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최근 국내 유통업계의 화두는 언택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접촉이 제한되고 이로 인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배송문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빨리빨리’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보다 빠른 배송은 각 기업의 당면 과제가 됐다. ‘새벽배송’ ‘총알배송’ ‘당일배송’이 이미 정착된 상황에서 고객 만족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진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대표 이완신)은 2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온디멘드 배송 서비스인 ‘와써’를 홈쇼핑 업계 최초로 최근 론칭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롯데홈쇼핑 배송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이상 증가했고, 매년 10%씩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고심 끝에 내린 처방이다.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며 신속한 배송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신선식품에서 패션, 뷰티 등 일반상품으로 확대되자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배송 방식 도입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오전에 TV방송 상품(물류센터 입고 상품)을 주문하면 오후에, 오후에 주문하면 저녁,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에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오전 9시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4시까지 받아볼 수 있다.
‘와써’는 ‘기다림 없는 집 앞 배송’이라는 콘셉트로 ‘왔어’를 읽는 대로 풀이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해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향후 빠른 배송이 필요한 상품으로 추가 확대하고, 고객이 희망하는 시간대 배송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와써’ 운영을 위해 상품 분류 전담 인원을 2배 증원하고, 물류 관리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등 프로세스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상품 분류 소요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고 물류센터 출고 이후 고객 배송까지 평균 6.3시간이면 가능해졌다. 지난해 시험 기간 중 서비스 체험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수의 95%가 ‘매우만족’이라는 답변으로 해당 서비스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
또 롯데홈쇼핑은 최근 택배기사 업무 환경 개선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운송사 선정 과정에서 택배기사들의 처우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상품 분류 전담 인력 지원, 월급제 운영, 근로시간 단축, 휴일 보장, 유연 근무제 등으로 일반 택배 기사와 비교해 당일 배송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업무 강도와 시간은 줄어든 반면 월급제 운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엄일섭 롯데홈쇼핑 CS부문장은 “언택트 시대에 고객 니즈에 맞춘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온디멘드 서비스를 배송에 접목하게 됐다”면서 “고객과 택배기사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서비스로, 일반택배 대비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하지만 배송 속도와 친절도 향상으로 잠재적으로는 고객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가구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현대리바트가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수도권에 배송되는 가정용 가구 전 제품을 대상으로 평일 오전에 구매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배송 혁신인 ‘내일 배송’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국내 가구업계에서 소파나 책장 등 일부 제품을 익일 배송한 적은 있다. 그러나 가정용 가구 전 품목을 익일 배송해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0월부터 가구업계 최초로 소파 제품에 대한 익일 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지역에 한해 시범 운영해 오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내일 배송’ 서비스는 공식 온라인몰인 ‘리바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평일 낮 12시까지 구매한 가정용 가구 전 제품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배송되는 경우에 시행된다. 특히, 고객이 주문시 오전(9~12시), 오후(오후 1~6시), 저녁(오후 7~9시) 등 배송 희망 시간을 고를 수 있다.
단, 주말 또는 공휴일 구매 때 주문일로부터 2일 뒤에 배송되며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배송을 의뢰할 경우 기존대로 3일 이상이 소요된다.
‘내일 배송’ 가능 품목은 기존에 시행 중인 소파를 비롯해 리바트 식탁·수납장·매트리스 등 가정용 가구 전 제품과 미국 프리미엄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사의 4개 브랜드(윌리엄스 소노마,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엘름)의 가구 제품 등 5200여 종이다. 다만, 사전 실측 및 별도 설치·시공이 필요한 주방용 가구·붙박이장·중문 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릇·조명 등 소품류도 서비스 제외 품목이다.
현대리바트 측은 ‘내일 배송’ 서비스 운영을 위해 배송 설치 인력을 10% 가량 늘렸으며, 20여 명으로 구성된 전담 물류팀도 새로 구성했다.
현대리바트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한 파격적인 익일 가구 배송 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첨단 물류 및 배송 인프라를 갖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B2C 사업 강화를 위해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대에 힘써왔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총 1395억원을 투자한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총 5층 규모)'에도 대규모 물류센터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현대리바트의 전체 물류센터 규모는 기존 7만2,000㎡에서 14만4,000㎡로 약 2배가량 늘어났고, 일 평균 출고 가능 물량도 기존 대비 2.3배 증가하는 등 물류 기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한다.

이미 배송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소매유통점도 예외는 아니다.
