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과 마음 치유할 수 있는 자연주의 여행에 안성맞춤인 여행지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발걸음 속도를 즐기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

[비즈월드] 어느덧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산과 들 그리고 강에는 녹음이 가득 넘치고 있다. 1월부터 6월까지 달려온 몸을 조금은 쉬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시기다. 더욱이 소음 가득한 도심을 떠나 조용한 자연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장소를 꿈꾸게 된다.
바로 익산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자연주의 여행에 안성맞춤인 여행지다. 대부분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등 백제와 관련된 장소만 알려져 있지만, 익산에는 가족여행과 힐링을 위한 여행지가 많다. 특히 한강, 낙동강에 이어 우리나라 3대 강인 금강이 흐르고 있는 익산은 생태습지와 걷기길, 자전거길 그리고 캠핑장과 농어촌 체험 휴양마을 등의 휴식을 위한 장소도 산재해 있다.
그중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언택트 관광’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알려진 여행지인 용안생태공원이 익산에 있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최초로 선정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인 ‘눈치보지마시개 길’에도 선정된 여행지다.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약 67만㎡ 규모의 생태습지로 나무데크로 잘 조성이 되어 있고, 나비광장‧풍뎅이광장‧조류전망대‧식물관찰원‧야회학습장 등이 조성돼 있다. 또 금강과 접하고 있는 산책로는 비단 폭처럼 반짝이면서 느릿하게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며 산책도 하고 느릿느릿 쉬어갈 수 있는 조망 쉼터가 잘 구성되어 있다.
용안생태공원은 아침 일찍 아침이슬이 사라지기 전 또는 오후 늦게 산책을 시작해 저녁노을과 함께 산책 혹은 자전거 타기를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돌아보면 좋다. 특히 자전거 길의 경우 금강 하굿둑을 출발해 금강을 따라 청주 대청호까지 이어져 있어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생태공원을 탐방하기 위한 시작점은 바로 성당포구 마을이다. 성당포구마을 4㎞ 길이의 바람개비 길을 통과해 용안생태공원으로 진입하면 제일 먼저 넓이에 놀라게 되고, 잘 가꿔진 구역마다 쉬어가고 싶게 만든다. 특히 꽃 위를 날아다니는 하얀 나비들을 만나면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다.
성당포구 마을에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독채 펜션 6실을 운영 중이고,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깡통열차 타기, 바람개비 만들기, 자전거 타기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성당포구 마을의 젊은 이장이 운전하는 깡통열차를 타고 1시간여 동안 생태습지를 둘러볼 수 있는데, 이곳 명물인 깡통열차를 기가 막히게 운전하며 구수한 멘트로 탑승객들에게 즐거움과 습지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용안생태습지는 도심에서 들려오던 소음 대신 바람소리, 풀잎소리, 개구리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고즈넉하고 평화롭게 속삭여 준다.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발걸음 속도를 즐기며 여유롭게 광활한 자연을 탐험하면 된다.
또 금강이 흐르는 강둑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가 햇볕에 반짝이는 금강의 물결을 감상하고, 일품인 금강의 저녁노을을 감상하고 있으면 지친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익산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자연주의 여행지는 서해 낙조 5선 중 하나가 바로 익산 금강 웅포곰개나루의 일몰이다. 웅포곰개나루 일몰은 넓은 금강 위로 지는 해의 긴 그림자가 강물에 비치면 환상적인 그림이 연출된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달리 강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정취가 있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한데 이곳 웅포곰개나루 인근에 농촌체험마을 산들강웅포마을이 있다. 산들강웅포마에 숙소를 정하고 일몰 시각 이전까지 이곳의 프로그램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웅포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금강을 달리다가 저녁노을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산들강웅포마을에서는 넓은 평야를 이불 삼에 고즈넉한 하루 혹은 알찬 체험프로그램을 즐기며 시골 마을의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농촌체험관광은 일상탈출과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곳 웅포마을은 전국 체험마을 중 수위를 다투는 곳이다.
웅포마을은 익산 서북부의 웅포면의 넓은 들판 한가운데 있다. 북(北)으로는 금강, 서(西)로는 옥구평야, 남(南)쪽은 만경강을 경계로 김제평야와 가까이하고 있다. 잠시 마을 길 건너에서 마을을 둘러보면 넓은 평야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산들강웅포마을은 2007년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의해 만들어진 곳으로 최근 새롭게 지어진 본관 건물과 별채, 바비큐장, 다목적구장 등이 있고, 소규모의 로컬푸드 홍보관이 위치해 있다. 홍보관은 지역 농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블루베리‧자색고구마 등 지역 특산품과 아로니아 분말‧수제초코파이 등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한다. 또 카페도 겸하고 있어 체험객들에게 커피‧음료‧아이스크림 등도 판매하고 있다.
산들강웅포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특산물인 블루베리가 든 바구니를 들고 있는 곰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조형물은 지명인 웅포와 연관이 있다고 이곳 관리자가 설명한다. 웅포의 원래 뜻은 ‘큰 포구’이지만 순우리말인 '곰개'를 한자 표기하는 과정에서 '곰 웅(熊)'이 들어간 것으로 본관 건물 벽에 곰과 관련된 설화가 적혀있어 재미로 읽어 볼 만하다.
산들강웅포마을의 숙박시설은 방 내부를 편백나무로 꾸미고 벽지는 한지로 붙여 친환경적이면서 고급스럽다. 또 이불과 침대도 최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어서 매우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웅포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식생활 6가지, 일반체험 7가지, 농사현장 체험이 있고, 마을을 기점으로 입점리 고분, 최북단 녹차밭, 황포돛배, 곰개나루, 웅포골프장, 숭림사, 웅포문화체육센터 등이 인근에 있어 둘러보기 좋은 위치다.
또 금강을 옆으로 두고 웅포대교와 곰개나루 덕양정의 가운데 위치해 걷기와 자전거 등을 이용한 가벼운 산책도 좋은 위치에 있다. 방문 당일 하늘에 구름이 많아 덕양정에서 일몰을 볼 수 없어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익산 일정의 마지막으로는 황등면에 위치한 아가폐정양원의 정원을 거닐어 보기를 권한다. 지금쯤이면 메타세콰이아 나무의 잎들이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줄 시기다.
아가폐정양원은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1970년 고 서정수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폐정양원을 설립했고, 시설 내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자연친화적 수목 공원을 조성하면서 꾸며진 개인 정원이었다. 이를 지난해 3월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만나 볼 수 있게 된 비밀의 정원이다.
메타세콰이아를 중심으로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수목 17종, 1416주가 식재되어 있다. 또 계절마다 수선화, 튤립, 목련, 양귀비, 백일홍 등이 피어 자태를 뽐내는 곳이다. 정양원 입구를 들어서 정원으로 들어서면 깊은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숲속을 조용히 걸으면서 말을 아끼고 귀를 열어 주변 소리에 집중하면서 걷다 보면 숲 멍에 빠지게 된다.
한참을 걷다가 메타세콰이아 나무 군락지에 도착하면 고개를 들어 나무를 올려다보게 된다. 그리고 한참을 나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사진이 한가득이다.
익산을 여행하게 되면 반드시 금강을 봐야만 한다. 금강에 잠시라도 머물면서 금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반짝이는 물결 그리고 금강에 어리는 저녁노을까지 모두 마음에 가득 담아야 아쉬움이 없다. 금강에서의 추억으로 다시 힘을 내어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