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신한라이프가 보험 업계 최초로 지배구조 등급 'A+' 등급을 획득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계약직 확대 등 다양성 부문에서 한계점도 드러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주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추진해 온 ESG 전략과 활동을 담은 '2023 ESG성과보고서'를 발간했다.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그룹의 2050 탄소중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와 연계해 성공적인 ESG 전략을 실천해왔다. 그 배경에는 치밀한 ESG 전략과 조직 구성으로 쌓아올린 '시스템'이 있다.
◆ 그룹 성장 목표 '2050 탄소중립' 한걸음…자리 잡는 ESG 조직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2년 ESG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사 차원의 ESG 실행력을 강화했다. ESG위원회 산하에 ESG실무협의회를 배치해 현안 대응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만 6차례 ESG 위원회를 개최했으며 위원회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개발과 디지털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점검, 사회공헌활동 계획 등을 담당했다.
신한라이프는 주요 글로벌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해 신뢰성·전문성을 강화했다. 지난 2020년 2월 국내 생명보험 업계 최초로 UN 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가 선포한 '보험권 지속가능보험원칙(PSI)'에 가입했고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조성에도 함께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한라이프가 '이중 중대성 평가'를 도입해 자사의 ESG 실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 분석과 동종업계 벤치마킹, ESG 관련 표준을 참고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선정된 주요 이슈는 디지털·소비자보호·보안·건전 지배구조·윤리준법 강화·친환경경영·지역사회 공헌 등 7가지다.
◆ 전기차 전환·REC 구매 등 '탄소 중립' 전력…혁신·포용금융까지
ESG 관련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지점은 '탄소 감축'이다. 교토의정서 등 기후 국제 협약을 기점으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책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환경경영체계 최고 레벨 국제표준 'ISO14001'을 바탕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는 한국동서발전과 협약을 맺어 REC(재생에너지인증서)를 구매하고 한국 전력 녹색프리미엄 입찰에 참여해 내부 탄소배출량 6881톤(t)을 줄였다. 자사 법인차도 오는 2030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며 신한L타워의 친환경 건축물(LEED) 인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LEED 인증을 획득한 생명보험사는 KB라이프생명이 유일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2050 탄소중립과 디지털 RE100 달성이다. 모든 관리는 금융그룹 주관 'ESG 리스크 관리 체계' 아래서 이뤄진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화석연료 익스포져(노출량)은 지난 2022년 대비 11% 줄었고 연도별 ESG 투자 잔액은 연평균 22%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업계 어려운 상황과 관계 없이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혁신그룹과 ICT그룹을 통합해 만든 'DX 그룹' 중심으로 디지털 접근성을 높인 것이 그 시작이다.
예를 들어 해당 조직이 만든 '선심사 프로그램'의 경우 심사 시간과 오심사를 줄여 고객 편의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보험사기 예방전략 기술인 '웹크롤링'을 고도화해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끔 유도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금융권 최초(2015년) 출범한 액셀러레이팅(스타트업 성장) 프로그램과 금융취약계층 상품 판매,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와 치매보험 대리 청구인 독려 등을 이어가며 보험사로서의 역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신한라이프는 취약계층을 위한 '임직원 봉사활동'이 꾸준하다는 점에서 특출나다. 지난해 누적 봉사시간만 1만5694시간에 달하며 굵직한 봉사건만 해도 26건이다.

◆ 이사회 전문성·독립성 강화해 '지배구조' 호평 받아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금융사 지배구조 평가에서 보험업계 최초로 'A+' 등급을 획득했다. 이사회 중심의 ESG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독립성·다양성 확보를 노력해 온 점을 인정받았다.
신한라이프의 이사회는 6명 중 4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사내이사를 이사회에 꽂아 지배력을 강화하는 일부 기업과 차별화된다.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금융·경영·경제·법률·회계·소비자보호·정보기술 등 분야에서 특출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신한라이프는 이사 선출에 대한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후보 자신이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조치한다는 설명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위험관리위원회·보수위원회·ESG위원회 총 5개 이사회 위원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배구조 확립에 중요한 윤리·준법체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사회-대표이사 산하에 내부통제 위원회를 설립해 자금세탁·횡령·불완전판매 등을 방지하고 있다. CEO 직속 독립조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최고책임자(CCO)'도 설립돼 상품·판매 과정에서 민원 관리와 금융사기방지, 완전판매 독려 등에 힘쓰고 있다.
◆ 계약직 확대·여성 임직원 비율 한계도
다만 지난해 ESG 성과 면에서 한계점도 여럿 드러나 눈길을 끈다. 물론 해당 사항을 아예 공시하지 않는 기업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참작할 만한 부분은 있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임직원 다양성은 확보되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여성임직원비율은 여성 경영진 1명에 남성 경영진 22명 수준으로 지난 2022년과 비슷하다. 장애인 직원 수도 지난해 기준 전체 1625명 중 겨우 6명으로 의무고용률(3.1%)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계약직 임직원 수가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22년 3명에서 지난해 151명으로 늘었다. 반면 동기간 정규직 인원 수는 1614명에서 1474명으로 소폭 줄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소통하며 선진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진정성을 담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 속에서 지속성장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