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확대 등 충당금 적립 요인
역대급 누적 충당금·연체율 회복 등 올해 전망 '맑음'

4대 금융그룹이 코로나19 손실 대비,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연체율 증가 등으로 합산 9조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진=각 사
4대 금융그룹이 코로나19 손실 대비,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연체율 증가 등으로 합산 9조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진=각 사

[비즈월드] 주요 금융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역대급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올해 금리 인하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기존 충당금 소진 등으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총합은 8조993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714억원) 대비 70.6% 증가했다.

금융사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KB금융그룹 3조1464억원 ▲신한금융그룹 2조2512억원 ▲우리금융그룹 1조8807억원 ▲하나금융그룹 1조7148억원 등이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이 대폭 증가한 이유는 금융 당국에서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고 1년 내내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미회수 예상 채권액을 미리 쌓아두는 개념으로 건전성 위기 때 방파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 만료되고 부동산 침체에 따른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충당금 적립 요구가 커졌다. 당국은 순이익이 확대된 금융사들이 배당을 늘리는 것보다 충당금을 쌓아 미래를 도모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은행 연체율과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증가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무너지고 있는 점도 충당금 적립의 원인 중 하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0.26%로 전년(0.21%) 대비 0.05%p(포인트) 늘었다. KB국민은행은 0.16%에서 0.22%로 0.6%p, 우리은행은 0.22%에서 0.26%로 0.04%p, 하나은행은 0.20%에서 0.26%로 0.06%p 증가했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57%로 전년 동기(0.34%) 대비 0.23%p 늘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말 NPL은 0.56%로 전년 동기(0.41%) 대비 0.15%p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0.31%에서 0.35%로 0.04%p, 하나금융은 0.34%에서 0.49%로 0.15%p 늘었다.

다만 올해 금융그룹들은 충당금 축소 등 다소 낙관적인 기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쌓아온 대손충당금이 누적돼 신용손실부담이 크게 줄었고 KB·하나금융그룹의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꺾이는 등 회복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실적 보고서에서 "경기 부진 속 한·미 금리인하 기대로 시장금리 완만한 하락 가능성이 크다"며 "고금리와 가계부채부담, PF부실 리스크에 따른 불안심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2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감안하면 연간 기준으로 2023년 대비 순이자마진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며 "올해 국내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대출성장률을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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