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관광청, 겨울에서 깨어나는 도시와 호수 등 소개

Haldihof. 사진=스위스관광청
Haldihof. 사진=스위스관광청

[비즈월드] 봄은 고도가 낮은 도심과 호수에 먼저 찾아온다. 알프스는 아직 한겨울이다. 5월 초까지 스키 시즌이 계속될 정도다. 

그래도 반짝이는 봄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걷기다. 아직 산에는 눈이 녹지 않아 산속 하이킹을 하려면 겨울 장비를 챙겨야 하지만, 도시나 호숫가에서의 산책은 따사롭고 쾌적하다. 하이킹이라고 할 것도 없는 쉬운 산책로가 도심 한복판과 주변으로 펼쳐진다. 햇살 사이로 반짝이는 봄을 걸어볼 시간이다. 

◆발트슈태터베그(Waldstätterweg)의 꽃 길 하이킹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루체른(Luzern) 호수 주변으로 펼쳐진다. 특히 봄에 아름다운 산책로다. 

브루넨(Brunnen)과 뤼틀리(Rütli)를 잇는 코스로, 7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 구간을 모두 걸으려면 7일이 걸리는 장거리 하이킹 코스다. 

그중 일부만 걸어볼 수 있는데, 봄을 한껏 과시하는 아름다운 호숫가 풍경을 따라 산악 하이킹 트레일, 도시 산책로, 뷔르겐슈톡(Bürgenstock)의 펠젠베그(Felsenweg)와 같은 역사적인 길로 이어진다. 

Grengiols wild tulip on rye fields. 사진=스위스관광청
Grengiols wild tulip on rye fields. 사진=스위스관광청

◆튤립 사이로 하이킹

발레(Valais) 주에 있는 마을, 그랑지올(Grengiols)에는 튤립 트레일이 있다. 트레일을 따라 희귀 품종의 튤립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는 마을 이름을 딴 그랑지올 튤립도 있다. 

이 트레일을 따라 피어난 튤립은 야생 품종으로, 세상 그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스위스의 자연 보호 기관, 프로 나투라(Pro Natura)와 튤립 길드 덕분에 그랑지올 튤립은 다른 품종에 비해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왔다. 

순환 트레일을 한 바퀴 돌면서 다른 자연 및 문화 프로젝트도 구경할 수 있다. 스위스에서 손꼽히는 품종 다양성을 품은 초원도 거닐어볼 수 있다. 길은 오래된 수로 ‘아프테리(Afteri)’로 이어진다. 밀리바흐(Milibach) 근처에는 새로운 생물 서식지, 바이오톱이 있는데, 여름이 되면 물놀이로 인기인 아름다운 연못이다. 

Laufen Rhine Falls. 사진=스위스관광청
Laufen Rhine Falls. 사진=스위스관광청

◆유럽 최대의 폭포가 주는 장관

폭 150m, 높이 23m의 라인(Rhine) 폭포가 만들어 내는 장관을 가까이 목격할 수 있는데, 폭포 주변으로 형성된 순환 코스를 따라 걸으면 된다. 

트레일은 라우펜(Laufen) 성에서 시작해 폭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중간중간에 전망대가 등장하고, 우레와 같은 폭포가 만져질 듯하다. 트레일을 출발하자마자 물가로 내려가게 되는데, 입장료가 있는 전망대와 보트가 나온다. 

놀(Nohl) 선착장으로 내려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라인 강을 따라 트레일이 이어지는데, 곧 폭포가 눈앞에 등장한다. 그리고 바로 뵈르트(Wörth) 성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유럽 최대의 폭포를 몸소 느껴볼 수 있다. 

주변으로는 다채로운 보트가 폭포의 장관을 향해 나아간다. 폭포 중간에 있는 바위는 현실적이지 않은 풍경처럼 보인다. 왼쪽으로 오르막이 이어지고, 물레방아를 지나 폭포를 따라 이어가다 보면 전망대가 또 등장한다. 

상류를 향해 걸음을 이어가다 플루어링어(Flurlinger) 다리를 건너면 다시 라우펜 성이 나온다. 더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기차역 다리를 이용해 출발점으로 바로 돌아올 수도 있다. 취리히(Zurich)에서 닥센(Dachsen) 역을 찾아가면 된다. 

Thun flower bed with view of the Aare castle and church. 사진=스위스관광청
Thun flower bed with view of the Aare castle and church. 사진=스위스관광청

◆아레(Aare) 강 산책

인터라켄(Interlaken) 근교에서는 아름다운 아레 강가 산책로를 따라 봄날을 즐길 수 있다. 

툰(Thun) 구시가지부터 휘니바흐(Hünibach)까지 이어지는 길에 아레 선착장과 브람스(Brahms) 선착장이 있는데, 산책로와 자전거로가 개방되어 있으며, 베르네제 오버란트(Bernese Oberland) 지역에 펼쳐진 알프스 명봉이 하늘을 수놓는다. 

