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리에이티브, 남의집, 토스증권의 마케팅 문법

아이스크리에이티브 리수박스. 사진=이스크리에이티브
아이스크리에이티브 리수박스. 사진=이스크리에이티브

[비즈월드] MZ세대에게 ‘취향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태그니티(TAGnity)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태그니티란 공통의 관심사를 묶는 ‘해시태그’의 태그(TAG)와 공동체, 집단을 의미하는 커뮤니티(Community)의 합성어이다. 

‘태그니티’라는 단어는 2015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부상하면서 등장했다. 자신의 관심사를 드러내는 해시태그가 중요한 마케팅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해시태그를 통해 관심과 공감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이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부상, 최근에는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성장하면서 태그니티 마케팅은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핵심은 인플루언서의 다양화이다. 과거 특정 카테고리의 전문가들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취향 커뮤니티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유튜버, 일반인,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소셜미디어와 플랫폼을 통해 취향 공동체를 이끌 수 있게 됐다. 

또 MZ세대들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취향의 다양화와 세분화 역시 태그니티 마케팅이 중요해진 원인이다. 같은 취미나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쉬워지면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역시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배우고 습득하려는 MZ세대들의 특징도 태그니티 마케팅 발전을 거들고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주린이(주식초보자)’, ‘헬린이(헬스초보자)’, ‘등린이(등산초보자)’ 등 각종 ‘-린이’를 활용한 신조어의 등장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이 단어들은 마케팅 대상을 쉽게 정의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만 ‘-린이’를 활용한 신조어는 최근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단어 사용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터 커밋박스’ 인기, 크리에이터가 직접 큐레이션 한 아이템 담아 

태그니티 마케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자신의 구독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는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크리에이터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크리에이터 커밋박스’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커밋박스’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가 운영하고 있는 공식 온라인몰 ‘커밋스토어’를 통해서만 판매되는 아이템이다. 

‘커밋박스’에는 평소 크리에이터가 즐겨 사용하는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이 담겨있다. 취향에 맞는 상품을 크리에이터가 큐레이션해 종합선물세트처럼 팔로워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 크리에이터는 각자의 박스를 구성하면서 팬들과 소비자들을 위한 본인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굿즈를 함께 아이데이션해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지난 4월,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뷰티 크리에이터 ‘리수’의 취향을 담은 ‘리수박스’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리수박스’는 ‘리수와 함께 오늘도 예뻐지세요’라는 콘셉트로 리수가 직접 셀렉한 상품들과 아이데이션에 참여한 마스크 스트랩이 구성됐다. 

네이밍, 달바, 비오템, 아비브, 어뮤즈, 어웨어, 오드리앤영, 잉가, 천사연구소, 치카이치코까지 인기 브랜드들이 참여했으며, 스킨케어부터 각각의 퍼스널 컬러에 맞는 웜톤, 쿨톤 메이크업 제품들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리수박스는 유튜브 채널 ‘Leesu Blooming’의 구독자들에게 댓글을 통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소윤박스’, ‘된다박스’ 등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커밋박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리수박스를 시작으로 매월 새로운 크리에이터와 함께 다양한 주제로 ‘커밋박스’를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커밋박스’를 기획한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커머스팀 이진희 팀장은 “평소 크리에이터가 소개하는 상품을 함께 쓰고 경험을 나누는 구독자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 ‘커밋박스’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라며 “평소 관심있던 브랜드를 모아 한번에 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모든 박스가 매회 마감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 남의집 
남의집 '보이차' 모임 사진=남의집 홈페이지 캡처 

● 누구나 취향 공동체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플랫폼 '남의집' 

취향을 중심으로 한 모임은 포털의 카페 커뮤니티부터 형성되어 왔다. 이후 ‘트레바리’ 등 공통된 지적 취향을 중심으로 한 독서모임 플랫폼의 발전과 ‘클래스101’과 같은 재능 공유 플랫폼 등을 통해서 취향 공동체는 지속 성장해오고 있다. 

‘거실여행 플랫폼’ ‘남의집’은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떠나는 여행을 선사하는 서비스이다.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고, 함께 즐기거나 공유할 만한 취향에 맞춰 입장료를 내고 참여할 수도 있다. 

‘트레바리’나 ‘클래스101’과 같은 서비스가 호스트가 되는데 오랜 경험이나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면 ‘남의집’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조차 콘텐츠로 만들어 모임을 주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0년 동안 보이차와 함께 살고 배우고 사랑하면서 상처받은 마음과 몸을 치유한 경험을 나누고 싶은 호스트는 자신의 다도실에 20회가 넘게 사람들을 모았다. 맏며느리로 제사를 30년간 모시면서 정기적으로 친척 방문과 남편손님, 애들 친구들로 게스트 하우스 주인과 같이 지내오신 호스트는 ‘따뜻한 동네아줌마의 집밥과 수다로 소통하며 힐링하기’라는 모임을 열었다. 

사진 = 토스증권 이벤트 (토스증권 보도자료) 
사진 = 토스증권 이벤트 (토스증권 보도자료) 

● 기업도 취향 공동체의 핵심 플레이어, 토스증권 주식 1주 선물로 170만 계좌 개설 

지난해 부동산 상승과 주식시장에 동학개미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투자관련 신조어도 많이 등장했다. 부린이는 ‘부동산 +어린이’, 주린이는 ‘주식 + 어린이’, 금린이는 ‘금 투자 + 어린이’, 코린이는 ‘코인 + 어린이’ 등이다. 

투자 입문자들에게는 주식을 소유하는 경험과 낯설지 않은 UX 등이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하는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토스증권은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취향저격 마케팅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지난 4월 진행한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이다. 이벤트 기간 동안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전원에게 랜덤으로 국내주식 1주를 지급했다. 네이버,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대한항공 등 국내 주식 22개를 대상으로 랜덤 추첨을 통해 지급한다. 계좌만 개설하면 최소 2000원에서 최대 40만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 한주를 공짜로 받는 셈이다. 

단 5일간의 이벤트 기간 동안 토스증권은 무려 170만개의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단체 카톡방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로 이벤트 소식과 받은 주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보와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MZ세대의 특징과 최근 MZ세대에 주식을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들이 부쩍 증가한 것을 잘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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