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배꼽(사광이풀). 국립수목원 자료 사진(위)과 국립공원공단 생물종정보 참고. 사진=국립수목원, 국립공원공단 생물종정보 캡처
며느리배꼽(사광이풀). 국립수목원 자료 사진(위)과 국립공원공단 생물종정보 참고. 사진=국립수목원, 국립공원공단 생물종정보 캡처

[비즈월드] 우리나라의 가장 치욕적인 역사인 일제강점기(1910~1945년). 아직도 일본의 잔재는 우리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당시 일본제국주의가 우리의 전통성을 훼손하기 위해 교묘하게 바꿔버린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이 강제 점령 기간 자생 식물의 이름까지 바꿔가며 국민들에게 모멸감을 주기 위해 잔꾀를 부렸는데도 아직도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는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 등의 식물이 있다.

며느리배꼽에 대해 검색하면 네이버 표준국어사전(국립국어원)에는 ‘식물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있어 다른 것에 잘 붙으며,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잎집은 둥근 모양이다. 7~8월에 초록빛의 하얀 잔꽃이 가지 끝에 수상(穗狀) 화서로 피고 열매는 검은색의 수과(瘦果)로 육질이 두껍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성숙한 것은 약용한다. 들이나 길가에 나는데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며느리밑씻개의 설명으로는 ‘식물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많아 다른 것에 잘 감긴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7~8월에 담홍색 꽃이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피고, 열매는 검은색의 수과(瘦果)이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들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라고 되어 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식물의 이름과 일본제국주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네이버 지식백과를 살펴보면 한국식물생태보감 1(2013년 12월 30일, 김종원)에서는 며느리밑씻개 식물 이름에 대해 “‘일본명 '마마꼬노시리누구이(継子の尻拭い)'는 ‘계모에게 학대를 받는 아들(継子, 계자)의 궁둥이(尻) 닦기(拭) 또는 의붓자식(継子, 계자)을 왕따 하기’ 정도로 번역되는 얄궂은 의미를 가진 명칭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배다른 자식에 대한 인간의 저열함을 잘 나타내는 하나의 야만성이기도 하다. 최초 한글명 ‘며누리밑싳개’란 이름은 마마꼬노시리누구이란 일본명의 본질적 의미에 빗대서 의붓자식을 며느리로 대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에 ‘며누리배꼽’이란 한글명도 함께 명명했다. 모두 1937년의 일이다. 

그런데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1921)에서 그리고 「경성부근식물소지(京城附近植物小誌)」(1932)에서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란 한글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는다. 1921년의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서 며느리배꼽에 해당하는 옛 이름 ‘사광이풀’이란 한글명만이 또렷하게 기재되어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시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들의 부인 배꼽을 얕잡아보고 가시 돋친 이 식물의 이름으로 정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치가 떨린다. 이같은 일본의 뿌리 깊은 사상은 어떻게 보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외교관이라는 신분의 작자가 파견된 그 나라의 대통령에게 망말을 서슴치 낳는 것은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9년 11월 4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90139337호)해 2021년 6월 25일 등록(등록번호 제102271471호) 받은 ‘며느리배꼽을 포함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특허의 대표 도면. 해당 발명의 일 실시예에 따른 사광이풀(며느리배꼽) 추출물의 새포 독성에 대한 실험 결과 그래프. 그림=키프리스 캡처
동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9년 11월 4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90139337호)해 2021년 6월 25일 등록(등록번호 제102271471호) 받은 ‘며느리배꼽을 포함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특허의 대표 도면. 해당 발명의 일 실시예에 따른 사광이풀(며느리배꼽) 추출물의 새포 독성에 대한 실험 결과 그래프. 그림=키프리스 캡처

이런 가운데 표준어로 정해져 버린 ‘며느리배꼽(이하 사광이풀)’이 알레르기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한 대학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특허로 등록까지 받았다.

해당 특허는 동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9년 11월 4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90139337호)해 올해 지난달 25일 등록(등록번호 제102271471호) 받은 ‘며느리배꼽을 포함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이라는 명칭이다.

길가나 빈터에서 흔하게 자란는 이 식물의 어린잎을 식용으로 하며 신맛이 있으며 전초는 ‘강판귀’, 뿌리는 ‘강판귀근’이라 하여 예로부터 약용으로 사용됐다.

동의대 연구진은 민간요법과 한의약에서 약용으로 사용되어 온 사광이풀의 효능에 주목해 알레르기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연구했다.

현재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제로 면역억제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제(steroid)나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제는 항염증 작용이나 면역 억제작용이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 또 항히스타민제는 비만세포 표면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히스타민 유리는 억제하지만, 각종 알레르기·염증 매개체 생성에 효과가 없어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나 로이코트리엔 등과 같은 화학매개체(chemical mediator)방출을 억제하는 약물도 개발되어 있으며, 크로모그리크산(인탈(Intal))이나 트라닐라스트(리쟈벤(Rizaben))등은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의 예방 및 치료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합성 제품들은 완전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간 사용 때는 효과가 떨어지고 전신성 부작용이 심하게 일어나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나, 현재 대부분의 알레르기 치료는 그 원인을 없애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레르겐에 의해 비만세포 등에서 분비된 히스타민이나 류코트리엔 등의 수용체에 대한 길항약들이 주를 이루고 이러한 약물들이 거대한 시장을 이루고 있다.

