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체온 유지치료'로 신경과 뇌 손상 최소화 해

[비즈월드] 지난 2020년 7월 29일 방영을 시작해 그해 9월 23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악의 꽃'에서는 특별한 치료법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바로 '저체온치료'이다. 그렇다면 저체온치료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당시 이 드라마 6화에서는 주인공인 백희성(이준기 분)이 저체온치료를 받고 깨어나는 장면이 나온다. 살인마에 납치된 백희성이 물에 빠져 급성 심정지가 온 상황에서 의료진이 그에게 저체온치료를 진행하는 내용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체온치료는 현실에서도 쓰이는 치료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저체온치료는 정확히 '목표체온 유지치료(Targeted Temperature Management, TTM)'라 불리며 '치료적 체온조절요법'이라고 말한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심부체온(내부 장기나 근육에서의 체온)을 낮춰 신경과 뇌 손상을 최소화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심정지 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저체온치료가 이용된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저체온치료를 언급했다. 이들은 심정지로부터 자발순환 회복이 됐으나 혼수상태인 환자에게 32~36℃의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최소 24시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KCDC)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발표한 '2015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전문가용)'을 보면 AHA와 같은 내용이 올라와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소아환자의 심정지 후 치료 과정에서도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고려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저체온치료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 치료 ▲뇌압 조절과 부종 조절 ▲외상성 뇌손상환자 치료 등에서도 저체온치료가 사용되고 있고 고열의 중증응급질환자에도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적용하는 의료진이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환자에도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경우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열과 과잉 전신대사를 낮춰 심장·호흡기계 부담을 줄이고 발열과 전신 염증 반응의 상승 작용을 중단시켜 코로나19 진행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체온치료가 드라마에서 나오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직 활용도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면서 그 쓰임새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