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환율 우대' 폭탄…업계 내 '맞불 작전' 예상돼
서비스 지속가능성 의심 의견도…환차손 발생 우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지난 19일 서울시 DDP에서 열린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출시 간담회’에서 환전 수수료 무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지난 19일 서울시 DDP에서 열린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출시 간담회’에서 환전 수수료 무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비즈월드] 토스뱅크가 '평생 환전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래블로그(하나카드)·트래블월렛과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고객은 미국 달러화·일본 엔화·유로화·영국 파운드화 등 17개 통화를 24시간 실시간 무료로 환전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거래 실적 등에 따라 다른 환전 수수료가 고객의 불편을 낳았다고 판단해 이번 서비스를 구상했다. 외환 서비스는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와 결합된다. 고객은 해외 현금인출기(ATM) 입출금과 결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제휴 해외 ATM에서 수수료 혜택도 제공받는다. 

고객은 서비스 이용을 위해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개설해야 하지만 기존 토스뱅크 통장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월 최대 30만 달러(미 달러화)까지 환전할 수 있으며 자동환전 기능도 더해 결제 때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원화를 자동으로 무료 환전받을 수 있다. 

한 금융소비자 A씨는 이번 발표를 두고 "인터넷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토스뱅크라서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서비스 등과 비교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트래블로그의 주요 혜택인 주요 26종 환율우대 100% 이벤트. 사진=하나카드
트래블로그의 주요 혜택인 주요 26종 환율우대 100% 이벤트. 사진=하나카드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은 환율 100% 우대,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무료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트래블로그는 하나카드, 트래블월렛은 동명의 핀테크 기업에서 운영한다.

트래블로그는 총 26종의 통화에 대해 100% 환율우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만 해당 혜택은 오는 3월까지 유지된다. 상시 무료환전 대상은 달러·유로·엔화·파운드화에 그친다. 또 외화를 원화를 환급할 경우 1% 환급수수료를 차감해야 한다. 

트래블월렛은 45종의 통화, 70개 국가 환전·결제를 지원한다. 현재 달러·엔·유로화에 한정해 환전 수수료 0%(환율우대 100%)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환급 수수료도 없지만 트래블로그·토스뱅크와 다르게 자동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이 이번 토스 조치를 두고 '맞불 작전'을 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100% 환율우대 혜택 연장 또는 혜택 대상 통화 확대 등을 예상해볼 수 있다.

트래블로그는 기존에도 은행·보험사 등 하나금융 계열사와의 연계를 활용해 고객층을 넓혀왔다. 트래블월렛도 우리카드 협업 카드 출시, 비자 브랜드 연계 등 차별점을 드러낸 바 있다.

토스뱅크의 100% 환전 정책이 지속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스뱅크는 스프레드와 외환 운용 등 비즈니스모델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손을 볼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쏠쏠히 이득을 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금융사의 경쟁 대열 합류는 예견된 일"이라며 "다만 100% 환율우대는 파격적이라 기존 시중은행 등의 외환 정책에 지각변동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