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대한민국 산업 1세대 또 하나의 별이 졌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12일 오전 5시20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故) 구 회장은 1930년 7월 15일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진주고등학교를 마치고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한 구 회장은 1959년 소령으로 전역한 후부터 지금까지 산업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당시 그는 '나라가 죽고 사는 기로에 있다.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를,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 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일념 하나로 산업화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구 회장은 1960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제일제당, 중앙개발, 럭키(현 LG화학), 금성사(현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건설(현 GS건설) 등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일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1980년 ㈜럭키 대표이사 재직 시절 구 회장은 기업과 나라가 잘 되려면 기술력만이 답이라고 여겼다. 세계 석유화학 시장 수출 강국인 일본과 대만을 따라잡기 위해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 관련 산업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

또 그가 걸어온 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럭키는 1981년 '국민 치약'이라 불리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고 1983년에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 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도 개발했다.

구 회장은 2000년 LG유통(現 GS리테일) FS사업부(푸드서비스 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한 ㈜아워홈의 회장으로 취임해 20년간 아워홈을 이끌었다. 그동안 아워홈 매출은 2125억원(2000년)에서 2021년 1조7408억원으로 8배 이상 성장했고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해졌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사업과 식재유통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식품과 외식 사업, 기내식 사업, 호텔 운영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으로 자리했다.

구 회장은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먹거리로 사업을 영위하는 식품기업은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워홈을 경영했다. '국민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그는 눈을 감을 때까지 국민의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구 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 이숙희 씨와 아들 본성(아워홈 전 부회장), 딸 미현·명진·지은(아워홈 부회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