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2030년까지 환경 ESG에 ‘153조’ 투자 계획
친환경 기술 개발 등 환경 사업 통해 플라스틱 자원 순환 경제 구축

기존 알류미늄 증착된 포장재(왼쪽)와 SR테크노팩 GB-8 적용된 포장재. 사진=SR테크노팩
기존 알류미늄 증착된 포장재(왼쪽)와 SR테크노팩 GB-8 적용된 포장재. 사진=SR테크노팩

[비즈월드]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가 된 ‘ESG’.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이 단어는 2022년에도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SG는 지속가능 기업으로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며,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되면서 지구 환경을 위한 ESG경영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K-기업 ESG 백서’에 따르면 30대 그룹이 올해 발표한 환경분야 ESG 관련 투자 계획은 2030년까지 총 153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반영해 국내 기업들은 탄소저감 공장, 친환경 기술개발 등 환경 사업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자원 순환 구축을 위한 국내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돋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가 별도의 분리배출을 하지 않아도 재활용이 되는 친환경 포장 소재부터 6개월 내에 자연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까지 다양한 녹색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게 친환경 포장 솔루션을 공급하며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SR테크노팩(대표 조홍로)의 경우 친환경 산소차단 코팅 필름 GB-8, GB-9 개발로 식품기업의 ESG경영 실천에 기여하고 있다.

GB-8 기술은 산소 차단 효과가 뛰어난 폴리비닐알콜(PVOH)에 특수 기술로 보완한 코팅액 형태로, 산소차단이 필요한 물질에 도포 코팅하면 그 자체로 고차단성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산소차단 필름보다 3배 이상 산소차단 효과가 있으며 코팅량 증가에 따라 초고차단성 효과를 갖췄다. 기존 수입산인 EVOH 필름을 GB-8으로 바꿔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친환경성도 뛰어나다. 이종(異種) 재료가 복합적으로 쓰인 기존 포장 용기가 ‘Other’로 분류돼 폐기됐던 것과 달리 GB-8이 적용된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은 소비자가 분리배출를 하지 않아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 개발에 성공한 GB-9은 GB-8 보다 고온내수성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130℃에서 60분간 열을 가해도 산소차단성이 유지돼 레토르트 식품 포장재에 적합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 GB-8과 동일하게 재활용 검사 때 단일 소재로 분석돼 소비자가 별도로 분리 배출하지 않아도 재활용된다.

SR테크노팩의 친환경 산소차단 코팅 필름은 국내외 식음료 기업인 푸르밀, 서울우유, 스타벅스, 네슬레 말레이시아 등 7개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포장 폐기물이 급증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커지고 소비자들의 가치소비가 증가하면서 SR테크노팩의 친환경 포장재의 공급량이 계속 증가해 GB-8 매출액은 전년도 매출액 기준 2배 상승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조홍로 SR테크노팩 대표이사는 “환경을 위한 ESG 경영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지구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무림-한국콜마가 개발한 네오CCP R30으로 만든 친환경 화장품 포장재. 사진=무림
무림-한국콜마가 개발한 네오CCP R30으로 만든 친환경 화장품 포장재. 사진=무림

화장품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무림과 한국콜마는 지난해 7월 MOU 체결 이후 4개월만에 재생펄프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 용지 ‘네오CCP R30’을 개발해 화장품 포장재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키지 용지들은 높은 강도, 뛰어난 색 재현성이 관건이다. 이번에 무림과 한국콜마가 공동으로 개발한 네오CCP R30은 무림의 고급 패키지 용지 네오CCP에 재활용 원료를 접목해 강도와 색 재현성, 친환경성까지 강화했다. 사용 후 버려진 종이를 활용한 재생펄프를 사용했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성을 높였고 불필요한 낭비까지 최소화했다. 

무림과 한국콜마 측은 네오CCP R30을 활용한 제품 패키지에 친환경 정보를 기재해 소비자들에게 포장까지 착한 ‘클린뷰티’ 제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무림이 생산한 펄프에서 나오는 천연 소재 ‘나노셀룰로오스’를 화장품 제조 원료에 적용하는 연구 개발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에는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SK종합화학과 함께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 개발에 성공했다. PBAT는 사용 후 땅에 매립하면 제품의 90% 이상이 6개월 안에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첨단 소재이다.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농업용 비닐, 일회용 봉투, 어망 등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이 묻어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폐플라스틱도 자연 분해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LG생활건강과 롯데알미늄과 함께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필름(PCR PET 필름)’을 개발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필름은 LG생활건강과 롯데알미늄에서 출시하는 생활용품, 식품용기의 포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 오리진 머티리얼스(Origin Materials)와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가 보유한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친환경 플라스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비즈월드=정재훈 기자 / jungjh@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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