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공동상생전략' 등 상생금융 총력…내부통제 조직 신설
생성형 AI·슈퍼플랫폼 개시 예정… M&A 등 '빅딜' 여부 관심

 금융그룹들은 역대급 순이익이 예상되는 신년에도 건전성 악화 우려와 금융 당국의 요구 등을 이유로 상생금융과 내부통제 강화에 우선 힘쓴다. 사진은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건물. 사진=각 사
금융그룹들은 역대급 순이익이 예상되는 신년에도 건전성 악화 우려와 금융 당국의 요구 등을 이유로 상생금융과 내부통제 강화에 우선 힘쓴다. 사진은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건물. 사진=각 사

[비즈월드] 주요 금융그룹들이 상생금융과 인공지능·비은행 역량 강화, 내부통제 조직 개편 등을 신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약속한 M&A 등이 무산된 만큼 올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수장은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 금융그룹의 주요 키워드로는 상생과 비은행 M&A 등 성장전략, 건전성 유지 등이 꼽힌다.

금융그룹 수장들이 가장 강조한 가치는 '상생금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17조23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 당국의 상생 압박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저탄소·녹색금융 등 특화된 잠재력을 기반으로 ESG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금리·수수료 정책 재검토 등을 언급했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KB-고객-사회 중심 '공동 상생전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비은행 M&A와 인공지능 고도화, 슈퍼앱 도입 등 금융지주들의 성장 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증권·보험사 인수합병에 대한 소문이 흘러 나왔지만 매물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 아래 무산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 인수 의사 철회에도 불구하고 올해 M&A 전략을 이어간다.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등 협업으로 어려운 금융 환경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이 출시한 일명 '슈퍼플랫폼' 준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농협금융은 생성형 AI를 사업·서비스 전 영역에서 실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가입자 1000만명을 넘긴 올원뱅크를 중심으로 비대면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한다. KB금융은 모든 서비스를 API형태로 모듈화해 플랫폼 경계를 없애는 방식을 제안했고 신한금융은 ESG·글로벌·디지털 등 근본 혁신을 약속했다.

금융지주들은 내부통제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6조원 가량의 ELS 손실이 예정돼 있고 은행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초부터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캐피탈사 중심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도 산재해 있다. 

KB금융은 대고객 상품판매 철학·원칙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인다. 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산하 투자상품관리부도 신설해 상품 위험도를 낮췄다. 신한금융은 영업그룹 내 내부통제 기능을 부여하고 고객 자산 관련 부서 역할을 명확히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내부통제 검사팀 신설 등 대대적 개편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올해 상생금융과 인공지능 등 신규 키워드가 추가됐지만 큰 틀에서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특히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증권·보험 등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 공언했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내부통제 강화 부분에서도 예년과 다름 없이 조직개편이 이뤄졌지만 내부정보 이용 증권 거래, 이상외화 송금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생성형 AI는 메타버스 열풍처럼 유행으로 지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매년 순이익은 증가하지만 충당금 적립과 금융 당국 눈치로 신사업을 펼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시그널이 들리면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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