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수장 중앙회 출신…유찬형 전 부회장 거취 주목
'정영채 사단' 윤병운·'자산관리 전문가' 사재훈 등 경쟁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차기 대표직에 오를 인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윤병운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사진=각 사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차기 대표직에 오를 인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윤병운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사진=각 사

[비즈월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6년 동안의 금투사 CEO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기 대표 후보 3명이 숏리스트로 지정된 가운데 농협중앙회 입김이 대표 인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5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윤병운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을 확정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05년 NH증권 IB 대표로 입사해 2018년 시작된 CEO 임기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을 NH투자증권에서 보냈다. 임기 동안 IB 볼모지였던 NH투자증권을 선두주자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리테일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그려왔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말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조치인 '문책경고' 조치를 받았다. 행정소송 등으로 연임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었지만 정 대표는 소셜미디어(SNS)에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 용퇴 이후 농협중앙회 핵심 인물인 유 전 부회장이 차기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유 전 부회장은 1988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상호금융 마케팅부장과 기획조정본부 상무 등을 역임했다.

농협중앙회(농협협동조합중앙회)는 농협금융 100% 지분을 소유한 단일주주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그룹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신경 분리'가 단행됐지만 여전히 계열사 인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석용 NH농협은행 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서국동 NH농협손해보험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수장들도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윤 대표는 보험업 관련 경력이 없음에도 대표로 임명됐고 이 때문에 금융 당국으로부터 경영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례적인 지적을 듣기도 했다. 

특히 유 전 부회장은 오는 7일 임기를 시작하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끝나면 대규모 인사 교체가 이뤄진 전례를 돌아보면 이번 대표 선임 과정에도 강 회장의 의중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후보들도 대표직에 임명될 만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다. 윤병운 부사장은 '정영채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20년 동안 정 사장과 손발을 맞춰온 IB 전문가다. 사재훈 전 부사장은 채널영업·리테일부문장 등 자산관리 분야서 27년간 활약해온 베테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상장사·금융투자사 특성상 타 계열사 대비 독립경영의 필요성이 강조돼왔지만 이번 인사 방향은 예측이 어렵다"며 "금융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신중한 인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11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단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고 26일 주주총회에서 공식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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