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결제 이용 금액 1위 등 수익성↑… '단말기 부족·현대카드 독점' 아쉬움

현대카드 애플페이(Apple Pay)는 해외 결제 1위, 누적 신규 회원수 1위 등 여러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NFC 단말기를 활용해 애플페이 비접촉 결제를 하는 모습.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애플페이(Apple Pay)는 해외 결제 1위, 누적 신규 회원수 1위 등 여러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NFC 단말기를 활용해 애플페이 비접촉 결제를 하는 모습. 사진=현대카드

[비즈월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Apple Pay)를 단독으로 들여와 해외 결제 1위 등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낮은 단말기 보급률과 타 카드사 미도입 등 확장성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21일 애플페이 도입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애플페이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로 국내·해외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21일 카드사 단독으로 애플페이를 들여왔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등 국내 기업 서비스에 집중돼 있던 만큼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초기 반응이 뜨거웠다. 출시 후 한 달 동안 신규 발급된 카드는 약 35만5000장에 달해 이를 방증했다.

애플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처음으로 국제 기술표준 규격인 EMV를 활용한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도입해 더욱 주목받았다. 해당 기술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결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제3사 페이 앱을 열지 않고도 간편한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 일시불 누적 이용 실적 비교(2023년 2~12월 기준). 자료=여신금융협회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 일시불 누적 이용 실적 비교(2023년 2~12월 기준). 자료=여신금융협회

현대카드가 주목한 애플페이의 성과는 '해외 결제'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해외 신용카드 일시불 누적 이용실적은 2조5676억원으로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카드·신한카드에 이어 3위였기 때문에 애플페이 덕이라 해석할 수 있다.

건전성 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달성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은 0.85%로 국내 8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주요 카드사인 신한카드는 1.35%, 삼성카드 1.10%, KB국민카드 1.22%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누적 영업이익도 늘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2919억원이라는 실적울 거뒀다. 무이자할부 축소 등 수익성 관리에 나선 측면도 있지만 애플페이 도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현대카드의 누적 신규 회원 수는 97만9000명으로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와 별개로 아쉬운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페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NFC 단말기가 필요한데 보급이 부족해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적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지난해 기준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정도로 대기업·프랜차이즈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타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만을 제기한다. 다른 카드사들은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애플페이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KB국민카드·신한카드 등이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해당사들은 이 소문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사실상 1년 독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1년이 지난 시점에 새로운 소식이 들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레일플러스·티머니 교통카드 등 이동 수단과 연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NFC 단말기를 도입해야 간편결제 서비스도 힘을 받는데 단말기 비용 등 문제로 여전히 확산이 어렵다"며 "네이버페이 경쟁 활성화 등 결제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에 높은 평가를 할 만 하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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