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들이 전통적인 광고 매체를 선택하는 이유

K리그 강원FC-FC서울 경기 중계 화면에 잡힌 LED보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강원FC-FC서울 경기 중계 화면에 잡힌 LED보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비즈월드] 지난 5월 23일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를 관람한 1862명의 관중과 중계를 보는 시청자들은 경기장 내 LED보드 전광판에 노출된 다소 생소한 기업의 이름을 보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프리미엄 샐러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 ‘프레시코드’이다. 

LED보드 전광판이란 스포츠 경기장 내에 설치된 영상매체를 활용한 광고 미디어다. 축구, 농구, 배구 등의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관람하는 관중과 방송 중계 화면에 잘 보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다.  

LED보드를 통해서 해당 스포츠 구단의 스폰서 기업이나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의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경기를 보면 토트넘의 공식 후원사인 금호타이어의 LED보드 광고를 접하게 된다. 넥센타이어 역시 EPL 맨체스터시티의 공식 파트너사로 경기때마다 LED보드 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LaLiga(라리가) 레알마드리드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한국타이어 역시 경기중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프레시코드는 강원도 내 시,군 광고와 지역 축제, 관광명소, 리조트 등의 광고 그리고 K리그의 타이틀 스폰서인 하나은행과 함께 LED광고에 노출된 유일한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프레시코드는 지금까지 디지털 미디어 중심의 퍼포먼스 광고를 진행해왔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효율적인 광고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프레시코드는 국내에서 페이스북이 이용율이 급격히 높아지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페이스북 광고를 잘 활용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프레시코드의 매출은 창업 이후 급격히 늘어 작년에는 65억원을 달성, 올해는 1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레시코드는 샐러드 이외에 직접 제조하는 PB 상품을 늘리고 서울, 판교 중심으로 운영 중인 프레시코드만의 거점 배송 시스템인 ‘프코스팟’도 광역시 단위로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또한 볼륨이 커지면서 마케팅 포인트도 디지털 광고 중심의 ‘습관’ 형성에서 다양한 광고 채널을 활용한 ‘문화’의 형성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비건 관련 트렌드 확산으로 샐러드 식단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강원FC LED보드 광고는 그 첫 발을 내딘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6월부터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에서도 프레시코드를 볼 수 있다. 

프레시코드 정유석 대표는 “프레시코드의 건강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강원FC 경기에 광고를 진행하게 되었다”라며 “강원FC 선수단에게 상품 후원 등의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광고업계 옥외매체 전문가는 “경기장 광고는 중계화면을 통해 노출되기 때문에 전파광고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며 “기업과 브랜드의 타겟을 고려해 브랜드 컨셉이나 메시지 전달이 용이하다면 경기장 광고를 집행을 고려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늘의집 텔레비전광고. 사진=광고영상 캡처
오늘의집 텔레비전광고. 사진=광고영상 캡처

◆스타트업 기업의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 목적 

최근 몇년간 스타트업 기업들의 광고를 TV, 라디오, 잡지, 옥외광고 등 전통 매체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야놀자, 야나두, 마켓컬리, 오늘의집, 밀리의서재, 튜터링, 뱅크샐러드 등 수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더 큰 성장을 위해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을 활용했다. 

텔레비전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광고 캠페인은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일반적으로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주위에서 ‘그 광고 봤다’라는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의 매체 비용이 필요하다. 마케팅 비용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비용 집행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벗어나 TV광고를 비롯한 전통적인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는 이유에 대해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초기에는 스타트업 기업이 활동하는 시장 중에서도 수익시장(SOM)에 마케팅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이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해당 시장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더욱 큰 성장을 위해 유효시장(SAM)과 전체시장(TAM)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때 디지털 미디어로 도달할 수 없는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큰 숙제 중에 하나인 스케일업(Scale-up)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기업들은 다음 숙제인 스쿱업(Scope-up)을 해결해야 한다”라며, “이 시기에 TV광고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광고캠페인을 마케팅, 브랜딩 측면에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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