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 금융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면서 금융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환경' 분야에서 금융 회사들의 전략과 이행 목표와 더불어 구체적 사례들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그룹은 2050년까지 내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삼고 생물 다양성 지원, 포트폴리오 재편 등 다양한 ESG 환경 관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발간한 하나금융그룹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2050년까지 내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삼고 생물 다양성 지원, 포트폴리오 재편 등 다양한 ESG 환경 관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발간한 하나금융그룹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8월 기후 변화를 비롯한 ESG 성과를 담은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대 성과 중 하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ESG 평가 은행산업 부문 전 세계 1위 달성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지난해 전체 환경 분야 성과는 총 950억원이다. 거버넌스 분야 간접 성과 2조8263억원, 사회 분야 9442억원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전년(390억원) 대비 143.5% 증가했다. 지난해~올해 들어 하나금융의 ESG 성과가 두드러진 셈이다.

◆ 금융그룹 중 돋보이는 '녹색 금융' 목표… 꼼꼼히 다가간다

하나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녹색·지속가능 금융 60조원을 지원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전략을 세우고 실천 중이다. 신한금융이 30조원, KB금융이 50조원을 목표로 삼은 데 비교해 높은 수치다.

하나금융의 목표는 지난 2021년 세워진 것으로 아직 이행 초기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ESG 채권에 25조원, 여신 25조원, 투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3년 목표는 SBTi 목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활동, 포트폴리오 탄소배출 감축 등이다. 

하나금융은 무리한 목표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차근차근 프로세스를 밟아 나가고 있다. 지난 7월 환경·사회 리스크를 반영하기 위해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를 개정했다. 생물다양성 이슈를 다루고 모호한 ESG 실천 기준을 명료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생물다양성 이슈는 하나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과 함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분야 중 하나다. 생물다양성 이니셔티브 TNFD·PBAF에 참여했고 국내 30여개 기관과 '생물다양성 지원'도 약속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 5월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태평양 라운드테이블에서 아태 지역 생물다양성 분야 투자 확대에 앞장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꿀벌농장 조성과 양봉가 육성 등 하나금융의 실제 실천 사례도 있다.

하나금융의 ESG 성과에서 또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ESG 채권 발행이다. 하나금융은 지속가능성 채권 발행 가이드라인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얻어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이자 국내 전체 기업 중 두 번째로 무디스로부터 'SQS2(우수)'의 지속가능성 품질 스코어를 부여받았다. 

◆ 하나금융, 중요 두 사업 '인천 청라 금융타운' '탄소배출권'

하나금융그룹의 미래 산업 두 가지를 꼽아보자면 인천청라 금융타운 조성과 하나증권의 탄소배출권 사업을 들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오는 2025년을 완공을 목표로 인천시 청라에서 HQ(헤드쿼터)와 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ESG와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하나금융은 사람·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헤드쿼터 건물은 친환경 자재와 고효율 인증 전기 자재를 활용해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와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 DALI 시스템(스스로 실내조명 밝기를 조절하는 조명 전력 절감 장치) 등을 도입해 녹색건축 '최우수 등급'에 오르기도 했다.

통합데이터센터는 친환경 데이터 센터 관리 기준인 PUE(전력효율지수)를 준수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소를 16대 신설해 직원들의 전기차 이용을 독려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하나금융 HQ는 중국 디자인 혁신 어워드 '2022-2023 9th CREDAWARD'에서 '퓨처 프로젝트' 부문 1위에 선정됐다.

하나증권은 탄소배출권 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 CIX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탄소감축의무가 없는 기업이나 기관 등이 환경 보호와 ESG강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하나증권은 업계 최초 '해외 탄소배출권 획득'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실제로 자발적 배출권 시장 중개업무를 개시하고 방글라데시 태양광 활용 정수 시설 보급사업으로 약 94만t(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 환경 분야에서도 '글로벌' 공조… 전 ESG 부회장 면모 두각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르네 반 헬 지속가능개발 대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녹색금융 투자 참여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르네 반 헬 지속가능개발 대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녹색금융 투자 참여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함 회장은 지난 6일 네덜란드 헤이그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르네 반 헬 지속가능개발 대사와 녹색금융 투자 참여 등을 논의했다. 은행권 탄소중립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자산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 감축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번 IR(해외홍보)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함 회장의 ESG 홍보와 경영 소개가 이어진 바 있다. 함 회장은 회장직을 맡기 전 ESG총괄부회장을 맡을 만큼 ESG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글로벌 공조의 강점은 성공사례를 탐문하고 글로벌 투자 유치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네덜란드 투자 참여 건은 개발도상국 투자 프로그램 참여 등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네덜란드 측은 하나금융이 한국 금융권 최초로 'K-택소노미(K-Taxonomy)'를 전산화 한 점을 높게 샀다.

이 점에서 함 회장이 올해 초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 선언한 점을 돌이켜볼 만하다. 해당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영업 능력에서도 1순위를 차지해야 하지만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ESG 분야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숙제도 같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그룹 ESG 기획팀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의 ESG는) 양적성장을 넘어 질적으로도 다방면에서 고른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주주, 고객, 회사가 함께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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