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3호 신약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美 FDA 품목허가 획득…국내 항암 신약 중 '최초'
매출 증가 등 외형 성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확대

한미약품이 '롤론티스'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세계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롤론티스'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세계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사진=한미약품

[비즈월드] 한미약품이 국산 33호 신약 '롤론티스'를 '글로벌 신약'으로 인정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기업 스펙트럼이 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롤론티스는 항암 치료 등으로 백혈구 내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암 환자에 처방하는 치료제다. 체내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으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2년 스펙트럼에 롤론티스 기술을 이전한 다음 공동 개발을 이어왔다. 스펙트럼은 2018년 FDA에 롤론티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자진 취하했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등 악재가 발생했지만 자료 보완, 재신청, 생산시설 실사 등의 절차를 거친 끝에 10년 만에 상용화 절차를 마무리 했다.

이번 품목허가로 롤론티스는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처음으로 FDA의 문턱을 넘은 성과이자 항암 분야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 중에서는 6번째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롤론티스로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롤론티스의 현지 판매 준비는 모두 끝났다.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공장인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현지 영업과 마케팅·판매는 스펙트럼이 맡는다.

최근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미국 제품명을 '롤베돈(ROLVEDON)'으로 확정했으며 영업 및 마케팅 인력까지 충원했다. 올해 안으로 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며 충원된 인력이 미국 각 주에서 판로를 뚫고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이번 허가 및 판매로 외형 성장은 물론 연구개발(R&D)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실제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인 암젠의 '뉴라스타'의 연매출은 약 7조원이다. 여기에 롤론티스가 세계 최대 시장에서 신약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다른 시장으로의 진출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아울러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로 탄생한 신약이다. 랩스커버리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현실이 됐고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 신약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이 과감한 투자와 R&D를 지속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까지 확보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한미약품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수준 높은 R&D 역량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향후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롤론티스 허가로 한미약품 신약 중 첫 FDA 허가 사례이자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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