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B금융·메리츠금융 등 포함 전망…일본 전례 참고할듯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 기대…자산운용사 수수료 경쟁 예상

한국거래소는 금융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 여력과 자본 대비 수익률, 중장기 주주환원 의지 등을 고려한 '밸류업 지수'를 구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유안타증권이 예상한 주요 밸류업 지수 우수기업 예상 목록. 사진=유안타증권
한국거래소는 금융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 여력과 자본 대비 수익률, 중장기 주주환원 의지 등을 고려한 '밸류업 지수'를 구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유안타증권이 예상한 주요 밸류업 지수 우수기업 예상 목록. 사진=유안타증권

[비즈월드] 올해 내로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편에선 '금융주 쏠림 현상'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주환원여력과 수익성이 높은 상장 기업 중 저평가된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올해 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발표할 전망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꾸준한 수익 창출과 주주환원 기반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이 지난 2월부터 시작한 국내증시 활성화 정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증권가에서는 일찍부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기업(종목)을 가늠하고 있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중장기 관점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와 높은 자본 대비 수익률, 지배구조의 투명성, 주주환원 계획 발표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안타증권은 우수기업 지수를 구성할 상위 5개사로 현대차, 셀트리온, KB금융, 기아, 신한지주 등을 꼽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자본수익률과 시장가치 기준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 리스트로 메리츠금융지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비반도체, HD현대일렉트릭, 삼양식품, 클래시스, HPSP, 실리콘투 등을 선정했다.

이번 예상은 일본의 밸류업 지수인 'JPX Prime 150 지수'를 참고 사항으로 삼은 결과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일본의 다른 주요지수보다 다소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이는 일본 증시 호황에 따른 결과일뿐 밸류업 지수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증시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0%로 미국(14.9%), 영국(9.6%), 중국(9.3%), 일본(8.3%)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만약 밸류업 지수가 활성화되면 ROE가 높은 기업 위주로 국내 증시 선호도가 재편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ETF 출시는 개별 종목에 '기관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ETF 출시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이유는 ETF에 일정 부분 투자해야하는 기관 특성상 비트코인에 일부나마 자금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깔렸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밸류업 지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효용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목'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동안 금융 당국 개입 등 이유로 저평가된 금융주가 대거 포함될 경우 기존 금융주 ETF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출시 자체보다는 정부의 꾸준한 밸류업 독려와 지수 개발에 대한 신중한 접근 등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ETF가 출시되면 한동안은 수수료 경쟁도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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