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특허청(청장 이인실)은 1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 특허청 청사에서 한·일 특허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특허법·제도에 관한 양자 회의’를 열고 양국 간 특허법·제도 현안과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5월, 6년 만에 재개된 ‘한·일 특허청장 회의’의 후속 조치로 특히 한·일 간 특허법·제도 분야에서 첫 실무 협의체를 발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발명자의 법적 지위 ▲최근 한·일 특허법령 개정 동향 ▲녹색기술 관련 특허분류체계 구축 경험 및 활용방안 ▲B+ 그룹 과제 추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 공유가 진행됐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여기서 ‘B+ 그룹’이란 WIPO B그룹 국가(미국·일본 등 일부 선진국), 한국, 유럽특허청(EPO) 회원국 등 총 48개 국가와 기관으로 구성된 그룹을 의미한다. 각국의 특허법 조화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기 위해 2005년에 창설됐으며 한국은 2008년에 가입했다.

양국은 인공지능(AI)이 발명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와 앞으로 인정된다면 현행 특허법·제도에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할지 등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다. 또 최근 개정된 특허출원·특허권의 회복요건 완화(한·일) 등 출원인에게 유리한 특허제도와 개선 방향에 대한 정보 공유도 이뤄졌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미국에서 개최된 한국·미국·유럽·중국·일본 등 특허 선진 5개 특허청(IP5) 청장회의의 주요 주제인 ‘포용적인 지식재산 시스템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정보 공유가 이번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은 '녹색기술분류(GXTI, Green Transformation Technologies Inventory : 일본특허청이 2022년 6월에 공개한 것으로 녹색기술 분류 및 관련 특허 문헌의 검색 공식을 포함)를 도입한 경험을 소개했고, 한국은 현재 완성 단계에 있는 ‘한국형 녹색기술 특허분류체계’와 이에 포함되는 특허출원에 대한 우선심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연계해 특허정보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양국은 선진국 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B+그룹 회의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양국기업과 발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일 주도하에 공지예외주장 등 특허제도의 실체적 사항에 대해 국제조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공지예외주장’이란 출원 전에 이미 공지 등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한국·미국·일본: 1년, 유럽·중국 : 6개월)에 출원하면 공지 등이 되지 아니한 발명으로 보고 특허 거절이유에서 제외하는 제도로 각 나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지수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이번 실무협의체 발족은 그동안 소원해졌던 양국 간 특허법·제도에 대한 협력관계를 재건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다”면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우리 청은 선진형 특허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 나가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활동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