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조용히 단종된 ‘햇복분자’의 전신 ‘진로 동의보감 복분자주’, 최근 상표등록

하이트진로가 2018년 9월 11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108465호)해 올해 5월 19일 등록(등록번호 제102114998호)받은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복분자주의 제조 방법’ 특허 등록사항. 그림=키프리스 캡처
하이트진로가 2018년 9월 11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108465호)해 올해 5월 19일 등록(등록번호 제102114998호)받은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복분자주의 제조 방법’ 특허 등록사항. 그림=키프리스 캡처

[비즈월드] 얼마 전 초복(7월 16일)이 지났다. 그리고 26일 중복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있는 속절(俗節)로 10일 간격으로 이어진다.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이라고 하고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고 해서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고 부르는데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를 '삼복더위'라 한다.

이 기간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관료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해 시원한 계곡에 들어가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때 우리 조상들은 더운 여름을 맞기 위해 기력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삼계탕 등을 먹었고 술로는 복분자주를 마셨다고 한다.

복분자(覆盆子)의 단어를 한자대로 직역하면 ‘(남자가) 요강을 엎는다’라는 뜻이다. 몸에 좋은 술 재료의 대명사가 된 복분자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인 복분자딸기의 열매를 말한다. 학명은 Rubus coreanus MIQ이다.

복분자딸기는 5월 내지 6월경에 꽃이 피고 7, 8월에 붉게 과실이 열리는데, 나중에는 검은 색으로 변한다. 복분자는 주로 우리나라 전북 고창 등 남부지방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복분자는 복분자 주스, 복분자즙 등으로도 섭취하고, 최근에는 요구르트나 요구와 함께 갈아서 스무디 등의 형태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복분자는 또한 과실주로도 제조된다.

최근에는 고품질 방향성이 부여된 복분자주(한국등록특허 제101208049호), 약재가 첨가된 복분자주 (한국등록특허 제100840825호) 등이 개발되기도 했다.

몸에 좋은 복분자를 활용한 술도 단점이 있다. 관능이 뛰어난 반면 숙취가 심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복분자주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최근 숙취의 원인이 되는 메탄올 함량을 줄여 마시기 좋도록 한 복주자주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즈월드 확인 결과 해당 특허는 2018년 9월 11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108465호)해 올해 5월 19일 등록(등록번호 제102114998호)받은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복분자주의 제조 방법’이라는 명칭이다.

하이트진로 발명자들은 이 특허에 대해 “본 발명은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복분자주의 제조 방법에 대한 것이다. 본 발명의 복분자주는 메탄올 함량이 저감되어 숙취 유발 정도가 저감되는 특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 특허는 하이트진로 연구진이 숙취 유발 물질이 저감된 복분자주에 대해 연구하던 중 우연하게 복분자주 제조 때 특정 성분을 이용하면 주요 숙취 유발 물질인 메탄올의 함량이 저감된 복분자주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본 발명을 완성했다고 한다.

제조 과정을 간단하게 서술하면 복분자를 갈아 여기에 카테킨, 녹차 추출물 및 갈릭산으로 구성되는 군으로부터 선택되는 하나 이상의 성분과 설탕을 첨가해 섞고 다시 효모를 첨가하면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녹차 추출물은 열수 추출해 분말형태로 만들어 놓고 카테킨 분해를 촉진하기 위해 녹차 추출물을 첨가 시 탄나아제를 함께 첨가하면 설탕 첨가 때 산화방지제로 메타중아황산칼륨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이전 발명들과는 다른 것이다.

하이트진로 연구진은 “이 발명의 복분자주는 일반적인 복분자주, 예컨대, 카테킨, 녹차 추출물 또는 갈릭산을 이용하지 않고 제조된 복분자주에 비하여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특징이 있다”면서 “본 발명의 복분자주에서 펙틴메틸에스터라제 활성이 일반적인 복분자주 예컨대, 카테킨, 녹차 추출물 또는 갈릭산을 이용하지 않고 제조된 복분자주에 비해 저감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메탄올 제거 공정이 없이 제조되어도, 메탄올 함량이 저감된 특징을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2월 출시된 '햇복분자' 제품 포스터.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2013년 2월 출시된 '햇복분자' 제품 포스터. 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주류 전문 제조·유통회사인 하이트진로가 복분자주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의보감 복분자’라는 이름으로 자양강장,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복분자 열매를 비롯해 산사, 구기자, 계피 등 각종 한약재를 첨가해 정통 레드와인 공법으로 만들어졌으며 출시 후 2012년 5월까지 총 620만병 이상이 판매됐다.

자사의 약재 복분자 발효기술로 만들어진 해당 제품은 2012년 6월 세계 4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2012 몽드셀렉션(Monde-Selection)'에서 와인부문 ‘금상(Gold Quality Award)’을 수상했다.

동의보감 복분자는 그동안 몽드셀렉션에서 블라인드 테스트, 주질 분석 등 엄격하면서도 과학적인 심사를 거쳐 2009년 와인부문 대상, 2010년 와인부문 금상, 2011년 와인부문 금상을 비롯 당시 4년 연속 금상 이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2011년에는 3년 연속 금상 이상 수상작에게만 주어지는 '최고품질대상(International high quality trophy)'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품질과 맛을 인정받았다.

하이트진로 측은 2013년 2월 이 제품의 이름을 '햇복분자'로 바꿔 리뉴얼 출시했다. 당해년도에 수확한 100% 국내산 햇복분자만 사용해 신선하며 맛의 변질이나 산화 없이 깊고 진한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통 레드와인 공법에 따라 복분자 과실 전체를 원료로 발효한 후 여과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향미가 풍부하며 복분자의 효능을 최적화 시켰다.

이 덕분에 리뉴얼 한 달 만에 1만5000병(1만3000상자)이 판매하는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소리소문 없이 시장에서 사라졌고 현재는 생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가 2019년 2월 26일 등록(등록번호 제401451417호)을 받은  ‘진로 동의보감 복분자주’라는 상표. 그림=키프리스 캡처
하이트진로가 2019년 2월 26일 등록(등록번호 제401451417호)을 받은 ‘진로 동의보감 복분자주’라는 상표. 그림=키프리스 캡처

이번 하이트진로의 복분자주 관련 특허 취득으로 다시 한번 복분자 관련 주류 상품이 이 회사에서 출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류업계에도 레트로(복고풍)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 측은 해당 특허가 출원 직전인 2017년 12월 22일에 이미 한 차례 이름을 바꿨던 ‘진로 동의보감 복분자주’라는 상표를 다시 출원했다.

이 상표는 2019년 2월 26일 등록(등록번호 제401451417호)을 받아 이런 회사 측의 움직임을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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