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라시아·아태 지역 권역별 CIC 설립, 생산 거점 확대 속도
美 알트리아와 ‘니코틴 파우치 기업‘ 공동인수로 신성장동력 확보
부동산 매각 등 자본 효율성 제고와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도 계속

[비즈월드] KT&G가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신사업 투자에 나서며 글로벌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궐련 매출이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인 전환과 공장 준공으로 현지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담배기업 알트리아와 함께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를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나섰다.
최근 성장 재원 마련을 위한 비핵심자산 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한 3조39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전체 매출의 약 68.4%를 차지하는 담배사업부문의 반기 매출액은 2조785억원으로 전년대비 12.6% 증가했다.
이는 해외 궐련의 고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실제로 KT&G는 올해 2분기까지 해외궐련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판매수량이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5분기 연속으로 달성했다.
해외 궐련은 KT&G가 지난해 방경만 사장 취임 이래 공을 들이고 있는 역점 사업이다.
방 사장은 글로벌본부장 재임 당시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진출 국가수를 40여 개에서 100여 개로 확대하는 등 해외 궐련사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그의 주도로 KT&G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전략과 CIC(사내 독립 기업·Company-In-Company) 체제로의 전환을 최우선으로 추진 중이다.
실제로 올해 1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며 유라시아 권역 경쟁력 키우기에 돌입했으며 같은 달 튀르키예 공장 증설식을 열었다. 증설을 통해 튀르키예 공장은 기존 대비 약 1.5배 넓어진 2만5000㎡의 연면적에 최신 생산 설비 2기가 추가되며 연간 최대 120억 개비 규모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계속 성장 중인 북아프리카, 중남미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수출 전초기지이자 핵심 생산거점이다.
이어 4월에는 카자흐스탄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유럽과 CIS(독립국가연합) 등 유라시아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곳으로, 연면적 1만2000㎡에 생산 설비 3기가 설치돼 연간 45억 개비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KT&G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KT&G는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와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도 진출한다.
KT&G는 지난 23일 미국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와 손잡고 스웨덴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 ‘ASF’의 지분 100%를 공동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인수 대금은 총 2624억원이며 KT&G의 지분율은 51%, 출자금액은 약 1605억원이다.
KT&G는 우선 니코틴 파우치 포트폴리오 확대와 시장 공략을 위해 ASF의 제품 ‘LOOP’와 알트리아가 판매 중인 ‘on!’을 자사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무연제품 시장 진출의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니코틴 파우치는 천연 니코틴 가루를 티백 같은 작은 주머니에 넣은 경구용 무연 담배로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성장률은 연평균 30%를 기록 중이다. 최근 불연·무연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각국 정부의 연소 제품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꾸준한 성장이 예측된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효율성 제고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성남 분당타워를 페블스톤자산운용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 천경해운과 서울 중구 소재 을지로타워를 약 1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의 매각 절차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KT&G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고 비핵심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대략적으로 KT&G는 오는 2027년까지 부동산 57건, 금융자산 60건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 투자는 물론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이와 관련 KT&G 관계자는 "KT&G는 부동산·금융자산 등 저수익·비핵심 자산의 구조개편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해 자본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업은 현지 생산-조달-판매까지 연결된 완결형 구조로 전환해 수량 상승, 가격경쟁력과 마진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는 글로벌 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약 2조4000억원의 현금배당과 1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등 3조7000억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추진 중으로 이에 따라 지난해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현금 환원을 실행해 총주주환원율 100%를 달성했으며 발행주식총수의 6.3%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를 상회하는 규모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방경만 KT&G 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기업 설명회에서 앞으로 발생하는 초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하는 주주환원 배분 원칙을 업그레이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총 주주 환원율 100% 이상 이행 ▲배당 성향 50% 이상 유지 ▲배당수익률 마지노선 설정 ▲장기적 내재가치 대비 주가 저평가 판단 때 연중 자사주 탄력적 매입 등이 언급됐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