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배관에 들어가 ‘강화 섬유 매트’ 작업 수행
로봇에 부착된 각종 모듈이 돌아가며 포설·부착·건조

[비즈월드]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에서나 보던 ‘건설로봇’이 실제 공사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건설로봇은 정교한 작업을 일관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갖춘 동시에,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며 근로자들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다양한 장점을 두루 갖춘 건설로봇 도입을 위해 기술개발과 특허 등록에 힘쓰고 있다. 비즈월드가 건설업계의 건설로봇 특허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배관 접합 로봇을 도시한 사시도. 그림=키프리스
배관 접합 로봇을 도시한 사시도. 그림=키프리스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남궁홍)이 사람 대신 어렵고 위험한 배관 작업을 수행하는 ‘배관 접합 로봇’을 개발하고 특허로 등록받는 데 성공했다.

6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강화매트 접착 모듈 및 이를 포함하는 배관 접합 로봇’은 지난 2020년 10월 출원(출원번호 제1020200129414호)돼 2022년 10월 특허(등록번호 제102452486호)로 등록받았다.

섬유 강화 배관은 각종 산업의 공정 장비(화학 저장 탱크, 배관 시스템 등)를 구성하는데 널리 쓰이고 있다. 내화학성과 내식성을 갖춰 금속 배관보다 유지보수가 쉽고 제품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장점만 있지는 않다. 설치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관이 길어질수록 질식·가스 중독의 위험도 따른다. 직경이 큰 경우 배관 내부에 따로 작업대를 설치해야 해 배관 내부 하중과 비용이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배관 접합 로봇이 관 내부에 설치된 상태를 도시한 도면. 그림=키프리스
배관 접합 로봇이 관 내부에 설치된 상태를 도시한 도면. 그림=키프리스

삼성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배관 접합 로봇’은 사람 대신 배관에 들어가 강화 섬유 매트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설치한다. 로봇은 숨을 쉬지 않으니 작업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하더라도 중독의 위험이 없다. 내부에 따로 작업대를 설치할 필요도 없어 배관 내부 하중과 설치 비용이 늘지 않는다.

배관 접합 로봇에는 강화 섬유 매트를 깔고 퍼티를 도포하고 열을 가해 말리는 각종 모듈이 부착돼 있다. 로봇이 배관 내부에 들어가면 이 모듈들이 돌아가며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은 ▲강화매트 접착 모듈 ▲센터 프레임 ▲다단 실린더 ▲퍼티 도포 모듈 ▲가압 모듈 등으로 구성된다.

강화매트 접착 모듈을 도시한 사시도. 그림=키프리스
강화매트 접착 모듈을 도시한 사시도. 그림=키프리스

강화매트 접착 모듈은 이 로봇의 핵심이다. 배관 내부에 강화 섬유 매트를 접착한다. 배관의 원주·길이·나선 방향으로 이동하게 하는 ‘구동 휠’, 강화 섬유 매트가 감긴 ‘보빈(Bobbin:통 모양의 실패)’, 강화 섬유 매트를 이동시키는 ‘롤러’, 강화 섬유 매트에 접착 수지를 분사하는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강화섬유 매트를 절단하는 ‘커터’, 롤러 간의 이동을 돕는 ‘가이드’, 접착 수지를 경화시키는 ‘적외선 히터’, 보빈을 강화매트 접착 모듈의 길이 방향으로 이동하게 하는 ‘베이스’, 매트를 가압하는 ‘롤러’를 더 장착할 수도 있다.

강화매트 접착 모듈에서 강화섬유 매트가 배출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도면. 그림=키프리스
강화매트 접착 모듈에서 강화섬유 매트가 배출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도면. 그림=키프리스

센터 프레임은 로봇 중앙에 위치한다. 길게 이어진 막대로 이뤄진다. 레이저로 관의 내경을 측정하는 센서와 공정 확인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된다. 거리 측정 센서와 공기·수지·유체 등의 유입을 위한 튜빙 연결 부재, 케이블의 꼬임을 방지하기 위해 센터 프레임을 회전시키는 로터리 유닛이 더 설치될 수 있다.

다단 실린더는 센터 프레임의 구동 모듈과 강화매트 접착 모듈, 퍼티 도포 모듈, 가압 모듈 등을 지지한다. 로봇이 배관에 투입되면 센서에서 측정한 관의 직경에 맞게 확장돼 안정적으로 고정되게 한다.

퍼티 도포 모듈은 접합 부위 틈새를 채우는 퍼티를 도포한다. 도포된 퍼티를 평탄화하는 가압 롤러, 퍼티를 저장하는 탱크, 잔류 퍼티를 보관하는 포켓 등으로 구성된다.

가압 모듈은 설치된 롤러와 히터로 강화 섬유 매트를 누르고 가열해 말린다.

강화매트 접착 모듈, 퍼티 도포 모듈, 가압 모듈에는 각각 휠과 모터가 장착돼 있어 로봇이 여러 방향으로 주행할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배관 로봇은 강화 섬유 매트를 신속하게 배관 내부에 부착할 수 있다”며 “플랜트 등 각종 신사업 추진 시 공기를 앞당기며 경쟁력을 키울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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