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재난관련 등 19개 항목 R&D 예산만 133억 줄여… 기상재해 예방 관련 사업 및 연구 줄어들어  
선진기상 지진 기술개발, 기상관측위성개발, 기상 지진See-At 기술개발, 항공기상 기술개발, 기상과학원 연구개발 예산 등 총 19개 항목에서 예산 삭감
반면 관련 없는 국토부 주무 사업인 한국형 도심항공 교통(K-UAM) 사업 예산 20억 순증
우원식 의원 “작년과 올해의 기록적인 극한폭우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산불과 가뭄 등 여러 기후 재난에 대한 대응이 시급”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입구. 참고사진=비즈월드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서울청사 입구. 참고사진=비즈월드

[비즈월드] 올해는 기록적인 폭우에 가뭄과 폭염 등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제때 알려 피해를 줄이는 것이 주요 업무인 기상청에서 관련 연구개발 비용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기상청은 기상이변이 발생할 때마다 기사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는데도 정부의 긴축재정 편성이라는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이를 내년 예산에서 모두 빼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표=우원식 의원실
표=우원식 의원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4년도 기상청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2024년도 기상청 R&D 예산이 올해에 비해 19.4%가 줄어든 212억2000만원이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기상연구, 기상관측위성개발, 항공기상기술개발 등 태풍 예보, 분석 관측기술 개발 등 관련 예산 15개 항목이 삭감됐으며 증가한 예산은 3개 항목 22억1000만원뿐이었다. 

가장 많은 예산이 삭감된 항목은 기상재해 사전대비 중심의 시·공간 통합형수치예보기술 개발(R&D) 사업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위험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개선하고 기상재해 사전대비를 위한 수치예보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 위험 기상현상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예보 선행시간을 확대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조실 산하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또한 위험기상예보 정확도를 향상시켜 기상재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등 공공성과 정부투자 필요성이 인정되고, 수치예보 기술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예산은 삭감됐다는 것이 우 의원실의 설명이다.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기상업무지원기술개발연구(R&D)로 39억5000만원이 삭감됐다. 

이 사업은 장마,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 연구를 통해 예측역량 향상과 해양기상 감시‧예측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관측기술 연구를 통해 영동지역 대설‧강풍, 도로 살얼음 등 위험기상으로 인한 재해영향경감을 위한 현장 맞춤형 목표관측과 재해영향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기후‧기후변화 예측기술 지원과 활용연구 등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연구사업을 담고 있다. 

기상청은 이 사업에 대해서도 “공공재 성격의 기상관측 및 분석, 예측정보 산출, 응용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기상청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예보정확도 향상 및 위험기상 대응과 미래기상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미세먼지 저감, 산불예방, 가뭄해소를 위한 다중항공기 인공강우 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라고 밝혔지만 실제 예산은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삭감 비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기상관측장비 핵심기술 및 관측자료 활용기법 연구개발(R&D)과 지진·지진해일·화산 감시 응용기술 개발(R&D) 사업으로 각각 전년 대비 89.2%와 82.7% 감액됐다. 

기상관측장비 핵심기술 및 관측자료 활용기법 개발사업의 경우 소부장 관련 사업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상관측장비의 국산화 기술을 확보하고 기상 관련 제조업 분야의 국가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년도 38억원에서 4억원으로 대부분의 예산이 사라져 버렸다. 

지진·지진해일·화산 감시 응용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해서 기상청은 그동안 “재난 유형 중 호우·태풍·대설 등으로 인한 피해와 달리 지진의 경우 한 두번의 재난으로도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특히 2016년 이후 최근까지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기존  See-At 연구사업의 일몰을 이유로 삭감시켰다. 

기후 감시와 예측기술 개발, 예보관련 관측장비 기술 개발 사업의 경우에도 기존 64억원에서 47억원으로 16억가량이 삭감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감시와 예측기술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가까운 미래(1∼10년)를 예측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하는 사업으로 기상청에서 그동안 한결같이 “기후예측기술 개발 및 맞춤형 기후변화 정보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기상재해와 기후변화로부터 공공의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국가 의무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기후분야 연구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지만 이 역시 삭감됐다고 한다. 

특히 해당 사업은 기상청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전략계획서 상의 중기 예산계획에는 2024년 기준 88억500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도 실제로 내년 예산안에서는 반액 가까운 47억원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우원식 의원은 강조했다. 

표=우원식 의원실
표=우원식 의원실

수치예보 지원과 활용기술 개발 관련 예산도 23억4600만원이 감액됐다. 집중호우·태풍 등 국지화, 극대화되어 가는 기상재해로 상황에 태풍 분석 및 예측기술 개발, 지역특화 영향예보 등 재해 재난과 관련한 연구와 날씨예보에 필수적인 수치예보 기술개발 관련 연구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 역시 삭감된 것이다. 

기상재해 사전대비 중심의 수치예보 개발 관련 예산도 기상청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전략계획서에서는 175억원가량의 예산이 책정됐지만 실제 2024년 예산은 100억원가량으로 계획보다 약 75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표=우원식 의원실
표=우원식 의원실

이외에 스마트시티 기상기후 융합기술 개발(20억원), 국가레이더 통합 활용기술 개발(6억원). 위험기상 선제대응 기술개발(2억원), 아태 기후정보서비스 및 연구개발(6억원), 기상위성 예보지원 및 융합서비스 기술개발(9억원). 항고 위험기상을 예측하는 항공기상 기술개발(6억원) 등이 없어졌다. 

이런 상황인데도 재난·기후위기 등과는 관련이 없는 국토부 주도의 한국형 도심항공 교통(K-UAM)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 개발 사업이 신규사업 명목으로 20억원이 기상청 예산으로 책정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선정된 국정사업으로 항공기를 활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도시교통체계 구축 사업이라는 것이 우 의원의 설명이다. 

한편 유희동 기상청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상이변이 심해지고 예측해야 될 범위가 넓어져 예보관들이 어렵고 불안해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실제 사업 예산들은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우원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많은 분야의 R&D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기상기후 분야의 R&D 예산마저 대폭 삭감 됐다”면서 “기후 기상 분야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수해와 여러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므로 기상청 예산 편성에서도 우선 순위로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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