약 2㎞에 달하는 산책로는 툰의 뮐레플라츠(Mühleplatz) 광장에서 시작해 오버헤렌하우스(Oberherrenhaus)와 투너호프(Thunerhof) 방향으로 이어진다. 브람스 선착장에 닿으면 분수대 옆 잔디밭에서 햇살 맞이를 할 수 있다. 

휘니바흐 선착장에 닿으면 여름철 주말마다 태양 전지로 운항하는 셔틀 보트가 있는데, 샤다우(Schadau) 공원과 호숫가 수영장, 호프슈테텐(Hofstetten)을 이어준다. 6월부터 10월까지 운행되는 서비스다. 

Basel vineyards theme trail. 사진=스위스 관광청
Basel vineyards theme trail. 사진=스위스 관광청

◆예술의 길 감상 

레베르거-베그(Rehberger-Weg)는 바젤(Basel) 근교의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에 있는 비트라(Vitra) 캠퍼스부터 리헨(Riehen)의 바이엘러(Beyeler) 재단까지 이어지는 6㎞의 길이다. 

두 개의 나라, 두 개의 지자체, 두 개의 문화 기관을 잇는 이 트레일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예술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가 제작한 24개의 표지판을 따라 다양한 자연과 문화가 있는 풍경을 탐험하며 봄날을 거닐 수 있다. 

Les-Pleiades daffodil field with views of Lake Geneva and mountains. 사진=스위스 관광청
Les-Pleiades daffodil field with views of Lake Geneva and mountains. 사진=스위스 관광청

◆수선화 들판 하이킹

5월에는 몽트뢰(Montreux) 주변 언덕으로 새하얀 수선화가 피어난다. 바다처럼 넘실대는 수선화가 장관을 이룬다. 

레만(Léman) 호수가 그림 같은 배경을 만들어 준다. 이 수선화의 이름은 ‘나르시스’이고, 언덕 곳곳으로 ‘나르시스 트레일(Narcissus Trail)’이 조성되어 있다. 스위스 최초의 스키 리조트 중 하나였던 벨 에포크 스타일 마을, 레자방(Les Avants)이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벨에포크 시대의 퓨니큘러가 덜컹대는 소리를 들으며 레자방에서 오르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종루(Sonloup)부터 숲과 초원을 오가며 경치가 끊임없이 바뀐다. 덩 드 자망(Dent de Jaman) 산 아래를 걷다가, 어느 순간 레 플레이아드(Les Pléiades)가 내려다보이는 초원을 걷게 된다. 

이후 꼬(Caux) 마을과 궁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에 도달한다. 덩 뒤 미디(Dents du Mini) 봉우리와 레만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다. 구간의 절반 정도를 지나면 큐블리(Cubly) 전망대에서 사방의 화려한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Frick cherry tree bluete. 사진=스위스 관광청
Frick cherry tree bluete. 사진=스위스 관광청

◆화려한 체리 꽃을 배경으로 하이킹

프릭탈러 크리지베그(Fricktaler Chriesiweg) 체리 트레일을 따라가는 하이킹에서 봄이면 화려한 꽃을 보고, 여름이면 체리 수확을 체험할 수 있다. 

아르가우(Aargau) 칸톤에서는 체리를 ‘크리지(Chriesi)’라 부른다. 프릭(Frick) 계곡에 있는 5㎞의 순환 트레일을 따라 11개의 정보 팻말에서 체리 재배에 대해 더 자세히 배워볼 수 있다. 이 순환 트레일은 체리 과수원을 따라 이어지는데, 기술 집약적으로 체리 나무가 밀집해 있는 농장은 물론 전통적으로 드문드문 심어져 있어 많은 동물이 서식하는 과수원도 지난다. 

전형적인 동물로는 딱새와 장지뱀이 있다. 봄이면 체리 꽃이 가득 피어난 ‘하얀 나무’가 돋보이는데, 대단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추수 시즌 동안 하이커들은 나무에서 체리를 직접 따서 먹을 수도 있다. 단, 파란색으로 표시된 나무에서만 허용되는 일이다. 맛이 좋다면 트레일 옆에 있는 농장에서 체리를 더 사 먹을 수 있다. 

Bluescht in Thurgau. 사진=스위스 관광청
Bluescht in Thurgau. 사진=스위스 관광청

◆사과꽃 사이로 하이킹

투르가우(Thurgau)의 알트나우(Altnau) 애플 트레일을 따라가면 이 지역이 왜 ‘애플 주스의 고장’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데, 봄이면 탐스럽게 피어난 사과꽃으로 더욱 아름답다. 

