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지난 6월 르노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이하 세닉 E-Tech)이 국내 첫선을 보였고, 이때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차량의 우수성을 봤다. 다만 당시 장거리에서 얼마만큼의 성능을 보일지 의문이 있어 400㎞ 이상의 장거리 시승을 진행했다.
장거리 시승결과 세닉은 최고 전비 6.4㎞/㎾h에 1회 충전시 608㎞까지 주행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유럽에서 단련된 세닉의 장거리 주행성능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강원도의 옛길을 달리는데 거침이 없었고, 우천 상황에서도 노면을 잘 타면서도 깔끔한 주행을 선보였다.

◆ 최종 444.7㎞ 주행, 평균 전비 5.9㎞/㎾h…최고 전비 6.4㎞/㎾h
세닉 E-Tech는 경쾌한 주행이 매력인 차량이다. 최소 1855㎏, 최대 1915㎏의 비교적 가벼운 공차 중량에 최고 출력 160㎾(218마력), 최대 토크 300Nm의 전기 모터를 채택해 출발부터 고속 주행까지 전 영역에서 민첩하면서도 여유 있는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7.9초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할 수 있어 순발력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성과 탄력 있는 가속을 통해 시승에서 균형 잡힌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시승에서는 장거리 전비를 기준으로 한 시승에서도 전비 효율과 함께 퍼포먼스를 잘 보여줬다.

세닉 E-Tech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87㎾h 용량의 대형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60㎞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130㎾ 급속 충전기 사용 시 약 3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시승에서 최종 주행거리 444.7㎞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평균 전비 5.9㎞/㎾h에, 최고 전비 6.4㎞/㎾h를 기록했다. 최고 전비 기준 608㎞의 거리를 1회 충전으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계기판에 표시됐다. 이는 정부고시 전비 보다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평균 전비인 5.9㎞/㎾h 경우에 570㎞ 이상의 주행이 가능해 그동안 전기차에서 가장 아쉬웠던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 차량의 주행 습관에 따른 전비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10년 또는 16만㎞까지 배터리 보증을 제공한다. 이는 장기간 사용에도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한 우려 없이 일관된 주행 품질에 대한 회사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기본 적용한 히트 펌프 시스템으로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현상을 최소화해 계절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장거리 주행을 실현한다고 설명한다.

◆ 펀안함과 안정성 중심 주행성능…‘전기차 답지 않은 부드러운 승차감’
세닉 E-Tech는 전장 4470㎜, 전폭 1865㎜이 경쟁 차종보다 다소 작은 감이 있지만, 2785㎜의 긴 휠베이스로 충분한 실내 거주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도심주행에 유리하다. 회전 직경은 10.9m고, 롤링 각도는 0.4°에 불과해 민첩성과 승차감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세닉 E-Tech의 장점 중 하나는 조향비가 경쟁 차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2대 1로 설정되어 세단과 동일한 수준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lock to lock)가 2.34 회전에 불과해 조작 거리가 짧고 직관적이며, 좁은 공간에서도 민첩한 조작이 가능하다.

또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과 병렬식 멀티 링크 리어 액슬(Parallel Link multi-link rear axle)을 결합해 안정적인 핸들링과 함께 정밀한 조향 성능도 제공한다.
세닉 E-Tech는 긴 휠베이스와 넓은 트레드, 정교하게 조율한 서스펜션 스프링 세팅 등이 주행에서 SUV이지만 세단과 같은 간결하고 재빠른 차체의 거동을 보여준다. 또 골목에서의 방향 전환, 유턴, 주차 등 일상 운전에서도 운전자에게 여유와 안정감을 제공한다.

신차는 고속주행과 코너링 등에서 흔들림이 억제되어 있었고, 코너링 안정성과 고속 주행에서 차체 균형감이 눈에 띄게 좋았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나 와인딩 도로에서 2열 탑승자에게 안정감을 주어 편안함 제공과 피로감 감소로 가족의 장거리 여행에도 좋은 차량으로 보인다.
◆ 세닉 E-Tech를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멀티센스와 원페달 드라이빙’
세닉 E-Tech에서 눈여겨볼 기능으로 멀티센스 설정을 꼽을 수 있다.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에코(Eco), 페르소(Perso) 각 모드는 실내 조명, 실내 온도, 화면 색상, 운전석 착좌감 같은 감성 요소에 스티어링 휠 저항, 파워트레인 설정, 페달 응답성 등 주행 측면을 결합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

컴포트 모드는 표준 차량 설정을 사용해 편안함과 역동성을 모두 고려한 최상의 승차감을 제공하며 표준적인 주행거리를 가진다. 이어 스포츠 모드는 전기 모터의 반응성을 높여주며 스티어링 반응이 더욱 빠르고 예민해져 다이내믹한 주행에 사용되지만, 주행거리가 모드 중 가장 짧다.
에코 모드는 에너지 절약에 중점을 둬 소비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전기 모터와 난방 수준을 관리해 에어컨의 강도를 줄이는 등 전비가 소비되는 부분을 줄이고, 가속 페달의 반응도 느리게 해 급가속과 급출발 등을 방지해 모드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페르소 모드는 전기 모터의 반응성을 포함한 주행 구성 요소를 사용자가 구성할 수 있는 모드다.

이 중에서 시내에서는 에코 모드, 평상주행에서는 컴포트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 봤는데 각 모드마다 다른 색상과 설정으로 운전에 재미를 주었다. 더욱이 에코 모드에서는 최고의 전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세닉 E-Tech의 편리 및 재미 요소로 회생제동 시스템과 원페달 드라이빙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숙달되기 전에 회생제동 시스템과 원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는 순간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과 멀미가 올 수도 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감속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배터리에 다시 저장해 이후 가속 시 다시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세닉 E-Tech는 이 회생 제동의 강도를 스티어링 휠 뒤쪽 좌우의 패들 시프트 레버로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고, 최고 단계인 5단계를 설정하면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 주행 환경이나 운전자 성향에 따라 감속 반응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은 전기차 전용 기능으로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감속과 정지까지 제어할 수 있는 주행 기능이다. 원페달은 도심 구간처럼 제동이 잦은 환경에서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용에 숙달되기 전까지 울컥거림 그리고 완전 정지 시에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습관까지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원페달 드라이빙에 익숙해지면 주행 중 가속폐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운전이 더욱 직관적이 된다. 그리고 고속주행 중 페달에서 힘을 조금 빼는 것만으로도 제동되는 등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국도 구간 주행 중 코너링이 많은 구간에서 가속 페달에서 살짝 힘을 빼는 것만으로도 제동이 되어 브레이크를 별도로 작동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처음에는 숙달되지 않아 울컥거리는 것이 말을 타는 듯했지만 익숙해지면서 원페달 드라이빙의 장점을 몸으로 체감하게 됐다.

르노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서울-부산을 거뜬히 주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더욱이 세닉 E-Tech는 퍼포먼스보다는 안정성과 편안함 중심의 주행성능을 가지고 있어 패밀리카, 출퇴근용, 장거리 운전 등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전기 SUV라 할 수 있다.
더욱이 10월에는 최대 420여만원의 지원금 등으로 보조금을 적용하면 3750여만원부터 차량을 구입가능해 소비자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체종합평가>
총 평 : ★★★★★
디자인 : ★★★★★
N.V.H. : ★★★★★
활용도 : ★★★★★
승차감 : ★★★★★
주행성능 : ★★★★★
파워트레인 : ★★★★★
첨단안전‧편의장치 : ★★★★★
충전 및 주행거리 : ★★★★★★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