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엽 회장 “특정 의료분야 단체의 ‘자기이익 챙기기’ 바람직하지 않아”

김태엽 회장이 신동근 위원장 및 관계자들에게 토론회의 부당함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권태엽 회장이 신동근 위원장 및 관계자들에게 토론회의 부당함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비즈월드] 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보건복지위원장단의 공동 주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노인의료·돌봄시스템의 기능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를 주제로 했다. 그러나 이 토론회를 방청하려는 장기요양단체 회원들의 입장을 막아 이 단체 회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토론회 시작 직전 항의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신동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철민 교육위원회 위원장, 고영인·강기윤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한요양병원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 토론회는 ‘간병 빈곤 국가 대한민국, 가족의 존폐를 논하다’라는 부제와 같이 ‘간병비 급여화’에 대한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간병비 급여화에 대한 논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25일의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실(국민의 힘) 주최로 ‘요양시설협회’라는 정체도 불분명한 단체를 앞세워 대한요양병원협회와 공동주관으로 ‘간병비 급여화, 간병비 국가책임제 확보’ 토론회를 진행하려고 했다. 다만 당시 장기요양 4단체장들의 해명요구와 강력한 이의제기로 발제도 못 한 채 중단된 바 있다.

고영인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고영인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이번 토론회도 시작 직전 장기요양단체 회원들의 출입을 토론회를 주관하고 있는 대한요양병원협회가 막으면서 양 단체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이 토론회를 주최한 신동근 위원장과 관련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후 장기요양단체 회원들은 토론회장 주변 빈자리에 서서 방청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발표 및 토론진 대부분이 요양병원 관련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 자리에 실제적인 장기요양업무를 담당하는 한국노인복지중앙회·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4개 단체 관련자의 참석은 없었다.

더욱이 장기요양단체 관계자는 우리 4개 단체 어디와도 사전협의나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간병비 급여화, 간병비 국가책임제 확보에 있어 장기요양 시설 측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을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권 회장은 “간병비 급여화, 간병비 국가책임제 확보에 있어 이해관계 단체가 함께 하는 논의과정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문제 제기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전 국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의 향방(向方)을 논의하는 토론회에 이해관계 단체를 참여시키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신동근 위원장 및 토론회 관계자들에게 항의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가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및 장기요양 4단체의  토론회 출입을 막아 항의 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대한요양병원협회가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및 장기요양 4단체의 토론회 출입을 막아 항의 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또 권 회장은 “오늘 토론회의 공동주최 명단에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여야간사가 모두 이름을 올렸는데, 위원회 지도급 인사들로서 종사자를 구하지 못해 어르신을 모시지 못하는 현장 상황은 물론 시행연도의 8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의 윤곽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등 15년차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위기극복 등 큰 틀의 정책 현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정 의료분야단체의 ‘자기 이익 챙기기’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으며, 그것이야말로 윤석열정부의 국정철학인 ‘공정과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권 회장이 간병비 급여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돌봄’을 주요 업무기능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요양병원은 치료목적이 달성되면 퇴원하기 때문에 ‘돌봄’이 필요없는 곳이다. 

권태엽 회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 의원에게 간병비급여화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권태엽 회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 의원에게 간병비급여화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인복지중앙회

요양원의 경우는 수천만원의 급여를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최저임금 수준의 박봉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 마디로 ‘돈 안되는 사업’이 요양원이다. 만일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가 이뤄지면 요양원의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구인난은 더욱 악화되고, 결국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특정 시설 몇 개가 없어지는 문제가 아닌,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조종(弔鐘)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OECD가 발표한 ‘요양원의 침상 수’와 ‘요양병원의 병상 수’ 최근 자료에는 유럽은 요양병원 병상수가 감소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는 요양병원의 병상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려하는 공직자라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증가하는 요양병원을 줄이는 방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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