GS수퍼마켓(GS THE FRESH, GS더프레시)은 도심에 위치한 점포를 세미다크스토어로 활용한 1시간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 향상 및 매출 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GS THE FRESH,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요기요’와 ‘GS수퍼마켓앱(GS THE FRESH앱)’, 올해 1월 15일부터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1시간내 빠른 배송서비스를 전국 직영/가맹 320여점포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GS수퍼마켓의 1시간내 배달 서비스 거점은 전국 직영, 가맹 320개의 점포를 활용하고 있다. 추가비용 투자를 통한 별도 온라인 배송 센터를 오픈 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점포에서 영업을 하면서 동시에 배달 서비스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세미다크스토어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물류 기능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점포가 도심에 위치한 덕분에 1시간내 배송이 가능한 점, 생필품에 식사거리까지 동시에 받아 볼 수 있는 통합형 배달 주문 서비스 등으로 고객 만족과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GS수퍼마켓의 1월 18일부터 31일까지 배달 서비스의 매출을 살펴보면, 전월 같은 기간(12월 14일~27일)대비 전체 배달 건수가 237.3% 신장했다. GS수퍼마켓은 가까운 점포에서 배송을 시작해 경쟁사 대비 빠른 1시간내 배송이 가능한 점과 식사거리와 생필품을 동시에 주문 가능하다는 점이 고객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서 세미다크스토어란 물류 배송 거점으로만 활용되는 다크스토어가 아닌, 영업중인 매장에서 물류 배송 거점까지 활용 가능한 점포로, 오프라인 영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문처리 능력까지 가능한 점포을 말한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뿐 아니라, 점포 이용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고자 지난달 28일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 ‘GS수퍼마켓앱’을 선보였다.
GS수퍼마켓은 코로나19 및 동절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와 모바일 편리성이 요구되는 환경에 발맞춰 앱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주요 기능은 와인 주문 예약, 빠른 주문배달, 택배상품, 사전 예약 스마트 오더 서비스 등이다. 고객이 앱에서 성인인증을 받은 후 와인·맥주·위스키 등 주류 상품을 주문 후, 지정한 날에 가까운 점포에서 찾아 구매할 수 있으며, 점포에서 주문하면 식사가 가능한 먹거리, 간식류 등 신선식품에서 생필품까지 약 2000여 다양한 상품을 1시간내 고객에게 배달 한다. 매주 20여개 인기 상품에 대해 저렴한 가격으로 사전 예약을 진행 해 주말에 점포에서 찾아가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도 제공한다.
GS수퍼마켓 관계자는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기존 점포에 다크스토어 개념을 접목해 별도 비용 없이 세미다크스토어로 변신을 통한 1시간내 배송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면서 “물류 혁신 외에도 배달 먹거리와 신선한 제철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한 번의 주문으로 한끼 식사와 생필품을 모두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는 통합형 배달 주문,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사전예약 스마트 오더 서비스, 주류 특화 구매가 가능한 와인 주문예약 등 새로운 서비스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중 한 곳인 롯데마트는 비대면 소비문화 추세에 따라 새벽 배송 서비스 강화에 발벋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경기 남부 및 서울과 부산 전 권역을 대상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인 ‘새벽에 ON’을 확대했다.
롯데마트의 기존 새벽 배송은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센터를 통해 경기 서부지역과 서울 일부 지역만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슈퍼가 운영하고 있던 의왕, 부산의 오토 프레시 센터를 롯데마트가 운영하게 되면서 새벽배송 범위가 확대 됐다.
특히 경기 의왕과 부산의 오토 프레시 센터는 일반 주간 배송이 아닌 오로지 ‘새벽 배송’을 위한 전용 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주문에서 신선 식품이 차지하는 구성비가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51.7%까지 증가했고, 신선 구매 조건의 1순위가 품질인 만큼 품질 우위 전략의 대형마트로써 기회 요소로 판단해 새벽 배송의 확대에 나선 것이다.
롯데마트는 이번에 새벽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그로서리 전문몰의 강점을 살린 ‘3일돼지’, ‘황금당도 과일’ 등의 차별화된 신선 전문 상품과 새벽 배송 특화 카테고리인 간편 대용식, 음료 등의 상품을 강화했다. 특히 새벽 배송은 아침식사 및 간편식을 위한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밀키트, 간편식, Deli 상품군을 대폭 강화했다.
롯데마트는 이번 새벽 배송 서비스 확대로 주문량이 기존 보다 3배, 2021년에는 4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 전 권역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은 타 이커머스 업체와 차별화된 강점으로 부산 지역의 새벽 배송 서비스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새벽 배송 외에도 주문 후 2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바로 배송’, 매장 내에서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매장 픽업’, ‘냉장 상품 스마트 픽업’,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 상품을 차에서 받는 ‘드라이브 스루’ 등 온라인 주문 상품에 대해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물류팀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새벽 배송의 주력 상품인 신선 식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태이다”면서 “신선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배송하는데 집중해 롯데마트의 물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