이런 약물은 환자에게 투여 후 단기간 내에 내성을 보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지난 후 혹은 반복 투여 때 환자들의 증상을 호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 외에 다른 치료 방법으로 알레르기 환자가 앓고 있는 알레르기에 대한 알레르겐을 규명한 후 이를 소량씩 수년간 투여해 알레르기를 점차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치료기간이 길고 아나필락틱 쇼크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기타 DNA 백신을 사용하는 방법, IgE가 비만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법, 그리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인 IL-4에 대한 항체 치료법 등의 치료적 접근법이 있다. 

반면 이런 접근법들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직 완전히 그 치료 효과가 규명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알레르기의 대표적인 증상인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에는 면역학적 이상, 특히 Th2 면역 반응이 관여하는 염증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아토피 피부염을 표피 투과 및 항균 장벽 기능의 손상에 의한 일차적인 피부 장벽의 이상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즉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유전적인 이상 및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세라마이드 등의 지질 이상으로 표피의 수분 함유량 감소 및 피부 장벽이 기능 이상이 유발된다. 이로 인해 항원의 피부 침투가 증가하게 되고, 면역반응이 증가하며, 세정제의 사용 등에 의한 피부 pH 변화 등의 다양한 악화 요인이 피부 장벽의 악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소양증, 피부 건조증, 습진 등을 동반하는 염증성 질환 또는 유전적, 환경적, 면역학적 원인으로 인해 피부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피부 보호벽인 각질층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건조한 기후에서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아토피 피부염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하게 뒤엉켜 발생하고 완화와 재발을 반복한다. 아토피 소인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알레르기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성 두드러기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단독으로 또는 다른 질환과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데, 전 인구의 0.5~1%, 어린이의 경우 5~10%가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환자의 50%는 두 돌 이내에 치유되지만 25%는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며, 나머지 25%는 성인이 되어도 아토피 피부염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이런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나 주로 유전적인 요인이 많고 면역계 결핍과 관련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 외에 건조한 피부, 정상인에 비해 쉽게 피부 가려움증을 느끼는 특성,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 정서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 피부 건조, 발진, 진물, 부스럼딱지, 비늘 같은 껍질이 있는 피부(인비늘) 등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의 극심한 가려움증은 정신적으로도 피해를 일으키며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한다.

아토피 체질은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유발 인자를 피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조절해 나가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아토피 피부염 증산 완화제로는 보습제, 소양증(가려움증)을 감소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 항염증, 혈관수축, 면역 억제 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이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처방은 이러한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등과 같은 약물요법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사
이클로스포린(Cyclospoline) 등의 약물은 당뇨병, 고혈압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쿠싱 증후군, 안과질환(백내장, 녹내장), 신장, 간 독성이 생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스테로이드제(부신피질호르몬제)는 크게 소염작용과 면역억제 작용이 있으며 효과가 우수하지만, 장기간 바르면 피부약화, 전신 호르몬 증상, 중독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이 유리되지 못하도록 해 가려운 증상을 경감시키지만, 임시방편으로 이용되는 것으로서, 장기간 복용시에는 불면, 불안, 식욕감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동의대 연구진은 사광이풀 추출물의 주요 성분인 퀘르세틴(quercetin), 카페산(caffeic acid)의 효과를 최대한 나타나도록 했다. 퀘르세틴(quercetin)는 식물성 항산화제로 파이토케미컬 중에서도 플라보노이드 계열에 속한다. 퀘르세틴은 적절한 세포 기능에 필요한 효소와 막 단백질의 두 가지 유형인 키나아제와 포스파타제라고 불리는 세포신호 전달 경로를 통해 외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면역 체계의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껍질을 칠리향(七里香)이라 불리며 고혈압, 동맥경화, 관절통 등에 이용하는 돈나무(Pittosporum tobira Ait.) 추출물 이외에  생달나무 (Cinnamomum japonicum Sieb.) 추출물, 차나무(Camellia sinensis O. Ktze.) 추출물, 꽝꽝나무 (Ilex crenata) 추출물 등을 분쇄해 70%의 에탄올을 사용 침출하는 일정한 방법으로 추출해 혼합 사용한 결과, 피부 보습용은 물론 항염증, 항알레르기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레르기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복용량 및 복용기간이 증가해도 부작용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한편 비즈월드가 확인한 결과 사강이풀(며느리배꼽)과 관련된 특허는 현재까지 총 42건의 특허가 출원돼 17건이 등록을 받았다. 이번 동의대 연구와 같은 항염증 등 피부질환이외에 비료용 조성물, 화장용 조성물, 발효(효소 관련), 식품 관련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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