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다음 달 6일 주류·담배 7년 사업권 최종 결정
신라 vs 롯데 경쟁 속 소비자 이익 침해 등 도마 위로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비즈월드]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주류·담배 사업권도 따낼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가져갈 경우 고용 우려, 소비자 이익 침해 등의 역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포공항 면세점은 복수 사업자로 운영되고 있다. 화장품·향수와 담배·주류 등 두 개의 사업권을 동시에 입찰해 각 사업권을 다른 사업자로 선정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롯데면세점과 시티면세점이 각각 사업자로 뽑혀 면세점을 운영했지만 시티면세점이 2018년 '사드' 이슈로 중도에 계약을 포기하면서 신라면세점이 지난 2019년 주류·담배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신라면세점의 주류·담배 사업권 특허가 만료되며 입찰이 시작됐다. 이번 입찰은 7년짜리 사업권으로 2030년까지 국내 공항 면세점의 마지막 사업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신라는 물론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까지 모든 유통 공룡이 이 자리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지난달 한국공항공사 심사를 거쳐 현 사업자인 신라면세점과 김포공항에서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등 두 개 사업자가 사업자 후보로 선정됐다. 관세청은 다음 달 6일 주류·담배 사업권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특허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수성할 것인지, 아니면  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에서 화장품·향수에 이어 주류·담배까지 모든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확보할 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 한 사업자가 두 개의 사업권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으나 앞서 시티면세점이 중도에 계약을 해지해 특허 입찰 시기가 엇갈리게 되면서 김포공항에서는 한 사업자가 독점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가져갈 경우 당분간 김포공항 면세점의 독점 체제가 만들어진다. 복수 사업자 선정 방식을 이어온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등과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이에 소비자와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독점 지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점 운영의 경우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가격 인상 등 소비자 이익이 침해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인천공항공사가 입찰을 통해 담배·주류 독점 사업자로 롯데를 선정해 5년간 독점 판매권을 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2008년 3월 이후 1년 동안 30대 주류 제품의 가격은 평균 9.8% 인상됐고 11개 품목은 사업자 선정 즉시 인상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신라면세점은 김포공항 화장품·향수 권역 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 등으로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권이 복수 사업자에서 단일 사업자로 되면 인력 효율화를 위한 중소 협력업체 직원의 대량 해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안내데스크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직원이 계약 1개월 만에 해고돼 논란이 된 바 있어 이를 걱정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는 관세청의 특허 심사 중 '고용 창출'과 '고용 안정성 제고'라는 항목에서 감점 요인이기도 하다.

아울러 과거 2010년 한국공항공사와 관세청이 김포공항 면세 사업자를 단일 사업자로 선정해도 될 지 갈등을 보인 바 있고, 이에 국무총리실이 직접 행정 조정에 나서 최종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한 적이 있다. 이후 국내 주요 공항은 독점 우려 등으로 복수 사업자 선정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면세점 입찰이 없는 만큼 코앞으로 다가온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독점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