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보험사들이 보험 설계부터 심사, 지급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 확대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AI 명함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딥브레인과 함께 가상인간을 구현했으며 직원 교육과 안내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AI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비교적 적은 마케팅·인력·시스템 비용으로 기존 이상의 업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챗 GPT'를 중심으로 맥락과 의도를 파악하는 AI 시스템이 극적으로 발전한 점도 잦은 활용의 이유 중 하나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심사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상병(상해·질병)심사 시스템 '장기 U'를 인공지능으로 구현했다. 장기U는 고객이 기존 병력을 보험사에 알리는 과정과 보험사가 고객의 병력을 활용해 청약심사를 거치는 과정을 AI를 활용해 자동으로 심사하는 시스템이다.

보험사들에게 자동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은 꽤나 중요한 과제다. 보험계약 인수심사는 전문 인력인 언더라이터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한달에 1000건 이상의 과도한 업무가 쏟아지다보니 보험 사기나 부적절한 지급 사례를 막기 부족한 면이 있다.

교보생명도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를 개발하고 특허까지 취득했다. DB손보는 지난 1월 가입 설계부터 인수심사까지 전체 영역을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AI를 활용해 수익성을 도모하는 보험사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인수 프로세스에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해 손해율을 지난 2022년 87.8%에서 지난해 82.0%로 5.8%포인트(p) 낮추는 데 성공했다. 

KB손보는 인공지능 혁신기술 '미래컨택센터'를 기반으로 매출 확대 효과를 봤다. 특히 인수 불가 물건으로 지정된 계약을 추가로 진행하거나 사고 발생 확률을 예측하는 방식을 활용해 설계 과정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확장에도 100% 활용은 여전히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내업무절차를 간소화하고 챗봇에 자동 응답을 심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보험 설계를 맡기거나 고객위험평가 등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AI 확장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SBI 소액단기보험회사는 회사에 축적된 다양한 보험사고와 보험금 지급사례를 생성형 AI에 학습시킨다. 이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보험금 청구 요청 건에 대해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언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업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업무 정확성이 올라가고 비용이 줄어드는 등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비윤리적 정보 생성 등 부작용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업 혁신과 생산성 제고, 소비자 편익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신뢰성·편향·개인정보·사이버리스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