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시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대표이사, 제임스 게스너 모히건 부족의회의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등 지난 5일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그랜드 오프닝 행사 참석자들이 리본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첸시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대표이사, 제임스 게스너 모히건 부족의회의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등 지난 5일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그랜드 오프닝 행사 참석자들이 리본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비즈월드] '영감(靈感, Inspiration)'은 어떤 존재에 의해 촉발되는 생산적인 자극을 뜻한다. 'In~(안으로)'과 '~spire(호흡하다)'의 문자적 결합 그대로 생기를 불어넣는 동적인 현상, 긍정적 변화의 계기를 의미하는 단어다. 

코로나19 발생 후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 속에 놓여 있다. 한국관광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인바운드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되기까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선 여행심리를 자극할 영감 아닌 영감이 필요한 때다. 

이 가운데 지난 5일 인천 영종도 소재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가 그랜드 오프닝을 맞았다. 

몇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1월 말 소프트 오프닝(1차 개장)을 통해 5성급 호텔 3개 동(1275개 객실)을 비롯해 다목적 전문 공연장(아레나), 대규모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 그리고 직영 레스토랑 등을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19년 만에 국내 허가를 받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오픈한 데 이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인스파이어는 지난 2016년 미국 동부 최대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 운영 기업인 모히건(MGE, Mohegan Gaming & Entertainment)사가 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당시 16억 달러(당시 기준 한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성공, 국내 관광산업에도 해외의 거대 자본이 유입될 수 있음을 입증해 눈길을 끌었고 규모가 큰 만큼 건설 과정과 운영에서 비롯될 신규 일자리, 향후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스파이어의 생산 유발효과는 5조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스파이어가 직·간접적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도 2만8000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 전망을 현실화시킬 인스파이어의 무기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최대 규모의 카지노, 공연에 최적화된 첨단 무대 설비를 보유한 국내 최초 아레나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이 낼 시너지다. 

인스파이어는 2개 층에 걸쳐 150개 이상의 게임 테이블과 약 390대의 슬롯 머신, 160석의 최신 전자테이블게임(ETG) 스타디움을 갖춘 '인스파이어 카지노',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공연 전문 아레나 '인스파이어 아레나', 리조트 입구부터 150m 길이로 초대형 LED 스크린이 이어지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 등 한 지붕 아래 해외 관광객들의 잠자는 여행심리를 자극할만한 영감 요소를 두루 갖췄다. 

아울러 최근 20년간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는 카지노를 사행 산업의 잣대가 아닌 관광객 유치, 관광 수입 향상을 위한 관광 콘텐츠라는 인식 아래 호텔·쇼핑·레스토랑·컨벤션센터·아레나 등을 더한 복합 리조트(IR, Integrated Resort) 형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해 왔다. 

1990년대 후반 라스베가스를 중심으로 기존의 도박 위주 시설에서 대형화·복합화를 통해 카지노를 테마리조트의 형태로 발전시킨 미국은 물론 2000년대 초반 카지노의 개방과 복합화를 통해 글로벌 카지노기업을 유치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인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한때 국가 성장의 정체를 맞았던 싱가포르도 '싱가포르형 복합리조트' 개발을 돌파구 삼아 천문학적인 해외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단기간에 관광산업과 국가 경제의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최근에는 그간 도박 중독 문제 등으로 카지노를 금지해왔던 일본조차 글로벌 카지노 산업의 막대한 경기 부양 효과를 따라 카지노를 합법화 시키고 복합 리조트 조성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인스파이어의 등장은 한국형 복합리조트 모델을 창출해 가열되고 있는 동아시아 복합리조트 개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랜드 오픈을 했지만 현재까지 문을 연 곳은 아직 1A단계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436만㎡ 부지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인스파이어 개발 사업은 총 4단계로 계획돼 있는데 현재를 기점으로 인스파이어는 올해 상반기 내 복합쇼핑몰, 1000석 규모의 푸드코트, 야외 테마파크 등을 개장하며 1B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다. 이후 오는 2046년까지 2~4단계를 차례로 완료하면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인스파이어의 등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국내 문화관광산업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을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 관광인력의 대거 이탈과 유출 등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던 기존 산업 생태계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규모 확장과 질적 성장이 가능한 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인적 서비스에 기반을 둔 관광산업 특성상 인력 수급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개별 사업체들의 노력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광 인력 양성 및 고용 체계에 대한 문제점 인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기반 마련이 우선이기도 하다. 

인스파이어의 등장을 '혼란'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혼란 역시 어떤 의미의 '영감'이 될 수 있다. 인스파이어 탄생을 기점으로 그간 해결되지 않던 국내 관광산업의 인력 문제에 대한 실천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인스파이어의 등장이 많은 이들의 전망과 염원처럼 국내 문화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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