애플 트레일과 마을을 지나는 트레일은 알트나우의 농경에 있어 과수원이 오랜 시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준다. 24개의 정보 팻말에는 퍼즐과 조크, 질문이 등장하는데, 이 사과 재배 지역과 장밋빛 껍질이 탐스러운 사과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방문자는 세 가지의 매력적인 사과 마스코트인 프레디(Fredi), 리시(Lisi), 엠마(Emma)도 만나볼 수 있다. 이 테마 루트는 알트나우 기차역과 마을 중심 사이에서 시작한다. 주차는 알트나우 기차역과 호숫가에 할 수 있다. 

하이킹은 특히 5월에 아름다운데, 아름다운 사과꽃이 활짝 피어나는 때다. 늦은 여름에 열리는 알트나우 애플 주간도 특별한데, 마지막 날에는 가을 장터가 열려 흥이 난다. 알트나우의 농장 숍, 마을의 가게, 별미는 대부분 사과에 관련된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은 이곳의 애플 도넛, 욉펠휘에흘리(Öpfelchüechli)가 투르가우에서 최고라 말한다.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에게 즐거운 하이킹 트레일이자, 유모차나 휠체어 접근도 용이하다. 

ST Zuerich Sihlwald Wilderness Park Nature Park. 사진=스위스 관광청
ST Zuerich Sihlwald Wilderness Park Nature Park. 사진=스위스 관광청

◆도심 위 파노라마 트레일 따라 하이킹

취리히(Zürich)의 뒷동산, 위틀리베르크(Üetliberg)는 취리히 중앙역에서 기차로 찾아갈 수 있어 편리하다. 위틀리베르크 철도는 해발고도 871m의 취리히의 뒷동산, 위틀리베르크 정상으로 정기 기차 편을 운행한다. 

한나절 하이킹을 원하거나 햇살 받이를 원하는 취리히 시민들은 로컬들이 ‘위에츠기(Üezgi)’라 부르는 1875년부터 운행된 위틀리베르크 기차에 서슴없이 오른다. 

고지대 하이킹 트레일은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데, 취리히 가족들에게 특히 인기다. 게스트 하우스와 스파 리조트를 통합한 호텔이 25년 전에 오픈했는데, 지금은 위틀리베르크 정상 위, 스타일리쉬한 호텔로 자리 잡아 취리히 최고의 전망을 선사한다. 

고소공포가 없다면 이 ‘우토 쿨름(Uto Kulm)’ 호텔 앞에 있는 72m 높이의 전망대에 올라보아도 좋다. 취리히 도심과 호수, 알프스의 파노라마를 더욱 인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만큼 놀라운 뷰를 펠젠에그(Felsenegg)까지 이어지는 짧은 고지대 하이킹 트레일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펠젠에그에 있는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쉬어간 뒤, 곤돌라를 타면 아들리스빌(Adliswil)로 내려갈 수 있는데, 여기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취리히로 돌아갈 수 있다. 플라넷 트레일(Planet Trail)이라고도 불리는 이 하이킹 트레일은 마법 같은 능선 코스로, 단 두 시간 내에 마칠 수 있다. 절경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태양계를 따라가는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스위스 최초이자 유일한 자연 모험 공원, 취리히-질발트 자연공원(Zurich-Sihlwald Wilderness Park)도 무척 가깝다. 여유로운 하이킹을 원하거나 가족을 동반한 경우 들러보기 좋은데, 공원 관리자를 만나면 그들의 업무와 자연 보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Muerren Allmendhubel. 사진=스위스 관광청
Muerren Allmendhubel. 사진=스위스 관광청

◆알멘드후벨(Allmendhubel) 꽃길

누구나 007 제임스 본드를 알 것이다. 그중 일부는 쉴트호른(Schilthorn) 정상에 있는 회전 레스토랑에서 촬영된 1960년대 본드 무비를 알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가 뮈렌(Mürren)에 대해 들어봤을까? 

이 작은 마을은 쉴트호른으로 향하는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곳으로,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의 기세에 눌리기 일쑤이지만 웅장한 매력을 발산하는 산세가 펼쳐진다. 해발고도 1650m에 있는 뮈렌은 베른(Bern) 칸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마을이다. 

자동차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자연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여기에 꽃길 명소가 있다. 뮈렌에서 퓨니큘러로 오를 수 있는 알멘드후벨(Allmendhubel)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이 근처에서 꽃길이 시작된다. 

이 꽃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이킹을 시작할 수 있다.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길로, 웅장한 알프스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 150종류가 넘는 알프스 야생화가 피어나 그 절정에 달한다. 알펜로즈와 에델바이스를 볼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특히 새롭게 단장한 어드벤처 놀이터는 동네 아이들과 놀러 온 아이들로 분주하다. 대형 곤충과 대형 알프스 꽃과 식물이 마련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마못 굴을 찾아볼 수 있고, 우유를 짜고 치즈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놀이 공간도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알멘드후벨로 올라가는 퓨니큘러는 2024년 6월 8일부터 운행한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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