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 금융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면서 금융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환경' 분야에서 금융 회사들의 전략과 이행 목표와 더불어 구체적 사례들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우리은행은 첫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2050 탄소제로 목표와 환경 친화 캠페인 등을 공시했다. 사진은 우리은행의 2020년~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성과.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첫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2050 탄소제로 목표와 환경 친화 캠페인 등을 공시했다. 사진은 우리은행의 2020년~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성과.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우리은행 2022 ESG 보고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보통 금융그룹은 지주 차원에서 통합 발간하는데 올해 ESG 의무 공시 등 대내외 요구가 커지면서 단독 발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금융그룹 차원 서스틴베스트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말 규모등급 'BB등급'에서 올해 상반기 A등급으로 상승한 점이 고무적이다.

◆ ESG금융 7조원 달성… 지원 규모 매년 키워

우리은행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은행의 ESG금융 지원액만 7조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2030년까지 100조원 지원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ESG금융 지원액이 모두 환경 관련 지출은 아니지만 환경 카테고리 지원 규모가 가장 크다. 우리은행은 투자·PF·여신·채권 등 다양한 환경 분야에서 ESG 자금을 지원했다. 

특히 인프라 금융(신재생 에너지·녹색 건축물 등)과 친환경차·그린 리모델링 여신, ESG 대출 규모를 매년 키워왔다. 예를 들어 인프라 금융 지원 규모는 지난 2020년 1530억원에서 지난해 1801억원으로 증가했고 기후·녹색 관련 ESG 대출 규모는 동기간 3046억원에서 3990억원까지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온실가스 배출량도 공개했다. 우리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20년에서 2021년까지 5.3% 줄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배출량은 매년 줄고 있지만 감소폭이 둔화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은행의 최종 목표는 금융그룹 차원에서 2050년까지 그룹 내부·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 '0'을 달성하는 것이다. 아직 RE100(100% 재생에너지 전환)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신한·KB금융지주가 RE100을 선언한 만큼 조만간 비슷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고객·정부·해외까지 동참하는 '참여형 ESG' 실천

지난해 우리은행은 매일 1만 보를 걸으면 최고 11% 금리를 제공하는 '데일리 워킹 적금'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비록 높은 금리에 본래 목적이 가려졌지만 탄소 배출을 줄여 ESG 실천을 유도하는 ESG 정책 중 하나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보호 방안을 구상해 왔다. 종이통장 미발급 고객에게 이체수수료 면제, 환경보호 실천운동 달성 고객에게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했다. 에코백 이용 유도 등 공식 소셜미디어 캠페인도 추진해 662개 실천 행동을 끌어냈다. 

기업과 연계한 ESG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중소기업 대상 'ESG 자가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ESG 혁신기업 대출'도 공급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 저감시설 설치·연구개발을 계획하는 기업에 대출을 지원했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저탄소 사업전환 차주 보증까지 도맡았다.

우리은행 임직원들도 모범을 보였다. 일회용 마스크 재활용 캠페인, 페이퍼리스 시스템 도입, PC 무상 보급 등 다양한 자원 순환 활동을 진행했다. 대외기관 소등행사 참여와 태양광 설치, 무공해차 전환 등 자체 탄소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 사회공헌-환경 보호 동시 이행 '눈길'… 우리은행이 가야 할 길은?

우리은행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함께하는 '자원다잇다' 캠페인 성과. 사진=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홈페이지
우리은행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함께하는 '자원다잇다' 캠페인 성과. 사진=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홈페이지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소속기관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탄소중립생활 실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환경 사업과 사회공헌사업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함께 진행한 '자원多잇다' 사업은 재활용 물품을 수거해 이를 필요한 곳에 기부하거나 공유하는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집기류 등 선별·수거하고 수선해 물품을 등록하는 역할을 맡았다. 품목별 원료를 분석해 탄소감축량도 측정했다. 이 사업은 충남 아산지역 사회복지시설 사회적 약자 등 지난해에만 총 3000가구 가까운 이들이 여름·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자원 순환 사업을 그 대표 예시로 꼽을 수 있다. 모든 기업들이 탄소 제로를 외치는 와중에 차별성을 강조하는 우리은행의 행보가 돋보인다.

앞으로도 우리은행은 탄소배출권 시범사업과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진출 등 ESG 환경분야 선도 금융그룹이 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이제 첫 ESG 성과 보고서를 낸 만큼 앞으로의 탄소 중립 행보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녹색금융 지원을 확대와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사람과 생물, 자연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며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금융의 힘으로 환경과 사회를 이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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