 제기했던 ‘특허 제1638378호 ‘2차원 도면에 기반한 3차원 자동 입체모델링 방법 및 프로그램’의 권리범위확인(소극)’(사건번호 제2021당581호)에 대한 심결과, 같은 날 같은 특허에 대해 제기한 무효(사건번호 제2021당579호) 심결에서 2건 모두 청구인인 아키드로우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의 발단은 아키드로우는 올해 초 150억원의 투자유치를 앞두고 있던 올해 2월 초 ‘어반베이스라는 회사가 아키드로우에 대해 특허침해로 소송을 걸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부터였다.

일반적으로 특허침해 소송의 경우 상대편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여기는 상대방에 우선 내용증명을 발송한다. 그러나 어반베이스는 당시 내용증명보다는 소송 사실을 언론을 통해 먼저 퍼트리는 소위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아키드로우 측은 설명했다. 

3D 인테리어 솔루션과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과 유저 수를 보유하고 있는 아키드로우 측은 이런 정황이 투자유치 완료 후 기술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을 우려한 경쟁사의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라고 여겼다. 서울중앙지법이 2021년 1월 22일 특허심판원장에게 관련 사건의 통지서를 보내고 이에 대해 특허심판원이 4월 1일 심판청구를 통보했지만 이번 특허심판원의 권리범위 확인 소송과 무효 소송도 특허심판원에 어반베이스가 아닌 아키드로우가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개월이 걸린 첫 소송에서 아키드로우는 비록 승소했지만 기대했던 투자는 일부만 성사됐고 특허침해 소송으로 인해 아키드로우가 꿈꾸던 150억원 투자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기술개발과 시장에 집중하지 못한 채 소송전으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이번 언론플레이도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어반베이스 관계자는 "'모두'라는 단어를 쓴 것을 아키드로우가 먼저 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면서 "잘못된 것은 알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에게 상처가 주는 남는 것 없는 소송전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보다는 각자의 영역에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더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하다는 것을 당부한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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