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마드리갈의 ‘레즈디프라’ 가속 승인 허가
한미약품·동아ST·일동제약·유한양행 등 개발 속도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 사진=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 사진=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비즈월드]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질환의 치료제가 탄생했다. 이에 따라 약 30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 역시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등도 및 진행성 간 섬유증이 있는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자국 바이오기업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이하 마드리갈)의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 사용을 가속 승인했다.

가속 승인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대상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조건부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M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대사질환으로 인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간경화, 간부전은 물론 간암까지 발전하는 등 심각한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최근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라고 명명되다 비알콜성의 부각으로 대사적 요인을 간과하게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MASH(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로 명칭이 변경됐다. 

MASH는 국내 환자 수만 40만명 이상, 전 세계 환자 수는 4억명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병에 속하지만 레즈디프라 이전까지 치료제가 전무했다. 장내 세균 불균형, 사이토카인 이상 등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라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컸다. 실제로 화이자, 머크, 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에 도전했으나 연구를 중단하거나 보류한 바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제약사의 무덤'이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레즈디프라 가속 승인으로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M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동아ST, 일동제약, 유한양행 등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 중인 2개 파이프라인 'HM15211(성분명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과 'HM12525A(성분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보유하고 있다. HM15211의 경우 자체 개발 진행 중이며 HM15211는 지난 2020년 8월 MSD에 기술 수출 한 바 있다.

동아ST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이하 뉴로보)를 통해 MASH 치료제 ‘DA-1241’를 개발 중이다. 뉴로보는 지난해 5월 FDA로부터 DA-1241의 글로벌 임상 2a상 파트1의 승인을 받았으며, 같은 해 9월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올해 1월에는 글로벌 임상 2상 파트 2를 개시했다. 이번 파트2에서 뉴로보는 DA-1241과 '시타글립틴' 병용 투여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ID119031166'를 MASH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Farnesoid X(FXR) 수용체 작용제로, 간 섬유화 개선 및 간독성 부작용 회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1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도 글로벌 빅파마 베링거인겔하임과 MASH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유한양행은 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하며 MASH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현재 유럽에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레즈디프라 허가로 인해 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허가는 가속 승인이기 때문에 아직 레즈디프라에 대한 정식 승인이 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MASH 치료제 개발 기업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아직 임상 1~2상 단계에 있어 개발 완료까진 시간이 걸리겠으나 레즈디프라 허가로 인해 후속 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나 그 가치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