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초당 40만원, 38분 동안 매출 9억2000만원 매출.’

현대홈쇼핑이 올해 새롭게 론칭한 패션 자체브랜드(PB)인 ‘머티리얼랩’이 지난 5월 1일 TV홈쇼핑 판매 방송에서 올린 실적이다. 

이런 판매고를 올린 상품은 화려한 패턴이나 디자인 없는 ‘무지(無地) 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타깃 시청자와 트렌드 분석에 기반한 상품 기획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PB로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현대홈쇼핑 측은 머티리얼랩의 다채로운 신상품을 본격 출시하며 가을/겨울(F/W) 시즌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머티리얼랩 상품 품목을 14개까지 확대해 지난 28일 오전부터 F/W 판매 방송을 시작했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지난 5~6월 봄‧여름(SS) 시즌에 맞춰 4차례에 걸쳐 머티리얼랩 TV홈쇼핑 생방송을 했다. 

당시 1~4차 방송 모두 매진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은 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초 목표 매출의 2배 이상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이번 현대홈쇼핑 봄/여름(S/S) 시즌 타 패션 브랜드 생방송 매출에 비해 최대 2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지선 현대홈쇼핑 패션랩(Lab) 책임은 “TV홈쇼핑 주요 고객인 5060 이상 여성은 화려한 패턴과 색감, 우아한 분위기의 패션을 선호한다는 일반적인 업계 시각에서 벗어나 브랜드 기획에 들어갔다”면서 “젊고 활력 넘치는 ‘영시니어’를 중심으로 스타일리시한 아이템과 매칭이 쉬운 미니멀한 디자인에 기능과 품질도 중요시하는 흐름이 보여 기본 티셔츠에 고급 소재를 적용하는 아예 새로운 PB 기획으로 대응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호실적은 속도감 있는 기획과 브랜드 론칭은 PB 개발에만 주력할 수 있는 조직환경 덕분에 가능했다고 한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패션부문 PB 개발과 단독 라이선스브랜드(LB) 발굴 전담 조직인 패션랩을 신설했다. 기존 패션 PB인 ‘라씨엔토’에 더해 경쟁력 있는 PB를 추가 론칭하기 위해 전문성을 높이고 기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다.

패션랩에선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신규 PB 론칭 작업에 착수해 약 4개월 동안 MD(상품기획자)들이 직접 국내외 명품부터 티셔츠까지 원단 조사, 패턴 분석, 디자인 연구 등을 거듭한 끝에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머티리얼랩을 선보였다. 

특히 5060 영시니어 선호도를 반영해 올해 S/S 시즌 시그니처 상품으로 기자(GIZA) 코튼을 100% 적용한 3종 무지 반소매 티셔츠(총 9만9,000원)를 앞세웠다.

기자 코튼 100% 무지 반소매 티셔츠는 최고 면화 산지로 꼽히는 이집트 나일강 상류 기자 지역에서 나고 자라 ‘나일강의 보석’이라 불리는 기자 코튼을 사용해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과 쾌적한 통기성, 고급스러운 광택감이 두드러지며 은은한 색감만 입혀 스타일링이 편한 게 특징이다. 수수료 등 중간 유통 비용이 없는 PB 상품이어서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실제로 지난 5월 1일 머티리얼랩 론칭 방송에서 기자 코튼 3종 티셔츠는 방송 시간 총 38분 동안 9300여 건의 주문이 몰려 9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6월 2일 진행한 3차 방송에선 방송 시작 30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고, 6월 12일 4차 방송은 이른 더위를 감안해 당초 계획보다 방송 날짜를 일주일 앞당겨 잔여 초도물량 매진에 성공했다. 4차례의 방송을 5060 여성 시청률이 가장 높은 오전 8시와 오후 8시대에만 전략적으로 편성해 판매 효율도 높였다는 것이다.

현대홈쇼핑 측은 고객 수요 분석에 기반해 F/W 시즌에는 기자 코튼을 100% 사용한 롱슬리브 3종 티셔츠를 비롯해 가디건과 후드니트 풀오버 등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혜연 현대홈쇼핑 패션사업부 상무는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PB를 포함한 단독 패션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0% 상승하면서 직접 기획하는 상품의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고물가 상황이 계속돼 올해에도 ‘가성비’ 상품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차별화된 PB로 대응하며 패션 트렌드 선도 기업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