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 전설이 깃든 뉴질랜드 탄생지…해양 액티비티의 천국

케이프 레잉가의 등대. 사진=Ocean Mead
케이프 레잉가의 등대. 사진=Ocean Mead

[비즈월드] 뉴질랜드 최북단에 있는 노스랜드(Northland)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뉴질랜드 역사와 마오리 문화, 해안 풍경이 어우러진 다양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노스랜드는 뉴질랜드 최북단의 자리 잡은 케이프 레잉가(Cape Reinga)에서부터 남쪽으로 300㎞ 이상 뻗어 있으며 두 개의 해안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 해안에 있는 베이 오브 아일랜즈(Bay of Islands)는 뉴질랜드 대표 휴양지다. 

보트 크루즈를 타고 돌고래를 구경하고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와이탕이 트리티 그라운즈(Waitangi Treaty Grounds)를 방문해 뉴질랜드의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노스랜드의 서쪽 해안에는 거대한 카우리 나무인 타네 마후타(Tāne-Mahuta)를 만날 수 있고, 아름다운 백사장과 넓은 사구가 있는 호키앙가 항구(Hokianga Harbour)와 나인티마일비치(Ninety-Mile Beach)가 있다. 뉴질랜드 최북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한 노스랜드로 떠나보자.

와이포우아 숲의 저녁. 사진=TNZ
와이포우아 숲의 저녁. 사진=TNZ

◆ 마오리 전설과 탁 트인 전망이 어우러진 ‘노스랜드의 북쪽’

뉴질랜드 북쪽으로 향하다 보면 케이프 레잉가에서 길이 끝난다. 카이타이아(Kaitaia)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이 걸리는 케이프 레잉가는 태즈먼해와 태평양이 만나는 곳으로 파도가 부딪히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290m의 절벽 위에는 바다를 향해 등대가 서 있으며 수령이 800년으로 추정되는 포후투카와 고목 한 그루가 있다. 케이프 레잉가는 ‘뛰어내리는 곳’이란 뜻으로 마오리 구전 전설에 따르면 생을 마친 영혼이 이곳의 포후투카와 고목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조상들의 고향인 하와이키(Hawaiki)로 돌아간다고 한다.

성지로 여겨지는 케이프 레잉가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 5㎞ 전쯤에 있는 아름다운 타포투포투 베이(Tapotupotu Bay)에서 피크닉을 하면 좋다. 풀러스 그레이트사이츠(Fullers GreatSights)를 비롯한 여러 투어 회사가 여행객들을 이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푸어나이츠 군도에서의 스쿠버다이빙. 사진=Dive Tutukaka
푸어나이츠 군도에서의 스쿠버다이빙. 사진=Dive Tutukaka

◆ 해양 액티비티의 천국이자 뉴질랜드 역사의 성지 ‘노스랜드의 동쪽’ 

오클랜드에서 차량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베이 오브 아일랜즈는 14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이히아(Paihia), 러셀(Russell), 케리케리(Kerikeri) 타운이 있다. 이곳은 돌고래, 청새치, 고래를 비롯한 풍부한 해양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어 보트 크루즈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해양 생물들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투투카카(Tutukaka) 앞바다에는 세계 최고의 스쿠버다이빙 장소의 하나로 손꼽히는 푸어나이츠 군도(Poor Knights Islands)가 펼쳐져 있다. 125종 이상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는 푸어나이츠 군도에서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통해 다채로운 어족과 형형색색의 수중 식물이 만들어내는 푸른 바닷 속 천국을 만끽할 수 있다.

베이오브아일랜즈의 풍경. 사진=TNZ
베이오브아일랜즈의 풍경. 사진=TNZ

노스랜드의 대표 휴양지 파이히아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는 와이탕이 트리티 그라운즈 역시 베이 오브 아일랜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이다. 

와이탕이 트리티 그라운즈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사적지로 1840년 마오리 부족과 영국 왕실 간 평화 협정인 와이탕이 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당시 역사를 잘 보여주는 기념관이 있으며 마오리족이 전투에 사용했던 거대한 카누인 와카도 전시되어 있다. 매일 가이드 투어가 진행되며 마오리 문화 공연인 카파 하카(Kapa Haka)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타네 마후타. 사진=Miles Holden
타네 마후타. 사진=Miles Holden

◆ 거대한 카우리 나무숲과 남반구 최대의 모래언덕 ‘노스랜드의 서쪽’ 

노스랜드의 서쪽 지역은 해안선이 아름다운 동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노스랜드 최대의 자연림 지대이자 뉴질랜드에 있는 카우리 숲 중 가장 유명한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은 높이 솟은 나무와 희귀한 조류들로 가득하다. 

국도가 숲을 관통하는데 도로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거대한 카우리 나무와 푸른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다. 이 숲에는 ‘숲의 제왕’이라 불리는 거대한 카우리 나무인 타네 마후타(Tāne-Mahuta)가 있는데 수령은 약 2,000여 년이며 아직도 자라고 있다. 

첫 번째 가지까지 거의 18m에 달하며, 직경은 약 4.4m에 달한다. 저녁에 숲을 탐험하는 야간 가이드 투어도 있다. 현지 마오리 가이드를 통해 토종 동식물에 대한 설명과 숲에 얽힌 마오리 전설을 듣고 자연과 마오리족 간의 영적 교감을 느낄 수 있다.

노스랜드의 최북단인 케이프 레잉가에서 멀지 않은 호키앙가 항구 근처에는 남반구 최대의 모래 언덕인 테 파키 사구(Te Paki Sand Dunes)가 있다. 부기 보드를 타고 모래 위를 내려가는 짜릿한 전율을 느껴보면 모래 언덕을 몇 번이고 오르는 수고를 감수할 수 있다. 

푸어나이츠 군도. 사진=Graeme Murray
푸어나이츠 군도. 사진=Graeme Murray

북섬의 서쪽 끝에는 나인티마일비치의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공식적으로는 국도에 속하지만 사륜구동 자동차로만 주행이 가능하며 해변을 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카이타이아나 파이히아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2월 말 또는 3월 초에 낚시 대회가 열리며 수백 명의 낚시인들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미를 낚기 위해 모여든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