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 맞은 학령기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호흡기 감염병 재유행 우려돼
증세 흡사하나 바이러스별 치료법 상이…원인균 진단 ‘호흡기 감염 검사’ 눈길

[비즈월드] 최근 독감(인플루엔지) 유행이 한 풀 꺾였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며 방학 동안 완화된 독감의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또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 감염될 수 있는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유행도 우려되면서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의 준수는 물론 증세가 나타났을 때 원인균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검사가 주목되고 있다.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은 계절에 관계없이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육안상 감별이 어렵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새 학기 맞아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 유행 우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7주차(2월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수는 11.6명으로, 1월 첫째 주 정점(99.8명)을 찍은 후 6주 연속 감소했다. 다만 7∼18세 소아·청소년 환자가 1000명당 24.2명에 달했다.
대개 호흡기 감염병은 주로 실내에서 함께 공동 생활을 하는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한다. 이에 환자 수가 학기 중 늘어났다가 방학 기간 감소하고, 개학 후 다시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 수두와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도 학령기 아동청소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호흡기감염병이다. 특히 수두의 경우 전파력이 강해 단체 생활이 이뤄지는 개학 후 발생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두 환자 중 학령기 소아청소년 연령층이 68.3%를 차지했다. 유행선이하선염은 44.5%가 소아청소년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백일해도 마찬가지다. 유행 당시 전체 환자의 86.6%가 소아청소년층이었는데, 방학 직전까지 환자 수가 증가했다가 방학을 계기로 감소하는 양상이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지난해 표본감시에서 입원환자 가운데 소아청소년 비중이 55.7%였다. 올해 기준으로도 48.9%다.

현재 재유행이 우려되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질환이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한 비말로 전파되며,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이나 코 등을 만져도 감염될 수 있다.
보통 1~4일 잠복기를 거쳐 급격히 발현되며, 주요 증상으로는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기침,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이나 전신 증상은 보통 3~4일 동안 계속되고 기침과 인후통은 해열 후에도 수일 동안 이어질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핵산과 단백질 구성에 따라 A, B, C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A형이 가장 흔한 독감 원인 바이러스로 변이가 많아 전염성이 높고 겨울철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독감이 유행하며 전국 의료기관이 비상 상태를 맞이한 바 있다. B형은 A형에 비해 지역적으로 발생하며,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2월부터 4월까지는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경향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이 연중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영유아의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생후 6개월에서 2년 미만의 영유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
초기에 콧물, 기침, 재채기, 미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중증 호흡기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hMPV(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역시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고, 주로 영유아, 노인, 면역저하자 등에게 발병하며 중증 폐렴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이 외에도 보카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개학 후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학령기 소아청소년들은 지금이라도 인플루엔자,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등 적기 백신 접종”을 권고하며 “10일 앞으로 다가온 개학 이후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외출 전·후 손씻기, 기침예절, 호흡기 증상 때 마스크 착용,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을 각별히 준수하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확한 원인균 진단이 가능한 ‘호흡기 감염 검사’ 주목
호흡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임상적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증상이 유사하기에 단순 감기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또 각각의 원인 바이러스마다 전파력과 중증도가 다르고 치료법도 상이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균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최근에는 한 번의 검사로 다수의 병원체를 동시에 검출해 19종의 호흡기 바이러스와 6종의 폐렴 원인균을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호흡기 감염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호흡기 감염 검사는 수검자의 객담, 구인두 및 비인두 도말물에서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PCR) 장비를 이용해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한다.
라이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보카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9종의 호흡기 바이러스와 함께 마이코플라스마 뉴모니아, 레지오넬라 뉴모필라 등 6종의 폐렴 원인균까지 한 번에 검출할 수 있다.
해당 검사는 다양한 바이러스 원인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다양한 감염원 선별검사에 효과적이며,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감염병을 정확하게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적절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또 초기의 병원체별 적절한 치료는 유병기간 단축으로 이어져, 빠른 치유와 심각해질 수 있는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A,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독감으로 인한 폐렴 사망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조기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