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특허청장(사진 중앙)은 7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WIPO 일반총회 대표연설을 통해 코로나 대유행과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제사회에 지재권 제도를 개선하고 혁신활동을 장려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특허청
이인실 특허청장(사진 중앙)은 7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WIPO 일반총회 대표연설을 통해 코로나 대유행과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제사회에 지재권 제도를 개선하고 혁신활동을 장려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특허청

[비즈월드] 이인실 특허청장이 이역만리 외국에서 특허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 힘든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특허청 최초의 변리사 출신 민간 여성인 이인실 청장은 지난 5월 31일 취임 후 43일만인 지난 7월 12일 스위스 제네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각에서 이 청장이 산적한 특허청의 위상 정립과 조직 개편 등 내부 과제와 취임식에서 밝힌 ▲심사·심판의 전문성을 강화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식재산 행정 구현 ▲혁신성장을 이끄는 지식재산의 창출·활용 강화 ▲지식재산의 공정한 보호 등 5가지 공약 실천을 위한 구상 등이 아직 본격적인 괘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비록 4박5일 동안의 짧은 일정이지만 외국행을 택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 ‘제63차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총회’는 이미 일정이 확정된 상태였다.
WIPO는 UN산하 15개 전문기구 중 하나로 지식재산 분야 전반을 총괄하는 국제기구이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WIPO 국제특허출원(PCT 출원) 건수가 2020년 대비 3.2% 증가(2만678건)하면서 2년 연속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2021년 기준 블룸버그(Bloomberg) 혁신지수 세계 1위, 같은 해 기준 WIPO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에 잇따라 랭크 되는 등 세계 각 국가의 혁신역량을 평가하는 중요 척도에서 특허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질 수 없는 행사였다. 

게다가 이 청장의 취임 공약 중 마지막 한 가지인 ▲지식재산분야 국제 협력 강화라는 부분에서 부합하는 행사여서 이 청장의 스위스행은 오히려 절호의 기회였다. 

이 총장은 분초를 아껴가면 쉽게 만날 수 없는 각국 특허청 청장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인실 특허청장(사진 왼쪽)지난 7월 13일 오전(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렌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과 만나 한국 전문가의 WIPO 진출 확대와 사무총장 방한 등 특허청-WIPO 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특허청
이인실 특허청장(사진 왼쪽)지난 7월 13일 오전(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렌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과 만나 한국 전문가의 WIPO 진출 확대와 사무총장 방한 등 특허청-WIPO 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특허청

이 청장은 제네바에 도착 후 다음 날인 13일 주제네바대사를 면담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렌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 전문가의 WIPO 진출 확대 및 사무총장 방한 등 특허청-WIPO 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청장은 지식재산권을 적극 활용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경험을 WIPO를 통해 국제사회와 활발히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탕 사무총장과 협의했다. 

탕 사무총장은 개도국의 지식재산 인식 제고와 역량 강화 등을 위해 현재까지 약 150억원을 출연한 특허청의 한국신탁기금에 대한 감사를 표명했다. 

이 청장은 보다 많은 한국인 전문가가 WIPO에서 근무하여 국제특허출원(PCT, 2021년 기준 WIPO 전체수입의 약 76%를 차지) 세계 4위 위상에 걸맞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WIPO 측의 관심도 당부했다.

또 이 청장과 탕 사무총장은 한국특허청이 WIPO와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지식재산 교육사업의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은 30년 한국 발명교육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형 창의발명교육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을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소개했다.

탕 사무총장은 WIPO의 중기전략계획(2022~2026)도 개발도상국 청소년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이 청장은 탕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다양하고 우수한 학생발명 장려 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할 것을 권유했으며, 탕 사무총장은 내년 방한을 약속했다고 특허청 측은 전했다.

이날 오늘 이 총장은 알프레도 렌던(Alfredo RENDON) 멕시코 특허청장과 개별 회담을 하는 것으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우리 특허청이 캄보디아·라오스·브루나이와 시행 중인 특허인정프로그램(PRP: Patent Recognition Program) 등 새로운 특허심사협력을 멕시코와 시행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등록가능결정 혹은 등록된 특허를 협력 대상 국가에서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신속하게 특허를 등록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아세안을 제외한 신흥국 중 우리나라와 최초로 특허인정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국가가 되며, 한국과 특허심사하이웨이(PPH)와 특허인정프로그램을 동시에 시행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이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우리 기업이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 특허권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취득할 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둘째 날인 14일에는 싱가포르 특허청장과 개별 면담 후 WIPO 일반총회 대표연설을 통해 코로나 대유행과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제사회에 지재권 제도를 개선하고 혁신활동을 장려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디지털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으로써 화상디자인, 데이터와 유명인의 초상 등에 관한 보호를 강화한 점과 PCT 국제특허출원 세계 4위, 글로벌 혁신지수(GII) 세계 5위 등의 혁신 성과를 소개했다.

이날 오후에는 호주·프랑스·유럽지식재산청(EUIPO)·캐나다 등 4개 특허청장과 연쇄 회담을 이어갔다.

행사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오전부터 사우디·영국·칠레 등 특허청장들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바레인·몽골·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 특허청장과의 회담을 마지막으로 숨가쁜 2박3일 동안의 일정을 누난하게 소화해 냈다.

총 12개 특허청과 회담을 가진 이인실 청장은 프랑스와 특허심사하이웨이(PPH) MOU를 체결하고, 영국·캐나다·몽골·칠레와도 포괄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흥국인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과도 지식재산분야의 최신동향을 공유하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신속한 특허권 확보를 위해 특허심사 하이웨이(PPH), 특허인정 프로그램(PRP) 등의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지식재산분야의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특허 성과의) 높은 위상에 걸맞게 지식재산 분야 역량강화 등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협력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인실 청장의 제네바 출장길에는 특허청 국제협력과와 산업재산통상협력팀에서 각각 3명씩 총 6명이 동행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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