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부 조직 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특허청은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을 유령조직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사진=특허청 홈페이지 청소개 조직소개 캡처
어느 정부 조직 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특허청은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을 유령조직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사진=특허청 홈페이지 청소개 조직소개 캡처

[비즈월드] 특허청(청장 박원주)은 특허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활용할 수 있는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7월 14일 벤처형 조직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0년 벤처형 조직 혁신 아이디어 경진 대회에서 최종 선정됐다. 벤처형 조직은 국민편의와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도전적 과제를 추진하는 조직이다.

특허 빅데이터는 전 세계 기업·연구소 등의 R&D 동향, 산업·시장 트렌드 등이 집약된 4억5000만여 건의 기술정보이다.

특허청은 지난해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수소산업, 시스템반도체, 차세대전지 등 5대 산업에 대해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공·민간에 제공했고 연구개발(R&D) 정책 수립 및 미래 유망기술 발굴 등에 다양하게 활용됐다고 한다.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은 선진 빅데이터 분석기법과 인공지능 신기술을 접목, 특허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활용하는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26만개 기술로 세분화된 특허 분류를 산업기술 분류와 매칭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효 특허문헌을 선별, 업별 특허 DB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업 분야별 부상기술을 효과적으로 탐색하고, 국가·기업·기술별 특허 정보를 자동 분석하는 기능을 개발한다.

이와 함께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맞춰 공공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 특허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방할 계획이다.

사용자가 특허 빅데이터를 다양한 분석기준에 따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고, 분석결과를 버블차트, 다차원 척도법 등으로 시각화하는 오픈 분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허청 측은 “(특허빅데이터담당관 신설·운영을 통해) 개인·스타트업 등은 원하는 기준에 따라 손쉽게 특허 정보를 분석해 창업을 위한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고,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는 유망기업 정보 및 핵심 특허 정보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부 조직 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특허청은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을 유령조직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사진=특허청 홈페이지 청소개 조직소개 캡처
어느 정부 조직 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특허청은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을 유령조직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사진=특허청 홈페이지 청소개 조직소개 캡처

그런데 어느 정부 조직 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특허청은 이 조직을 유령조직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은 청장이 담당하는 특허사업화담당관, 아이디어거래담당관이나 처장이 담당하는 감사담당관과 심사품질담당관, 기획조정관이 담당하는 기획재정담당관, 혁신행정담당관,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등과 달리 특허청 홈페이지 ‘일반현황 ‘기구 및 정원’’은 물론 ‘조직소개’ 등에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어렵게 직원검색을 통해 확인한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에는 현재 5명의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도 문제점은 드러난다. 앞서 특허청이 장황하게 설명한 특허빅데이터담당관실 직원들의 담당업무에는 뭘 심판하는지 모르는 ‘심판’ 업무를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이 맡고 있다고 적어놓고 있다.

이 담당관실의 차석으로는 ‘심사’하고 있다는 기술서기관 1명이 배치되어 있다. 게다가 농업사무관이 ‘의약제제’ 부문을 담당하고, 1명의 전산사무관은 의미를 알 수 없는 B61L, G07F, G09B를 ‘심사’한다는 전산사무관이 1명이 배치됐다. 주무관 1명은 ‘○한중일, 한일’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를 담당업무라고 설명해 대민 서비스 부서를 위한 세심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직원검색을 통해 확인한 이 담당관실 소속 공무원이 연락처도 공란으로 게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한 민원인은 "특허청이 좋은 취지에서 새롭게 구성된 조직이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무관심한 실정이다"면서 "특허빅데이터담당관이 급조해서 등떠밀려 만들어진 조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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