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투기 장소에 화단·화분 설치…자연스러운 행동 교정 유도
지난해 총 20개 ‘꽃BAT’ 조성…쓰레기 투기 저감+도시 미관 개선 ‘효과 UP’

서울 중구 동화동 노인복지관 일대에 조성된 ‘꽃BAT’. 사진=BAT로스만스
서울 중구 동화동 노인복지관 일대에 조성된 ‘꽃BAT’. 사진=BAT로스만스

[비즈월드] 심리적으로 깨끗하게 정비된 곳에는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지 않는다. 대부분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이 버려지는 곳은 골목이나 건물 모퉁이다. 이론 곳에는 일반적으로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있지만 거의 무용지물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배 기업이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담배 기업 ‘BAT로스만스’는 지난해부터 ‘꽃BAT(꽃밭)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담배공초 등 쓰레기 등이 무단 투기 되는 지역에 반대로 화단이나 화분 등을 설치해 불법 투기를 막는 역효과를 노린 것이다. 나아가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 환경 조성하는 것도 목표로 했다. 

이처럼 ‘옆구리를 툭 찌르듯’ 유연한 개입을 통해 상대의 행동을 교정하는 ‘넛지(nudge) 효과’를 접목해 사람들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BAT로스만스는 지난해 6월 ㈔자연보호중앙연맹 서울시협의회를 파트너로 자사 사옥이 위치한 서울시 중구 인근 이면도로에 화단을 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어 중구·노원구·도봉구·관악구 등 서울 곳곳의 쓰레기와 담배꽁초 상습 무단 투기 지역에 ‘꽃BAT’ 20개를 조성했다.

BAT로스만스와 자연보호중앙연맹이 힘을 합쳐 조성한 ‘꽃BAT’의 ‘넛지 효과’는 생각보다 컷다. 

먼저 쓰레기를 대신해 자리 잡은 꽃과 나무들 덕분에 쓰레기 투기가 두드러지게 줄어들었다. 또 널려 있던 담배꽁초도 없어져 의례 흡연을 하는 장소라는 인식이 사라지면서 깨끗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식재한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피어나면서 골목길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침체된 골목상권 활성화와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더했다.

서울시 도봉구 창동 '꽃BAT'. 사진=BAT로스만스
서울시 도봉구 창동 '꽃BAT'. 사진=BAT로스만스

이 때문에 중구 황학동 시장 일대와 도봉구 창동 인근 거주민들은 “‘꽃BAT’이 생긴 뒤 골목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 동화동 노인복지관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어르신은 “노인복지관 근처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연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꽃BAT’가 조성된 이후 흡연하는 사람들이 안 보이더라”라며 “알록달록 핀 꽃을 보며 기분 전환도 돼 좋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사당동과 중구 다님로, 동대문, 노원구 등 공공연하게 쓰레기 투기가 빈번했던 지역들도 꽃BAT 조성 이후 쓰레기 무단 투기가 거의 사라지고 화사한 꽃으로 골목이 밝아졌다며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띰했다.

꽃BAT 조성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자연보호중앙연맹 서울시협의회 이영도 회장은 “지난해  봉사자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꽃과 나무를 심을 때마다 인근 주민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셔서 마음이 뿌듯했다”면서 “올해는 책임감을 더 가지고 BAT로스만스와 함께 서울 전역으로 꽃BAT을 만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BAT로스만스는 올해도 캠페인을 펼친다. 특히 지난해 조성한 꽃BAT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면서, 지역별로 설치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을 고려해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해 ‘꽃BAT’ 조성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환경 미관 개선은 물론, 주변 상권 재생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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