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등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작업하며 안전·품질 확보
로봇 뒤로 바람 일으켜 도장 면에 밀착하며 수평 유지

[비즈월드]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에서나 보던 ‘건설로봇’이 실제 공사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건설로봇은 정교한 작업을 일관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갖춘 동시에,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며 근로자들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다양한 장점을 두루 갖춘 건설로봇 도입을 위해 기술개발과 특허 등록에 힘쓰고 있다. 비즈월드가 건설업계의 건설로봇 특허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장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도장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장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도장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이 고층건물 외벽의 도장작업을 수행하는 도장로봇이 바람 등의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벽에 밀착해 작업하도록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를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9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장로봇의 자세 및 분사 작업 제어 장치와 방법’은 지난 2021년 10월 출원(출원번호 제1020210137373호)돼 2022년 9월 특허(등록번호 제102447371호)로 등록됐다.

도장로봇은 건물 외벽을 타고 늘어진 로프에 매달려 도장작업을 수행한다. 문제는 바람이 심하게 불 때 로봇이 흔들리거나 기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이 불안정한 상태로 작업하면 위험성도 높아지고 도장 품질도 낮아진다.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는 도장로봇의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기울기를 감지하고 자세가 흐트러지면 똑바로 복원하며 작업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한다.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세 축(X, Y, Z)의 불균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바로잡는다.

온도가 높고 습하거나 바람이 심할 경우 자동으로 작업을 중단하며 현장의 안전과 도장의 품질을 확보한다. 카메라를 탑재하면 도장 면 품질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도장로봇은 작업속도가 사람보다 3배 빨라 공기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장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도장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는 로봇 내부에 ▲3축 기울기 센서 ▲온습도 센서 ▲레이저 높이 센서 등을 탑재해 이뤄진다. 

3축 기울기 센서는 로봇 중앙에 수직으로 배치돼 기울기를 감지한다. 도장의 분사 방향인 X축, 건물의 높이 방향인 Z축, X축과 Z축이 만드는 평면에 대한 직각 방향인 Y축을 측정한다.

X축, Y축으로 기울어짐이 감지되면 로봇 양쪽에 붙은 두 개의 서브팬이 작동한다. 서브팬이 로봇 후방으로 바람을 일으켜 로봇이 도장 면에 밀착되도록 한다. Z축으로 기울어짐이 감지되면 로봇 위쪽으로 로프를 감는 윈치 모터를 가동해 수평 상태로 복원할 수 있다.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가 X, Z축 기울어짐에 따라 자세를 제어하는 방법. 그림=키프리스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가 X, Z축 기울어짐에 따라 자세를 제어하는 방법. 그림=키프리스

온습도 센서는 현장 온도와 습도를 측정한다. 현장이 고온다습해 도장작업이 어렵다면 작업을 제한해 양질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온도가 5℃~30℃, 습도가 40~80% 범위를 벗어나면 작업을 제한한다.

레이저 높이 센서는 도장로봇의 높이를 측정한다. 레이저 빔이 똑바로 지면까지 나아가도록 로봇 하부에 설치된다.

이밖에 미세먼지 센서는 작업 중에 발생하는 비산 도료량을 측정한다. 로봇 내부 분사 영역에 설치돼 일정 이상 검출 시 흡입 팬을 가동한다. 풍속계는 일정 풍속(8m/s) 이상 시 작업을 제한한다.

자세 제어 장치가 탑재된 도장로봇의 작업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도장로봇이 건물 외벽에 늘어뜨린 로프를 타고 승강하며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온습도 센서가 온도와 습도가 기준 범위 내인지 측정한다. 풍속계가 풍속이 기준 범위 내인지 측정한다. 레이저 높이 센서가 도장 높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도장이 수행된다. 3축 기울기 센서는 작업 중 바람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울기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상이 발생하면 자세를 바로잡거나 작업을 중단하고 이상이 없다면 작업이 이어진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도장로봇 자세 제어 장치는 일정 기준치 이상의 기울기를 허용하지 않는 안정된 작업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우수한 도장 품질과 현장의 안전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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