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흑자 기록…창사 이래 첫 반기 흑자 달성
식품·뷰티 프리미엄 전략 주효…샛별배송 권역 확대로 신규 고객 유입
품질은 지키고 원가는 낮췄다…신사업 판매자배송상품(3P) 거래액 59.4%↑
AI 기반 신사업·네이버 입점·미국 진출 전략으로 성장성 확보

사진=컬리
사진=컬리

[비즈월드] 컬리가 창립 이래 첫 반기 흑자를 달성하고 실적 반등의 초석을 다졌다. 서비스 10주년 만의 성과다. 그동안 컬리가 추진해왔던 샛별배송, 프리미엄 큐레이션 전략이 빛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식품·뷰티 등 기존 주력 사업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AI·해외진출 등 신사업 전개에도 속도를 내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8%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GMV)은 13.6% 늘어난 1조7062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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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매출이 성장하는 동시에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개선세를 보였다. 기존 고객의 구매력 강화와 신규 고객의 지속 유입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컬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위탁거래(3P·3rd Party)'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P'란 판매자가 수수료를 지불하고 이커머스 채널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컬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시기부터 3P를 일부 도입했지만 지난해부터 3P 사업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설치가 필요한 가구, 리빙 상품 등 일부 품목에 한해 고객 경험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내부 회의를 거쳐 직매입(1P) 대신 3P 상품으로 대체했다.

모든 판매자의 상품을 일일히 검수한 뒤 허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타 오픈마켓과의 차별점을 뒀다고 한다.

컬리 김포 물류센터 전경. 사진=컬리 블로그 갈무리
컬리 김포 물류센터 전경. 사진=컬리 블로그 갈무리

그동안 컬리는 제품·서비스의 퀄리티를 위해 대부분의 물건을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해왔다.

엄선된 상품을 소비자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상품을 자체 물류센터에 확보한 뒤 출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원가 비용이 크게 높아진다. 물류센터 공간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고정비 부담은 낮추고 수수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3P 사업 병행 결과는 컬리의 실적에서 확인된다.

올 상반기 컬리의 수수료 매출은 133억원이다. 전년 동기(64억원) 대비 107.8% 늘었다. 수수료 매출 대부분은 3P 판매자가 컬리에 지급한 비용으로 집계된다.

직매입 사업도 순항중이다. 컬리에 따르면 샛별배송 전국 권역 확대의 효과로 기존 고객들의 평균 상품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 관계자는 "1P와 3P 모두 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컬리는 연내 네이버플러스에 입점 예정이다. 사진=각 사
컬리는 연내 네이버플러스에 입점 예정이다. 사진=각 사

컬리는 반기 흑자 전환에 그치지 않고 기존 사업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컬리의 신사업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로 ▲테크기업(AI) ▲네이버 플러스 입점 ▲미국 시장 진출 등이다.

먼저 컬리는 하반기부터 전사적인 AX(인공지능 전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사업 기획을 주도할 AX센터 조직을 설립했다.

딥러닝 기반 농산물 선별 솔루션으로 신선식품의 품질을 판단하는 AI 선별기 도입도 확대한다.

검품 편차를 줄여 신선식품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지난 5월 김포와 평택 물류센터에 도입한 AI 선별기를 올 하반기 내 전체 클러스터에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컬리는 식품, 생필품 등 컬리가 엄선한 상품들을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컬리 상품의 판매 채널이 네이버로 확장되면서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다수의 단독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컬리를 이용하는 높은 충성도의 고객층도 확보하고 있다"며 "네이버 또한 국내 최다 수준의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컬리 USA 공식 SNS 계정 프로필. 사진=컬리 USA 인스타그램 갈무리
컬리 USA 공식 SNS 계정 프로필. 사진=컬리 USA 인스타그램 갈무리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컬리는 미국 서비스인 '컬리 USA'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문 48시간 안에 물건을 배송해주고 있다. 냉장·냉동식품은 89달러 이상, 상온은 49달러 이상, 김치류는 59달러 이상 주문하면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CFO)은 “올해 핵심 사업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한 결과 2분기 연속 흑자를 이뤄낼 수 있었다”며 “영업이익을 유지하면서도 매출 성장률은 가속화되는 현 추세가 확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이효정 기자 / bombori61@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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