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투증권·NH투자·KB증권 등 4개 증권사만 판매
누적 잔액 11조7700억원… 전년 대비 91% 가파른 증가세

4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발행어음 잔액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4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발행어음 잔액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비즈월드] # 직장인 A씨는 재테크 카페에 고금리 6개월 예금 상품을 찾는 글을 올렸다. 올라온 댓글들을 보면서 '발행어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발행어음에 투자하면 연 3~4% 고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증권사만 망하지 않으면 원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고 해 1000만원을 맡겼다.

기준금리 인상기에 고금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몰리면서 증권사 발행어음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계좌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11조7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 지난달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 9일 기준 8조4177억원, 지난달 8일 기준 9조3415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발행어음은 고객을 수취인으로 하고 회사를 지급인으로 해 1년 이내의 약정된 수익률로 발행한 어음을 말한다. 현재 발행어음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개 증권사만 판매 중이다. 증권사는 어음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채권, 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발행어음이 초대형 투자은행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발행어음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이유는 1년 이내의 단기상품이라 부담이 적고 금리도 4% 대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퍼스트 발행어음'은 적립식 기준 365일 개인 수익률이 연 4.50%다. 미래에셋증권 365일 개인 상품 수익률은 연 4.10%, NH투자증권과 KB증권 상품은 연 4.0%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발행어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0일 주력 플랫폼 서비스 '내게 맞는 금융상품 찾기' 첫 주자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을 내세웠다. 가입 금액도 1인당 100만~5000만원으로 고금리 예·적금과 비교해 한도가 높은 편이다. 새로운 계좌 개설 때 온라인금융상품권, 주식 1주 추첨 증정 등 이벤트도 진행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발행어음이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라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는 이론상 투자 원금 100% 손실을 볼 수 있다. 물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인가받은 증권사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라 부도, 파산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지만 큰 금액 예치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발행어음 수요가 늘어났고 증권사들도 안정된 상품 라인업으로 소개하는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어음 발행사의 신용도와 자기자본비율, 발행금리 등 증권사의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